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성폭력 조장하는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
<성폭력 조장하는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은 그동안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된 대법원 판례가 성폭력문제 해결과 피해자의 권리회복에 둔감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성폭력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법조인의 성편향적 사법관행과 대법원 판례의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뜻을 함께하는 법조인, 학자, 반성폭력활동가들의 참여로 매월 대법원 판례 평석문을 발간하고 이를 존엄, 정의, 고귀, 위엄, 그리고 여성의 색깔로 상징되는 "자주색" 봉투에 담아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및 전국 각 법원, 검찰청에 배달하였습니다.
최협의설 비판, 아내강간, 아동 성폭력에 대한 쟁점, 비장애인 중심의 성폭력 판단기준 비판 등 다양한 이슈를 바탕으로 성폭력을 조장하는 대법원 판례에 대하여 문제기하고, 하급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 판결의 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최협의설 비판, 아내강간, 아동 성폭력에 대한 쟁점, 비장애인 중심의 성폭력 판단기준 비판 등 다양한 이슈를 바탕으로 성폭력을 조장하는 대법원 판례에 대하여 문제기하고, 하급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 판결의 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 최협의설 비판
형법은 297조에서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판례에서는 ‘폭행․협박’을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라고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저항 유무를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음으로써 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다양한 맥락적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며 특히 이를 ‘객관성’으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위선적이다. - 아내강간
‘아내 강간’은 성폭력이 성립 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대표적인 사각지대로서, 혼인이라는 법적 관계를 성적 자기결정권의 예외적 범주로 인식된다. 나아가 ‘애정’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에서는 강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인식으로 아내 강간은 아직 사회적으로 활발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단계는 아니지만 혼인관계와 애정 관계로 은폐되는 성폭력의 문제에 이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아동 성폭력에 대한 쟁점
아동 성폭력은 다른 유형의 성폭력 범죄에 비해 사회적인 관심과 문제의식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으나 법적 해결에 있어서는 여전히 미흡한 현실이다. 특히 성폭력 피해 아동의 증언 능력과 증언의 신빙성 문제는 아동 성폭력 사건 해결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이는 향후 보호의 논리를 넘어서는 아동의 사회적 위상과도 함께 다각적으로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 비장애인 중심의 성폭력 판단기준 비판
성폭력특별법은 제8조에서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성폭력을 가해하는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항거불능’ 조항을 지나치게 엄격히 해석, 적용함으로써 이 조항의 입법취지를 망각하고 있다. 이는 비장애 남성의 사각으로 성폭력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장애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묵인하고 조장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입법론상, 해석론상의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6년 7월에 시작된 이 운동을 마무리하는 <여성주의 관점의 성폭력 판례비평 세미나>가 2007년 9월 8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는 한국젠더법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하였으며 여성주의 관점에서 법을 새롭게 해석하고 고민하는 많은 학자들, 법조인들, 여성운동을 하는 활동가들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하여 대법원 성폭력 판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하였습니다.
남성중심적인 법적 편견에 도전하는 우리의 활동을 앞으로 어떻게 펼쳐갈 수 있을지에 대하여 많은 토론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