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머깅, 100%의 가능성을 실험하다!
‘여자다운 조신한 몸가짐’을 벗어나 다른 몸의 메시지 전달하기
여자는 “여자답게” 조신한 몸가짐을 유지해야 하며, 남자는 “남자답게” 거친 몸놀림을 권장하는 성별 규범이 견고하다면 성폭력은 결코 예방되지 않습니다. 성폭력 피해는 성폭력을 행하려는 가해자의 의도, 피해자가 무기력할 것이라는 가해자의 기대 그리고 이에 대한 피해자의 응답, 즉 무기력하고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피해자의 몸이 만든 메시지가 가해자에게 전달되는 순간에 성폭력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성폭력 피해상황에서 가해자의 의도를 벗어나 ‘다른 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기방어훈련을 통해 스스로의 몸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 사회가 부과하는 가부장적인 몸단속과 성별 규범을 깨뜨리는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사회가 부과하는 가부장적인 몸단속과 성별 규범을 깨뜨리는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자기방어훈련과 Women's Fighting Spirit
많은 사람들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힘이 약하기 때문에 싸움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자라고 해서 모두 똑같이 힘이 센 것은 아니며, 실제 싸움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각자의 힘과 기술, 경험과 상황판단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됩니다.
『리얼 녹아웃(Real Knockouts)』이라는 책에서 저자 맥코피(McCaughey)는 “여성이 싸우지 못하는 것은 마음 속 싸움에서 이미 졌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여성들에게 “Fighting Spirit"을 가질 것을 권유합니다.
여자’라서 못 싸우는 것이 아니라, ‘여자’라서 싸울 기회가 없었습니다.
‘여자’라서 가져야 하는 조신한 몸가짐을 벗어나 새롭게 몸을 확장하는 훈련을 통해
몸도, 몸이 경험하는 시간/공간도, ‘여자’라는 의미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여자’라서 가져야 하는 조신한 몸가짐을 벗어나 새롭게 몸을 확장하는 훈련을 통해
몸도, 몸이 경험하는 시간/공간도, ‘여자’라는 의미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모델머깅, 100%의 가능성을 실험하다
2009년 자기방어훈련은 실제 공격/피공격 상황을 재연하는 싸우는 연습을 하는 모델 머깅(Model Mugging)방식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남성 공격자와 직접 맞서는 ‘리얼 파이트백(Real Fightback)'훈련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남성 공격자가 공격을 해오자,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몸이 얼어붙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참가자도 나오기도 했으며, 실전상황처럼 긴장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음은 멋있게 발차기를 하고 싶지만, 평소에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쓰자니 뜻대로 되지 않아 운동부족을 실감하기도 하였고, ‘위급한 상황은 몇 초만 지나면 큰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빠르게 공격하고 도망가는 게 최고입니다.’ 라는 강사의 조언에 아쉬움과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였습니다.
“모델 머깅(Model Mugging)”
북미의 여성단체 및 사회복지단체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으로서 이러한 폭력상황재연 및 대응 훈련을 ‘모델머깅(Model Mugging)'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으로 진행해왔다. 모델 머깅(Model Mugging)이란, 실제 공격/피공격 상황을 재연하여 싸우는 연습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영어단어 ’mug'는 ‘강도가 뒤에서 덤벼 목을 조르다’는 의미이다. 모델 머깅은 강도가 덤비는 상황과 같은 극단적 긴장 상황을 연출하여 강도/공격자(mugger)에게 온 몸과 마음의 힘을 다해서 대응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가해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으며, 가해자 역할을 하는 사람은 부상에 대비하여 안전장치를 하고 공격을 한다. 그래야만 훈련을 받는 사람이 ‘봐주지 않고’ 온 힘을 다하여 상대에게 방어/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몸 훈련이 그렇듯, 자기방어훈련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랜 시간의 훈련과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실전훈련에서 상대방에 맞서서 멋지게 싸움을 하고 싶은 욕망과 제대로 훈련되지 않아서 움직이지 않는 현실 사이에 간극이 발생합니다. 10주간의 훈련을 통해서 당장 ‘강한 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훈련을 통해서 평소 몸훈련의 중요성과 자기방어훈련의 지속할 동기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자에게 ‘조신한 몸가짐’을 권유하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싸울 줄 아는 여자가 된다는 것,
“Women's Fighting Spirit”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여성다움’이라는 성별 규범을 깨뜨리는 짜릿한 즐거움이 있기도 하고,
자신의 몸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낯선 경험과 변화의 과정이 있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대면하게 되는 이 변화의 과정에 여러분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싸울 줄 아는 여자가 된다는 것,
“Women's Fighting Spirit”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여성다움’이라는 성별 규범을 깨뜨리는 짜릿한 즐거움이 있기도 하고,
자신의 몸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낯선 경험과 변화의 과정이 있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대면하게 되는 이 변화의 과정에 여러분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을 위한 가이드북 및 영상 제작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은 2003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번에 그동안의 진행된 사업들과 각종 자료들을 정리하여 가이드북 및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료집과 영상이 자기방어훈련 강사들에게는 교육자료로, 혹은 자기방어훈련을 기획하고 있는 담당자들에게는 참고자료로, 자기방어훈련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