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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다섯번째 작은말하기 후기] 자기용서_한새
  • 2009-09-16
  • 3087
 

다섯번째

 

아니 벌써 반년을 실감하는 8월의 마지막 주에 다섯 번째 작은 말하기를 통해 나는 오늘 처음해보는 사회를 보았다. 특히 오늘 아침 10시 비행기 편으로 나의 아들이 인도로 간 날이다. 또 일 년을 혼자서 그리며 살아야지 하면서 저녁에 작은 말하기에 참석했다.

예쁘게 옷을 입고 왔다고 몇 분이 나에게 '오늘 따라 예뻐요?" 라는 말을 웃으며 전해주었다. 난 진짜 이쁜사람일까? 난 의문을 늘 남긴다. 예쁘다는 칭찬은 참으로 좋은 것인데……. 생존자인 난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 과거의 기억 속에서 별로 안 좋은 기억이 난 것으로 그 말을 싫어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작은 말하기를 통해 난 '예쁘다'라는 말을 건강하게 듣고 있고 듣고 싶다.

오늘도 사람들은 참으로 많이 왔다. 특히 신입으로 4명이나 와서 내가 진행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편하게 왔다. 첫 시작을 내가 먼저 하는 것이 참으로 떨리는 순간이었다.

난 나무를 좋아해서 '남천'이라는 나무이야기로 시작을 하였다. 남천의 꽃말은 '전화위복' 으로 희망을 상징하는 '남쪽나라 하늘'이라 뜻으로 '희망'을 뜻하니 우리의 희망을 말하기로 해보자는 것으로 시작을 열었다. 하지만 희망을 열기는 했지만 말을 하면서 피해자, 피해자 부모의 입장, 연구자의 입장으로 서로 다르게 감정표현을 말하면서 조금씩 우리는 부딪혔다. 특히 오늘은 피해자 부모입장의 한 어머니의 등장으로 우리는 사이코드라마와 같은 어깨의 무거움을 가진 분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별칭을 먼저 하고 하고싶은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오늘은 그냥 별칭을 하면서 개인적 일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이다. 다들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자기순서가 오면 다들 자신이 왜 왔는지를 직접 물어보면서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분노와 절망과 후회를 하면서 상대방을 미워하는 것을 통해 서로 힘들게 하는 존재로 가족이 살아가는 분들도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에게는 피해자 가족과의 대화는 조금은 사이코드라마를 하는 분위기로 각자의 문제점과 부딪치면서 누군가 감정에 의해 울음을 터뜨렸다. 숙연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나또한 억눌렸던 감정이 조금씩 나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저 조용할 뿐. 그때 역시 나의 큰 말하기의 선배분이 일어나서 안아주는 것을 보고 마음의 편안함의 눈물이 마음속 깊이 메아리 퍼졌다. 올바른 동지애? 이해하기? 건강한 공감하기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아무생각없이 와서 진행이라 조금은 떨리고 힘들었다. 특히 형식이 없는 작은말하기로 시작해서 조금은 이러한 상황과 분위기가 오늘따라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다.내가 진행을 잘한것인지? 못한 것인지 나로써 자기검열을 하였다. 나또한 강의시 부모님과 자녀간의 대화에 의한 성폭력의 2차 피해의 느낌과 단어의 선별로 상처가 다르므로 넘지못하는 어떤 강이 있는듯한 느낌을 늘 받아왔다. 난 강의때도 강사의 입장이 아닌 피해자로 부모님께 대변한 적이 종종 있다. 이러한 느낌을 오늘 난 또 느꼈다. 우리들이 느끼고 하는 부분이다. 늘 고민했던 부분인데 어떤 이는 오늘이 너무 가족을 알아가는 부분이 된 사람도 있고 너무 힘들어서 감추고 싶은 것인데 이곳에서까지 그것을 느끼고 싶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았다.

참으로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일을 던지고 간 하루였다. 오늘 작은 시간을 통해 우리는 성숙의 욕구를 던지고 간 것 같다. 가족? 피해자? 피해자부모? 가해자? 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어디까지 용서를 해야 하는지? 난 용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 적 있다. 나도 누군가 에세 피해를 당하면서 용서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타인의 용서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가 더 많이 필요한 것을 느꼈다. 그 상황,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과거의 나를 온전히 돌아보면서 나를 용서하는 것. 용서의 작업을 통해 조금은 편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자기사랑보다 자기용서가 더 힘들지만 우리는 희망이라는 나무 '남천'을 통해 전화위복인 나를 돌아보고 나를 용서할 수 있는 멋있는 사람으로 오늘도 우리는 작은 말하기를 한다. 또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안다고 볼 수 없고 본다고 해서 다 알지 못하고 느낀다고 다 느낀다는 것은 아니라는 세상과 함께 생존하는 우리와 얽힌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늘 건강하길. 자기용서.

-한새-

 

작은말하기는 매회 참여하는 사람이 조금씩 다르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참으로 많이 다르다. 첫 참여라 들으러만 왔다는 사람, 이젠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 듣기만 하겠다는 사람, 말을 하고 싶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사람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든 말을 하게 되는 계기는 다양하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와서, 나와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 화가 나서, 이 공간에서 조차 내가 소외되는 것 같은 슬픔에서 말하기를 시작한다. 오늘의 작은말하기에서도 이 분노와 슬픔 그리고 갖가지 감정들이 서로를 두드리고 지나갔다. 서로의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침묵을 충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때도 있었고, 또 웃음으로 넘기려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 재밌고 또 다행스럽게도 어설프게 서로의 마음을 살피는, 그 마음을 서로는 본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슬펐었다. 그래서 아마 다른 날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많이 울었다. 하지만 누군가 용기 있게 일어나 그 사람을 안으며 “수고했어. 애썼어.”라고 말했을 때, 작은말하기라는 공간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참으로 마음 한켠이 뜨끈해졌다. 혹시 상처받았을지 모를 서로를 염려하며 “다음 달에도 꼭 보자”는 약속을 서로에게 남기며,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