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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작은말하기 후기입니다.
  • 2015-04-27
  • 2717
 

2015년 첫 작은말하기가 3월 마지막 수요일인 25일에 열렸습니다.

기존참여자 11명, 신규참여자 2명, 모두 13명이 참여하였습니다.

3월의 작은말하기 참여자 '이뻐'님이 보내주신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뻐입니다. 모두 잘 계시죠? 긴 추위와 어둠 뒤 드디어 봄이 완연히 찾아왔네요. 다소 후기가 늦었어요.

2014년 11월 작은말하기 처음 참석후 꼬박 4개월을 기다리고 3월 작은말하기에 참석했어요. 반가운 얼굴 몇몇을 만나고 새로운 얼굴도 다수 인사 나누어 설레면서 다소 긴장되었어요.한국성폭력상담소 측 활동가 선생님들께서 신경써 정성껏 준비해 주신 보기에도 아름답고 건강하고 맛있는 다과와 간단 식사로 풍성한 환영 만찬과도 같았어요.

생존자님들 각자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치유와 회복의 단계도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생존자님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보니 생존자 한분 한분들이 저와 분리된 독립된 존재이면서도 저와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제가 아니겠는가 하는 마음이 올라왔어요. 어느 한 분 공감되지 않는 분이 없었어요. 특히나 매일 죽음을 깊이 고민하고 있는 어린 생존자분들의 말하기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아팠어요. 저는 사건후 맏은 2차 3차 피해로 인해서 스스로 철저히 사회와 사람들로부터 살 힘을 다해 자신을 고립시키고 20여년의 세월을 애썼거든요. 사건당시 제 나이 또래의 생존자들을 마주하니 지난 시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한편으론 용기와 힘을 가지고 모임에 참석한 그녀들이 다소 부럽기도 하고 용기에 박수쳐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었어요. 내 일같이 생각되지 않는 생존자분들이 없었네요. 내 마음과 기억 속 깊이 묻어두고 감춰두고 덮어뒀던 사건들과 무엇보다 부정하고 외면하고 거부했던 나의 묵힌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마주하고 올곧이 느껴보려 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힘겹게 혼자서 하기보다는 이렇게 모임에 와서 털어놓으니 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위로받고 힘을 받는다는 경험을 했어요. 물론 발걸음하여 처음 입을 여는 것이 그리 녹녹치는 않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차모임후 2차모임에서 한결 밝은 얼굴과 웃음과 깊은 대화는 물론 가볍고 유쾌한 농담도 나눌 수 있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지하철 막차를 타고 귀가했어요. 감사합니다.

치유와 회복의 여정에 동행해 주시는 생존 자매님 한분 한분과 한굳성폭력상담소 활동상담가 및 지원 선생님들, 소중하고 귀하고 아름답지 않으신 분이 없으시죠.

사랑하고 축복해요.
감사해요.
힘내요!

이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