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작은말하기~ :)
꽤 꾸준히 만남을 갖고 있지만,
언제나 작은말하기로 향하는 걸음은
한편 무겁고 또 설레기도 합니다.
이렇게 양가적인 마음이 든다는 점에서
작은말하기는 참 이상하고 신기한 공간입니다.
언제쯤 내 이야기를 당당히 하고도 지탄받지 않을 날이 올지 요원하다는 생각도 하다가,
한 사람 두 사람씩 새로운 얼굴이 보일 때면 쑥스러움보다
불쑥 찾아오는 반가움에 낯설음도 잊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가 상대의 경험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 갑니다.
이야기를 따라 가는 길은 괴롭기도 슬프기도, 기쁘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듣는 것은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고 가는 길이 험할지도 모르겠지만,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있으니 마냥 두려울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이야기도 깊은 숲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숲은 공포나 어두움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가는 길에는 옹달샘도 있고, 꽃도 피어있고, 늪지대나 험한 길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남의 숲 속을 걷다가 나를 만나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걷다 보면 편안하게 호흡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이들도 나의 숲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나 역시 타인의 숲 속으로 걸어갑니다.
누군가 인간들 각자는 섬이라고 했던가요.
나는 섬 대신 숲이라고 하겠습니다.
각자의 숲으로 향하고 숲에서 난 길이 더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숲이 점점 자라나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씨앗 폭탄을 아시나요?
어느 평화시위에 등장한 이 폭탄은
식물의 종자와 약간의 비료, 흙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폭탄을 던지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씨앗이 싹을 틔우고 싹이 난 자리는 점점 녹화됩니다.
그렇지만 어떤 조건에도 싹을 틔워낼 수 있는 생명력과 끈질김이 없이 푸르러지기는 어렵습니다.
나는 끈질긴 씨앗폭탄이고 싶습니다.
말하는 씨앗폭탄!
조용하게 때론 시끄럽게, 내 경험에 대한,
그리고 그 이후를 살아가는 나에 대한 말하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5월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