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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회 달빛시위에 다녀왔습니다, 유후~
  • 2008-07-10
  • 3905
 
지난 7월 4일에 5회 달빛 시위대가 떴습니다. 이름하여, <달타령 : 달빛 타고 노는 영희!>
 

성폭력에 반대한다는 것이 ‘성폭력에 대한 통념에 반대하는 것’임을 세상에 알려온 달빛시위가 벌써 5회째랍니다.
 

피해자를 비난 말고 가해자를 처벌하라!
노출이 무슨 상관? 성폭력은 가해자 탓!
 

이런 당연한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구호를 우르르 모인 여자들과 함께 외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달빛시위!
 

남의 눈 신경 안 쓰고, 벗고 춤추고 놀 수 있는 기회!
 
 
내가 나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자매들과 확인하는 기회!
 
 
나의 몸과 나의 삶에 무례하게 개입하는 꼰대들에게 한 방 먹여줄 수 있는 기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5회 달빛 시위에 다녀왔습니다.
 

자, 5회 달빛 시위의 현장으로 출발하실까요?
 

 
이번 달빛 시위의 슬로건, 달빛 타고 노는 영희는 무슨 뜻일까요?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영희는 ‘청결’ ‘순수’ ‘착한 아이’와 같은 이미지로 이야기되죠.
 
그리고 이런 ‘여성다움’의 이미지는
‘여자는 약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필요해’
‘성폭력 피해 상황에서 대처능력이 없는 여성은 당할 수 밖에 없어’
‘여자다운 여자라면 성폭력 피해를 입을만한 행동을 하지도 않을 거야’와 같은 성폭력에 대한 편견과 통념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달빛 시위에 등장한 우리의 영희는 착하고 단정한 영희가 아니라,
그와 반대로 자기 주장이 강하고,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하며 ‘여성다움’의 규범을 벗어나는 영희입니다. 이 영희는 밤길을 즐길 줄 아는 여성이며, 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비웃고 넘어서는 여성이지요!
 
이렇게 탄생한 것이 5회 달빛 시위의 슬로건인 ‘달빛 타고 노는 영희!’입니다.
 

 
 

행사 시작 전에는 약 한 시간 동안 인사동 남인사마당 곳곳에 전시물과 부스를 설치하고 한껏 달빛시위 분위기가 고조되었지요. 금요일 저녁의 인사동은 늘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그리고 너무 더웠던 날씨 덕분에;; 더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밖으로~ 나왔는지, 남인사 마당이 좁게 느껴질 정도로 열기가 더해졌지요.
 
참, 바둑이도 달빛에 함께하면서 비폭력 평화시위! 달빛세상 만세! 를 외쳤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는 관객석 뒤편에는 달빛시위의 전통적인 구호 중 하나인
<야한 옷이 무슨 상관! 성폭력은 가해자 탓>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는 크기의 시원시원한 현수막이었습니다 ^^
 
 

사전 마당  은 다음과 같이 꾸며졌습니다.
 

사회의 성폭력 통념을 비틀고 꼬집는 유쾌상쾌통쾌 <만평전>
 

이 여자가 밤길을 걷다 만난 것들
 
-파이트백(fightback)이나 즐거운 밤길 경험 등을 공유하는 <사례 전시 및 낙서판>
 
 

촛불과 더불어 빛나는 달빛을 바라며! 라는 우리의 성명서
 
 
(잘 안보이죠? 발췌해서 적자면 주되게 이런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만난 그녀들은 용감하고 당당합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몇몇의 누구들이 ‘연약한 여성들을 보호하겠다’며 사수대를 자처하는 상황이 얼마나 넌센스인지요. 우리는 이것이 일상의 성차별적 문화와 참 많이 닮아있음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촛불이 여성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존엄을 밝히듯이, 달빛은 성별로 인한 폭력과 차별에 저항하는 여성들과 이에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평화를 밝힙니다.
 

나만의 구호, 나만의 메시지로 달빛 시위를 즐겨요! <송판 피켓 만들기>
 
 
여성재단의 후원으로 행사장에서 나눠드린 호루라기 앞에서
어떤 '영희'가 송판 피켓을 만들고 있네요!
이 송판은 나중에 행사를 정리하면서 빠샤~하고 주먹으로 격파하여
날려버리는 용도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달빛을 받아 화려하게 빛날 <페이스페인팅>
 

 
사전 마당이 마무리되고 남인사 마당에서 본행사 가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자는 환상적인 깜찍함과 애드립이 돋보였던 한국여성민우회 락소년과 꼬깜님이셨구요,
 

