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활동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작은말하기]
  • 2013-10-21
  • 2830

유난했던 무더위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을 보내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어느덧 가을이 스며들었음을 느끼게 하던 저녁,

9월의 작은 말하기는 열렸습니다.

조금은 긴장된 표정으로 카페문을 열던 신입참가자분들과

그런 긴장을 풀어주려고 미소 지으며 말을 걸어주던 기존참가자분들이 섞이어

인사를 나누며 작은 말하기는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나눈 눈물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갑자기 날아들었던 낯선 사람의 성폭력...

수사과정에서 치러야했던 경험들...

성폭력 후에 다가온 가족의 불운이 그일과는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연관되어 일어난 것 같아 아픔을 더했던 날들..

말하는 이의 눈에도 듣는 이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였습니다.

같이 흘린 눈물에는 설명할 수 없는 절실함과

각자의 인생의 맥락 안에서 어떤 공감이

말하는 이가 생존해오며 겪어온 아픔과 용기가 전달된 울림의 감정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마음

성폭력의 피해에 생존해 가는 길을 같이 해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가족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마음.

가족과 나눌 수 없어 원망스러운 마음.

 

 

치유에 대한 생각

치유에 대해서도 우리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너무나 절실하지만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치유에 대한 생각들..

치유에 대한 생각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이 있어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이고 성폭력 생존자를 위한 치유 책인

‘아주 특별한 용기’를 쓴 로라 데이비스의 글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치유가 다 되었나요?” 라고....

인간의 삶은 그런 단순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 복잡한 것이다.

도전은 평생 계속되는 삶의 일부이며, 마지막 결승선이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직 성장, 변화, 그리고 매 순간 풍요로움을 있게 한 것이 고마울 뿐이다.

.......

그렇다고 과거가 내 뒤통수를 느닷없이 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가끔씩 그런 일도 생긴다.

때때로 마음이 몹시 약해져 있을 때는, 할아버지가 내 침대로 오지만 않았더라도

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회환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인 채로 있다.

할아버지에게 당한 피해자이기에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결손보다는,

생존자이기에 하나하나 거두어들인 힘을 더 믿는다.

.......

그 경험이 나에게 깊은 영향을 남겨 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성숙해 가야할지 살피게 한다.”

 

 

‘작은 말하기’가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나누었던 생각과 경험, 눈물들이

치유의 여정에서 길을 헤매거나 넘어졌을 때 서로를 응원해 주고

외롭지 않게 동행자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BY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