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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으랏차차 걸파워훈련 주말도장 날아차기!
  • 2005-09-30
  • 3810
1. 쏘-녀들, 날아차다! 10대 청소녀를 위한 주말도장 “날아차기”
 
             “무술은 당신의 ‘목소리’를 되찾게 해줄 것이다.
              무술은 몸과 정신을 의식적인 차원에서 결합시켜준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11월 12일부터 매주 토요일, 2시부터 목동네거리 한 건물 오층에서 쾌활하고 씩씩한 “이-크” “에-크” 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문제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2005 으랏차차 10대 청소녀를 위한 주말도장 ‘날아차기’”. 하나 둘 모여든 열 다섯 남짓의 14세에서 19세 청소녀들은 왁자지껄 일주일 간의 소식을 나누며 수련을 준비한다.  몸이 약해서 운동을 하려고, 경호원이 되고 싶어서, 내 몸은 내가 지키고 싶어서 등 다양한 동기로 참가하게 된 이들은  3주 만에 벌써 친구, 언니, 동생 사이가 된 모양이다.
 
  오늘은 사전프로그램으로 카드토크를 나눈다. 카드를 하나씩 집어 열어보면 ‘공포’ ‘밤길’ ‘근육(녀)’ ‘10대 청소녀라 잘 하는 것? 불편한 것?’ ‘정당방위’ ‘기세싸움-나만의 비법’ 등이 적혀져 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카드를 열어 단어에 대한 평소의 생각,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세상에 던지고 싶은 말 등을 발표한다. 해롱(15)은 “10대 청소녀라 부끄러울 게 없다고나 할까요? 버스카드 놓고 와도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얻어타는 것요. 그치만 교복만 입으면 사람들이 다르게 쳐다보는 시선이 있어요. 오락실에서 펀치를 했더니 다들 눈이 커져라 쳐다보는 거 있죠” 라고 평소 불편했던 점을 털어놓는다.

  사전 프로그램이 끝나고 시작된 수련. 택견 경력 20년, 한국여성스포츠회 이사로 다른 종목의 멋진 메달리스트 여성선수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여덕 선생님은 운동을 하면 마음의 크기와 판단력이 달라진다고 쏘-녀들(10대 청소녀를 부르는 다른 이름)에게 기운을 불어넣으신다. 그리고 나서 스트레칭, 택견 몸풀기 동작, 발차기를 배우고 연습한다. 옆 사람과 짝을 지어 해보는 제겨차기, 두름차기, 는질러차기. 나의 발힘으로 친구를 어디까지 밀 수 있나? 어떤 자세로 어느 정도 거리에서 차면 더 잘 밀 수 있나? 예상보다 훨씬 멋지게, 강하게 뻗어나가는지, 자기 발차기 모습에 반한 깔깔깔 탄성들로 도장은 벌써 아수라장이다. 
 
 
 2. 싸우는 영혼, 세상을 변화시키다! 2005 걸파워훈련이란?

“남성이 여성을 공격하는 것은 여성이 쉬운 타겟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싸우지 못하는 것은 문화적인 문제임이 명확하다.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바로 그 자연스러운 여성성이 우리를 끔찍하게 못 싸우는 사람으로 만든다“
 -「Real Knockouts」, Martha McCaughey
 
  으랏차차 걸파워훈련은 (사)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문제연구소에서 2005년 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성폭력 발생율 세계 2위, 고소율이 6.1%(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2)일 정도로 범죄로 산출되는 통계 외에 일상적으로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왜 여성들에게 자신을 공격하려는 가해자의 얼굴을 후려치도록 오른 팔 근육을 단련하라는 조언보다 좋은 남자(아버지, 남편, 남자친구)를 만나 자신의 안전을 위탁하라는 메세지가 더 흔할까? “여성은 연약하여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하고 귀가를 일찍해야 하고 옷차림을 스스로 먼저 단속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세지는 여성에게 공포를 학습시키고 여성의 몸과 마음을 더욱 취약하게 만듭니다” 성폭력문제연구소 간사 김민혜정씨의 말이다.

2004년 12월, 청소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으랏차차 청소녀를 위한 호신가이드북”을 발간한 이후 10여차례 강의 의뢰를 받아 중․고등학교와 단체 등에서 이 강의를 차면서 많은 청소녀, 여성들에게 직접 몸을 움직이고 자신의 힘을 느껴보는 시간이 매우 절실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김민 간사는 말한다. 싸움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이미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무엇에 맞서 싸울 지는 자신의 욕구를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아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밝힌다.
 
 
3. 2005 걸파워캠프 “으랏차차 쏘-녀본색. 감춰온 힘을 드러내다!”

     “아름답기보다는 자유롭기를” - 크리스타 담코프스키

  2005 걸파워훈련의 일환으로 캠프도 열렸다.
 
  16-19세 청소녀 30명과 함께하는 걸파워캠프 “으랏차차 쏘-녀본색, 감춰온 힘을 드러내다!”
  • 자기방어훈련에 대한 참가자들의 동기와 경험을 함께 나누는 “여는마당 - 파이트백 대작전”,
  • 몸싸움과 춤명상을 결합한 프로그램 “몸싸우기-마음만지기”,
  • 참가자들이 서로 자신의 몸의 역사와 경험을 나누고 여성의 몸,
  • 친밀한 관계에서의 의사소통,
  • 자신의 욕구 알기 등 지식과 지혜를 함께 만들어가는 순서 “나의 몸, 너의 몸 작은 워크샵”
도 진행되었다. 호신기술의 훈련과 더불어 10대 청소녀의 몸, 관계, 욕구, 경험, 역사를 또래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자기방어를 인식하고 습득하고 그것을 발휘하는 맥락은 각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에 함께 모여 감춰온 힘을 드러내고 지혜를 나누는 쏘-녀들의 캠프,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춘천 한마음리조트에서 진행되었다.
 
  이 캠프에 대한 후기는 2006년 1월 월례포럼에서 발표되었다. <링크>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