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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네번째 작은말하기 후기] 여러분은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십니까? _아오리
  • 2009-08-04
  • 2983

네번째 이야기

  2009년 7월의 마지막주 수요일인 29일 저녁 7시. 까페 사이애에 참여자들이 모였습니다.

미리 참여신청을 하고,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많은 참여자분들이 함께했습니다.

너무 긴장되어 잠을 설치고, 설사를 한 분도 있었고, 또 막상 당일이 되니 편하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들고, 각자 다른 말하기를 이제 시작하기로 한 사람들.

'아오리'의 특별한 사회와 함께 오늘의 말하기를 시작합니다!

 

  환영합니다! 이곳은 작년 2008년부터 '작은말하기'가 열렸던, 지금도 열리고 있는 '사이애'라는

까페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아닌, 이 곳, 외부에서의 작은말하기 공간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 내담자의 느낌을 덜 가질 수 있는 곳, 편하게 왔다 갈 수 있는 곳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등  여러 느낌과 생각들입니다. 혹시 지나가다가 닫힌 문 안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은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작은말하기'가 열리는 그 날!

오늘은 일찍 오신 분들이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손님들이 나가기를 기다려 차를 마시고, 사이애

내부 구경을 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주인장이 찍어놓은 사진을 구경하고, 처음으로 맛난

'핑크레몬 아이스티'도 시음했습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딱히 신청서를 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사람들에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고민하고, 그 고민을 나누며 시간을 보냅니다.

늘 처음오시는 참여자들을 위해 작은말하기의 원칙과 지향을 담은 소개서와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소개책자들이 놓여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말하기를 소개하고, 참여를 권유할 수

있도록 예쁘게 만들어진 엽서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들의 저녁! 간단한 김밥과

음료. 이들이 있어 우리의 배는 든든하고. 말 할 힘이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녁7시. 각자의 일을 마치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시간. 더 맛난 먹거리들이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든든하고, 이만하면 괜찮습니다!

오늘의 사회인 울보'아오리'. 걱정했지만 너무나 잘 해냈습니다. 아오리가 작은말하기를 끝내고

보낸 후기가 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나에게 물어본다 "7월 작은말하기 어땠어?"

바보, 이글을 쓰는 순간부터 울먹거린다..

도데체 천성 울보인가... 정신차리고...............후기를 써볼까.

나에게 묻는다. "아오리 7월 작은 말하기 어땠어?"

"엉...정신없었어... 우선 사회를 본다는 것 자체 만으로 나에게는 엄청한 스트레스였는데..

그 사회가 끝나고 처음으로 맛갈때 까지 뒷풀이를 해서... 나름 개운했다고 할까?"

2009년7월 작은 말하기 작은 말하기는 늘, 그 열려진 유리창을 통해 열리고,

늘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고, 늘 늘.... 그렇게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세상에 우리만 피해경험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작은말하기에서 더이상은 할 이야기가 없어서 자신의 일상이야기를 하면 좋으련만

늘 아쉽고.. 그렇다.

모든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기회를 최대한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가짐 때문인지 내내 담배를 피우러 나가고 싶은 욕망도 꾸욱 참고,

오늘은 내 이야기를 할테야 하는 것도 꾸욱 참고,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할 때 숙성이 필요하다는 상담선생님의 말처럼, 숙성이 되는 느낌이었다.

이내 못 뱉어낸 것들을 뱉고자 하는 그녀들에게 계속 그렇게 해 주고 싶었다.

요즘 나는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데, 하나 놀라운 사실은 남을 너무 이해해 주는 것이었다.

가해자까지 이해하는 나를 보며 도대체 나는 무엇일까?

영화를 도저히 만들지 못할 정도로 의문에 쌓였었다.

상처를 준 사람을 이해하는 습관-나름 나를 보호하려는

그런 방식을 깨닫고 이제 그걸 깨뜨리고 싶었다.

아직도 어머니의 아픔 때문에 자신을 사랑할 여유를 못 주는 꽃내님을 공감하지만,

오빠를 버려도 되겠다는 밤아의 말을 듣고 그래! 우리는 좀 더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건 어떤 걸까? 묻고 싶다.

모든 참여자들에게 여러분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십니까?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십니까?

이번 작은 말하기는 친족피해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월마다 분위기가 있는 듯하다.

그런 탓인지 말하고 싶어 하는 모아님을 보면서, 리인님을 보면서, 숨님을 보면서 언젠간 터져 나올 거야 하는 생각을 한다. 새롭게 멤버가 바뀌는 작은말하기를 늘 동아리처럼 생각한 나는,

이번 뒤풀이 술자리에 사랑타령을 연신했다.

초면에 사랑타령하며 주정하는 나의 이야기를 너무 귀 기울여 주어... 내심 쪽팔리지만

우리가 어느 하늘아래서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놀고 울 때가 있느냐 말이다.

아~ 내 사랑은 언제쯤 숙성되느냐 말이다.

이렇게 우리의 작은말하기는 끝났습니다. 서로에게 질문하고, 말을 걸었던 작은말하기가 끝나고

다음달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끝냈습니다. 내가 작은말하기에 왜 오는가? 이 질문은 참여자라면

누구나 생각했던 질문일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얻어가는 것이 있길래 이곳에 오는 것일까?

내가 다음에 또 올 수 있을까? 다음에 또 온다면 할 말이 있을까? 그때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사실 경험해보기 전까지 던질 수 밖에 없는 질문과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결단을 낼 수

있을 그 날이 온다면, 혹은 그러지 못해 고민한다면 그냥 무조건 한번 경험해 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아직도 말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서, 한번도 내 경험으로 이야기 해보지

못해서, 혼자 감당하고, 혼자 어른인척 쿨하게 살아가야 하는 서로를 많이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보면서 웃습니다. 그 서로에게 눈물을 전합니다. 나의 웃음과 염려와 눈물이 닿아, 당신이

조금 나아지고, 조금 더 위로받고 그렇게 행복해지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서 작은말하기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담당자: 이어진(여성주의 상담팀)

커뮤니티: cafe.daum.net/small-but-big-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