시작하자마자, 연대 메시지 낭독 시간을 가졌구요,
 
태국 방콕의 Committee for Asian Women에서 보내주신 연대 메시지였지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췌)  아시아여성위원회는 한국의 자매 여러분들과 함께 공포와 폭력에 저항하여 밤길 되찾기 시위에 연대합니다.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하는 세계는 온통 차별로 얼룩져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남자 아이는 대접받고 자라는 반면 여자 아이는 낙태당하고, 살해당하거나 팔려갑니다. 여자 아이는 성인 여성으로 성장하면서 온갖 종류의 학대와 폭행에 신음합니다: 집에서는 가정폭력과 근친상간 성폭력을, 학교와 직장에서는 각종 여성차별과 성희롱 그리고 강간을 당합니다. 많은 여성들은 거리를 홀로 걸어 다니거나 버스․기차를 혼자 탈 때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러 가야합니다. 특히 전쟁은 여성들에게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권력 다툼 속에서 여성들은 인질로 잡히고, 그녀들의 고통은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되기 때문입니다.
 
It is time to shout NO MORE!
 

다음으로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합창
 
(우리 상담소라고 해서 강조하는 것;;맞습니다)
 
 
 
 
상근활동가들이 노래를 하고
 
(4부 합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4부나 되는 합창을 하는 수준급의 카수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것이죠! 캬캬)
 
현재 상담소에서 연수 중인 사법연수원생들이 가사를 넘겨주셨습니다.
 
 
가사는 대략 '이명박 정부의 반인권, 반여성 정책에 대한 비판'과
'달빛 시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즐거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하핫
 
 
 
머리띠 보이시죠? 달과 별을 형상화하여 달빛 기념 특별 수공예품!
넘 귀여워요 꺅!
 
사자샘은 멋진 페이스페인팅을 하셨군요. 와우~!!! @@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팀의 퍼포먼스 역시 아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었습니다.
 
 
 
 
 
 
이번 달빛을 위한 프로젝트 밴드 일명 <분위기봐서> 의 공연 ~!
 
기타와 젬베, 그리고 환상적 보이스! 다들 넋을 놓았다죠~
 
 

노래가사바꿔부르기 연습
 
개사한 노래는 요즘 뜨는 ‘생각대로 T, 되고 송’이었습니다. 잠깐 소개를 드리면 이런 노래죠!
 
♬~♬~♬~해지면 위험하다는 말하면, 위협하는 건 너라하면 되고
밤길에 시비거는 아저씨 보면, 가볍게 싸워주면 되고
달빛이 예쁜 그럼 밤이 오면, 같이 달빛타고 놀면 되고
바둑이랑 놀면 되고
달빛 시위대~♬~♬~♬
 

고재경 선생님과 함께 한 여성주의자기방어훈련 맛배기 !!!
 
 

 
이 모든 본판 행사를 마무리 하면서 달빛선언문을 낭독을 함께 하였습니다.
 
우리 상담소 활동가들이 선언문의 내용을 퍼포먼스로 준비해서 큰 호응을 받았지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꺄;;)
 
 
 
본행사는 여덟시 반 정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두둥~
우리의 주장과!
우리의 발랄함과!
우리의 비장함과!
우리의 즐거움으로!
 
시민들을 만나는 행진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달빛 깃발이 떴고요~
 
각자 단체에서 준비한 피켓을 들고, 소품들로 잔뜩 치장을 하고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행진은 인사동 남인사마당 출발 -> 을지로를 지나 -> 명동 중앙 거리를 통과 -> 명동 성당에서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연일 열리고 있는 촛불시위로 을지로를 지날 때 무리가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을지로를 지나서 명동에 도착했습니다.

행진을 하며 우리가 외친 구호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지요.
 
 
 
 <= 행진하며 만난 귀여운 바둑이들~ ^^*
 
 
이렇게 신나고 흥분되는 행진을 마무리하고
명동성당앞에 모여 오늘 달빛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자유 발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 내년에 또 만나요~
 
 

댓글(3)

  • 안미영
    2008-08-10

    제2회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 / 재향군인회관 참석했던 안미영입니다. 울산에 있지요... 아무 생각없이 살았다는게 참 부끄럽습니다. 의식의 변화 신념의 변화는 남성들에게만 필요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 여성들이 먼저 잠자는 의식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여성이 여성학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 집단적 무의식이라고 하던데... 새로운 집단 무의식을 갖게 될 날이 꼭 오길 바랍니다. 사자샘이라고 불리어 지시는가봐요. 강의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힘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열림터 장한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될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 마녀
    2008-07-16

    해매다 여름이 찾아오면 달빛 시위 넘 기다려져요. 올 해 달빛시위도 진짜진짜 신났어요.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 오시면 좋겠어요!!!!!!!!!!!!!

  • dha
    2008-07-16

    와우!! 너무 재밌었겠다! 완전 자세하고 신나는 후기 멋져요. 도입부분이 작렬 -_-;; 사진과 슬로건의 도입은 무슨 사진에세이 같아 달빛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