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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산화 정책이 여성폭력피해자지원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6월 29일 <여성폭력피해자지원단체의 국가복지정보시스템 사용 문제점과 대안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국가복지정보시스템은 정부의 전산화 시책의 일환으로 구축된 전산 시스템으로서, 회계 및 인사관리, 입소자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중앙 정부에 집적되는 전산 시스템입니다. 개인정보가 전산 네트워크에 집적되는 것은 정보인권 침해 소지가 높아, 가능한 하지 않아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까닭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열람하는 것은 그 목적과 사용용도가 분명하며 이런 행위를 뒷받침할 법률적 근거가 있을 때에만 실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보 제공자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전제입니다. 더욱이 여성폭력피해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사회적 낙인과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수집단계에서부터 극히 제한될 필요가 있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런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에서는 법률적 근거도 없고, 현장 단체와의 진지한 협의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전산화 시스템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상담소 및 전산화 시책에 반대하는 여러 단체가 모여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전산화 시책이 갖는 문제점, 이미 발생한 혹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짚어보고(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이임혜경 소장의 발표) 어떤 대안을 찾아볼 수 있을지 논의하였습니다(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회장의 발표). 현장단체들의 발제에 이어, 정보인권운동단체인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장여경 님의 토론을 통해 현 정부 시책이 추진하는 전산화 시책이 정보인권침해행위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서울시립대학교 정혜숙 교수님의 미국에서의 활동경험을 담은 토론은 지난한 시간과 노력을 거쳐서만 사회의 인권감수성을 제고시켜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여성부 인권보호과장님이 토론자로 참석하여 현재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충실히 답변하여 주었습니다.

 

토론회를 통해 현장단체와 정부입장의 차이, 그리고 이 차이를 좁혀가기 위해서 어떤 토론이 필요한 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중요한 수확이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 민관의 적극적인 소통의지와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열린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의 행정중심의 관리 감독을 위한 시책 때문에 상담소에 찾아오시는 분들과의 신뢰가 무너지고 피해자 인권 확보를 위한 활동 자체를 수행하기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상담소는 오랜 시간 여성인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펼쳐온 단체로서 전산화 시책이 갖는 인권침해 문제에도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토론회 자료집은 첨부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