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활동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5월) 따뜻한 봄과 같은-윤소정님을 만났습니다.
  • 2010-06-01
  • 3259

 나른 나른 했던, 토요일 오후 3시.

왕십리에서 시원한 아이스티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윤소정님과 인터뷰를 하였어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의 소정님과 즐거운 이야기.  

 

 소정님은 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에 재학중이며, 여성주의가 몸과 마음에 향기롭게 베여있는 분이셨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총여학생회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관악여모'라는 모임을 하면서 여성주의도 공부하고-상담소와도 연을 맺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상담소와 연을 맺으면서 '제2회 생존자말하기 대회'를 기획하는 것에 참여하셨다며, 그 때의 일을 추억하였답니다.  

 "그때는 두 번째로 하는 생존자 말하기 대회였는데, 작은생존자 말하기 대회 이런 것도 없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시행착오도 많았고. 준비하는 과정이나 환경도 열악했던것 같아요. 그리고 준비할 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것을 실현할 만한 현실적인 상황.. 재정적인 상황이나 우리의 역량 같은 것이 부족하다고 느꼈죠. 저는 준비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저도 마지막에 말하기에 참여 했었어요. (초기에 생존자 말하기가) 모든 것을 비공개로 해야 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는 거 자체가 부담스러웠던거 같아요. 외국처럼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하지 못 한다는 것이.. 들어오는 인원도 추리고 남자도 제한하고.. 근데 지금은 공개적이고 남성분들도 들어오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또한 소정님은 상담소가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되어 좋으시다고 하셨고,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되는가에 대한 저의 질문에, "지금은 여성주의 활동을 안한지 오래 됐으니까, 거리가 좀 생긴 것 같긴 한데요. 의대사회는 생각이 굉장히 보수적이거든요. 그래도 저는 페미니즘적인 시각은 유지하려고 해요." 라며 의연히 대답해 주셨답니다.

 

 소식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좋고, 사진이 많지 않아 지루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딱딱한 느낌도 있지만 좋은 글도 많고 정보가 많아 재미있다고 하셨어요. 이번 봄호에서는 온라인 사업팀의 '온라인에서 헤엄치다'가 유익했다고 해요. '수의 치유비법'은 글에서 묻어나는 아픔과 감정들이 소정님의 마음을 아프고 저리게 할 때가 있어, 때론 무겁게 다가오기도 한다고 했어요. 이 이야기를 할 때 소정님의 눈에서는, 글을 읽을 때의 가슴저림이 눈물이 되어 있었답니다.(저도 가슴이 아팠다는 ㅠ0ㅠ). 흑..

 

 우리는 분위기 전환 겸, 이런 저런 수다를 떨었어요. 술은 잘 드시느냐는 둥, 연인은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이시냐는 둥, 요리는 잘 하시냐는 둥 ㅋㅋ 그러다 다시 '낙태권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졌는데, 둘이서 때론 분노하기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소정님이 다니는 대학원에서 낙태에 대해 논의도 하고 영화도 보았다 하였어요(낙태에 대한 영화를 보고 논의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성문화팀이 진행했던 '낙태영화상영회'가 떠오르더군요.^^;)

 "요즘 낙태가 이슈화되고 있는데, 그 전에 '시사in'이라는 잡지를 봤어요. 프로라이프 의사들을 취재하고, ‘그들의 권리(?)를 되찾았다’는 식으로 기사를 쓴거에요. 그것이(낙태를 반대하는 것이) 굉장히 좋은 것처럼. 그걸 보고 매우 화가 났었구요. 그리고 그 때 잡지 표지는 태아 모형 같은 거였는데 너무 선정적이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는 진보적인 느낌으로 여성주의시각에서 다룬 기사도 있었지만, 의사들을 취재하고 쓴 글을 볼 때에는 너무 놀랐었어요"

 "실제로 의대 사회가 보수적이어도 전반적으로는 낙태는 허용되어야한다는 분위기거든요. 낙태를 없앨 수는 없다라고. 자기 여자친구가 임신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너무 끔찍하다는 식으로.. 특히 미성년자 임신도 그렇고. 그래서 출산율 정책이랑 같이 맞물린 거 아니냐라는 우스갯 소리도 하구요. 그리고 데미무어가 나오는 'the wall'이라는 영화도 봤는데, 너무 끔찍하고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 같아요."

