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에서는 합의에 의한 성적 접촉도 성폭력?
지난 6월5일, 부쩍 더워진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종로 탑골공원에 갔습니다.
군형법 제92조 위헌소송에 관련한 탄원서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군형법 제92조는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표면상 군대 내 성폭력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이 조항이 사실상은 군대 내 성폭력이 아니라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조항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성적 접촉을 처벌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성적 접촉도 제3자나 타인의 신고에 의해서 처벌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만약 군대 내의 모든 성적 접촉 자체를 금지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사자 간의 동의에 의한 성관계를 처벌할 이유는 무엇인지 심히 궁금합니다.
이는 사실상 군 형법 제92조가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기 위해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거리캠페인에 사용된 선전물: 손글씨가 예술입니다^^
게다가 남성 간의 성행위를 ‘계간(鷄姦)’이라고 닭들에 비유한 것부터가 동성애에 대한 혐오 및 경멸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공식적인 법적 용어로 채택했다는 것에서 더욱 문제적입니다.
그래서 6월10일에 헌법재판소에 군형법 제92조를 위헌으로 심판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에서 거리캠페인에 나선 것입니다. 이날 거리캠페인에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동성애자인권연대, 인권운동사랑방과 함께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도 참여하였습니다.
사랑방 활동가에게 유인물 나눠주는 연출(?)을 하고 있는 두나활동가^^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캠페인에서 약 170장의 탄원서를 받았구요, 지금까지 모인 탄원서는 1700장 정도라고 합니다. 예전에 1차 변론에 1500장의 탄원서를 제출했고, 현재 2차로 탄원서를 모으는 중입니다.
상담소에는 탄원서가 비치되어 있으니, 동성애자 차별에 분노하시는 여러분!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얼른 서명해주세요.
여러분의 참여가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