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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성폭력 생존자 에세이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가 발간되었습니다.
  • 2012-08-23
  • 3541

1.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가 쓴 자전 에세이「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일기」(은수연, 이매진, 2012)가 지난 8월 10일 발간되었습니다.

 

2.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소식지《나눔터》에 4년간 연재된 글을 엮어 발간된 이 책은, 저자가 초등학생 때부터 9년 동안 겪었던 아버지에 의한 성폭력과 탈출 이후 피해의 치유과정을 담은 치열한 투쟁과 생존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9년 동안 이어진 성폭력의 고리를 끊어내었고, 탈출 당시 제정된 성폭력특별법에 의해 마련된 사회적, 제도적 여건으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성폭력 피해가 그렇듯이 저자 역시 가해자 처벌 이후 폭력의 상흔과 사회적 통념에 맞선 또 다른 싸움을 지난 20여년 동안 계속해야 했습니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산 순간의 기록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피해자를 넘어서 생존자로서의 살아 남아온 힘과 에너지를 인상 깊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대체로 성폭력은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아동의 경우 친부, 의부, 오빠, 삼촌, 할아버지, 이모부나 고모부 등과 같은 친인척에 의한 피해가 50%에 달합니다. 친족에 의한 성폭력은 반복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가해자가 처벌받는 비율도 높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신고율이 대개 10% 내외인데 비해 아동성폭력 범죄의 신고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집안의 명예나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얽혀 인는 친족성폭력의 특성 상 신고에까지 이르기가 어렵고 친족성폭력 피해 아동이 가족 내에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저자 역시 목사였던 친부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신에게 저질러온 성폭력, 가정 폭력, 폭언과 폭행, 임신과 낙태, 탈출과 잡혀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저자의 친족성폭력 피해에 눈감았던 우리 사회를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공동체의 노력이야말로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눈물을 비추어 주는 빛이라는 저자의 얘기는, 성폭력을 유발하는 사회, 문화적 구조를 외면하고 신상공개나 전자발찌 소급적용, 화학적 거세와 같은 처벌과 감시강화 같은 미봉책에 매달리는 우리 사회가 귀기울여할 귀중한 충고입니다.

 

4.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피해를 딛고 생존하며 성장해온 저자의 용기에 깊은 감사와 지지를 보냅니다. 더불어 이 책이 다른 성폭력 피해자에게 주는 소중한 조언이 될 수 있도록 널리 알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2. 8. 22.

 

(사)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