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대회때문에 먼저 상담소에 갔다가 얼떨결에 그치만 즐겁고 쿨하게 진행을 맡게됐는데
다른 자리 같았으면 덜덜 떨면서 못한다고 했을텐데
작은 말하기라서 그런지 떨리지도 않고 왠지 하고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
끝나고서 다시 한 번 느낀거지만
작은말하기에 진행자는 단 한 명이 아니라 참가하는 모두가 진행자인 것 같아요.
누가 말할지 순서가 있지 않아도, 주제를 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착착착 멋쟁이들 같아요!
한 달이란 긴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들,
벗어날 수 없는 말들, 기억들, 답답함들을 가득 짊어지고 살아가다가
작은말하기에 와서 다 내려놓고, 다 해소하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부장제 사회에서 피해자의 역할을 배우게 되는 여성들의 모습
부모님 사랑의 부재, 엄마....
제가 요즘 가족과 가부장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인지
제게는 너무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런 걸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없었거든요.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른 분이 나의 말을 하고 계신 것만 같고
아주 짧은 한마디로도 고개가 끄덕여지고 가슴이 뭉클하고 심장이 뜨끈해질 수 있다는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첫 말하기에 갔을 땐 너무도 떨려서 고개도 제대로 못 들었는데
지금은 언니같고 친구같고 어쩔 땐 엄마같기도 해요.
내가 왜 이제야 이 작은말하기를 안건지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
아직도 말해야 할 것들이 가슴에 많이 남아있어서
말해도 말해도 시간이 참 모자른것 같아요.
뒷풀이 시간까지도 모자란 기분 ㅠㅠㅠㅠ
어색하고 준비안된 진행이 어떠셨나모르겠어요. ㅜㅅ ㅜ
만약 언젠가 다시 하게된다면 좀 더 준비와 생각을 많이하고 ...하하하
아 이제 좀 비가 내렸으면 좋겠네요
올 것 같이 올 것 같이 참 진득하게도 안내리네요 ㅠㅠ
다들 더위 조심하세요!
By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