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활동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강남식 회원님을 만나다!
  • 2007-10-04
  • 3769
'우리 상담소에서 소개하고 싶은 회원'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활동가들 대부분이 거의 동시에 외친 “강남식 회원님~”
특히, 벌떡 일어나 손까지 들고 강력 추천하고 있는 회원 담당자.

 
도대체 강남식 회원이 누구시기에?
 
 
<한국성폭력상담소 기록>
· 19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 개소일 부터 현재까지 자그마치 17년간 회비를 기부하고 계심.
 
· 그럼 어떻게 살고 계실까
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여성광장 4층 연구실에서 연구팀장으로 일하고 계셨다.
 
· 강남식 회원을 만나러 가는 길
구기터널로 올라가는 길에 건물들이 죽 들어서 있고, 양성평등교육진흥원도 있다.
등산이라고 할까. 추석을 목전에 둔 9월 말이지만 너무 덥다.
강남식 회원님의 연구실은 이곳의 제일 꼭대기.
발아래 은평구 전체가 다 보일 만큼 높다.
이미 몸에 열이 너무 올랐고 숨이 차 씩씩거리며 약속장소로 갔다.
머리에서 흐른 땀이 목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코까지 막혀
아, 나의 이미지는 마이너스 30%. 흑흑
 
 
· 강님식 회원을 만나다!
드디어 강남식 회원님을 만나다.
그런데 강남식 회원께서 내 목의 땀을 톡톡 딱아 주시는 게 아닌가
감동이 물결처럼 찰랑찰랑, 찰랑되네.
오우, 너무 고우시다. 기품 있는 인자한 모습, 아기 같이 예쁜 피부를 가지셨다.
연구실에 들어서니 한 20년은 입으셨을 것 같이 낡은 아주 예전 스타일 겨울 정장상의와 스웨터가 눈에 들어온다.
강남식 회원은 사치와 거리가 먼 분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얼마하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찾아오시다니, 제가 소개되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역시 겸손하시다.
 
“회원님의 월정액을 17년 즉, 204개월을 곱하면 얼마나 큰 기부인데요.
왠지 회원님께서는 저희 상담소 외에도 여러 곳에 후원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미소를 지으신다. 역시 많은 단체에 후원을 하고 계신다.
전화 한통이 울리고 갑작스런 회의에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회의장 앞 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시며
많은 회의 참가자들과 식사를 하지 않으시고
내가 불편할까봐 따로 자리를 마련하셔서 식사를 하셨다.
이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데 라는 말씀을 또 계속 하신다. 얼른 자리를 떠나는 것이 회원님께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강남식 회원님과 1시간 이상을 같이 보냈고 맛있는 한식 뷔페도 먹었다.
이렇게 보내면 안 되는데를 연발하시던 우리 상담소 회원님,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또 다르게 꼭 다시 만나뵙고 싶다.
 
반성폭력 운동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시는 강남식 회원님께
마음을 담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강남식 회원님 사랑합니다~!
 
 
<회원의 인사>
 
안녕하세요? 창립회원 강남식 인사드립니다.
먼저 제가 상담소 홈페이지 회원소개에 첫 번째로 낙점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워지는데요, 그 이유는 제가 첫 번째로 낙점된 것이 상담소 창립이후 한번도 빠짐없이 후원회비를 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제가 내 온 후원회비가 소액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얼굴을 들고 인사드리는 것은 저도 단체운영을 할 때 소액이든 거액이든 액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거르지 않고 지지하고 후원하는 회원들이 가장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액이나마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지난 17년 동안 중단하지 않고 후원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단 세 가지나(?) 말씀드립니다.
하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위상과 역할 때문입니다. 상담소는 한국여성운동사상 성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폭력임을 ‘대중적으로’ 담론화하고 국가 정책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일상에 교묘하고 뿌리깊게 자리잡은 성(sexuality)을 매개로 한 폭력과 불평등의 문제를 시대와 대중들의 인식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새로운 여성주의적 성정치를 주도하는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연구자들이 여성운동의 이슈와 실천 영역을 확대 발전시켜 낸 성과이자 토대였다는 점입니다. 상담소 창립 당시 만해도 여성운동은 운동의 실천영역이 학문영역에 지적 자극과 이론적 과제를 제기함으로써 학문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상담소 활동은 연구자들이 성을 매개로 새로운 운동의 이슈와 영역을 구축해 냄으로써, 여성운동을 확대 발전시켜 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한국 여성주의자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후원회비를 주거래 은행통장에서 자동이체했기 때문입니다. 살짜기 고백하면 이 이유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회원님들. 제가 이번 기회를 통해 후원하는 단체가 몇 군데인가 세어보았더니 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후원단체가 몇 군데인지도 잘 몰랐고 더더구나 생활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았던 이유는 회비를 주거래 은행통장에서 자동이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마치면서 회원님께 다음과 같이 권하고 싶습니다. 아직 자동이체하지 않은 분들은 ‘주거래은행통장’에 자동이체하여 한국여성운동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동참하시자고요.
그런데 이미 하고 계시다고요? 잘 하셨습니다. 이 가을 모든 회원님들께서는 풍성한 결실을 맺으시길 바랍니다.
 

2007년 9월 한가위에 강남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