 "수업중에 토론했던 적이 있었는데, 수업은 (낙태에) 다 찬성하는 분위기로 끝났어요."

 "낙태가 불법이니까, 했다고 인정하면 불법을 저지른 게 되니까요. 그래서 의사들이 전면에 앞서서 반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의료계가) 워낙 보수적인 사회이기도 하고.."

 "‘내가 낙태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할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유명한 인사나 연예인들이 먼저 (낙태에 대해) 선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2003년부터 상담소에 후원하신 소정님은, 다른 단체에도 기부하고 계시는 멋진 분! 소정님은 상담소에 활동해볼까도 생각해보거나 상담소와 성폭력에 대한 관심과 생각은 항상 유지해오고 있다는 열혈회원. 그리고 "지금은 학생이라 많이 후원을 못하고 있지만, 몇 년후면 직접 돈을 버니까 그때는 더 많이 기부하고 싶어요"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더 많이 기부하신다는 말, 기억해 둘께용!!ㅋ)~~

 

 

 상담소에 대한 느낌은

 "상담소가 일을 정말 많이 하긴하는데, 그것도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소수의 활동가분들이 활동하시더라구요. 실제로 상담소는 여성주의 분야에서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는 회원수도 적고 상황이 열악해서 놀랬어요."라고, 상담소의 열악한 상황을 너무나 잘 이해해주시어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오더군요.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시기에, 나중에라도 상담소에서 자문위라든지 하실 의향은 있은신지 궁금했어요.

 "그럴 생각은 있는데, 너무 먼 얘기라서.(웃음) 앞으로 한 7~8년은 더 있어야 가능할 거 같네요."

 

 소정님은 성폭력에 관심과 지지를 하지만, 성폭력에 대한 소식은 뉴스로 소식만 아는 정도라고 하셨어요. 그 이유는 미디어에서 방송되는 성폭력을 보면 선정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되도록이면 보지 않는다고 하셨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덧 2시간 30분이 지난 거 있죠? 꺄올.. 아쉬웠어요.

' 행복하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인 소정님. 그 목표만큼 소정님의 얼굴에서 행복함이 묻어났답니다. 소정님 덕분에 저도 행복하게 인터뷰를 마친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댓글(4)

  • 미녀소장
    2010-06-10

    윤소정 회원님, 이렇게 인터뷰로 먼저 뵙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낙태이슈에 대해서 같이 공부하는 학우들과 토론하였다는 말씀을 들으니, 차세대 의료진들의 활약이 지금부터 기대됩니다. 공부하는 과정 많이 힘드시겠지만 열심히 열심히 하세요. 항상 건강 유의하시구요. 나중에 '여성주의 의사들의 모임' 이런 것도 만들어보시면 어때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언제든지 함께 할게요.

  • 유리
    2010-06-07

    소정님~ 당신은 센스쟁이! 우후훗!ㅋㅋ

  • 오매
    2010-06-03

    윤소정님! 완전 반가워요!! 꺄올~ 저도 기억좀 해주세요. ㅋ 학교에서 영화상영회가 있었다니 멋지네요. 의사들의 다른 목소리가 많이 나오면 좋겠는데, 엣지있고 막무가내인 멋진 의사가 되어 주세요! 파이팅!

  • 두나
    2010-06-02

    치치! 넘넘 반가워!:) 잘지내지? 히힛 이렇게 회원인터뷰에서 만나다니 넘 좋다. 공부하다 지칠때 상담소에 한번 놀러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