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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성폭력 판례뒤집기 모의법정 <누가 무고를 두려워해야 하는가> 후기
  • 2017-06-19
  • 3672

2017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성폭력 판례뒤집기 모의법정 <누가 무고를 두려워해야 하는가>를 마친지 벌써 2주일이 지났습니다. 



이번 모의법정 주제는 '성폭력 가해자의 역고소에 대한 피해자의 반격'이었습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가해자의 무고 역고소에 대하여 수사재판기관이 이를 무고로 인지하고 가중 처벌할 것을 제언하고자 가상의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모의법정에서 피고인은 대학 내 소모임에서 만난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를 이용하여 준강간한 혐의와, 피해자의 고소에 대하여 무고로 역고소함으로써 무고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검사 측은 피해자의 진술과 사건 당일 피해자와 피고인이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역, 사건 이후의 정황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무고로 역고소한 행위는 무고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은 준강간 및 무고 혐의에 대하여 유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평소 피고인을 짝사랑했던 사실 등을 근거로 사건 당일에는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이고, 강간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무고로 고소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준강간과 무고에 대하여 무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번 모의법정은 출연진의 열연 덕분에 정말 실감 나고 몰입 되었다는 호평이 자자했는데요.


특히, 고통스럽지만 당당하게 성폭력 피해를 진술하는 피해자의 역할을 진솔하게 연기해주신 찍는페미의 정다솔님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한 피고인의 역할을 정말 얄밉게 연기해주셔서 방청객의 실소를 자아낸 마임이스트 류성국님



두 분의 연기가 있었던 덕분에 피해자와 피고인의 주장이 모의법정 내내 팽팽하게 맞부딪치면서 긴장감을 자아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재판장 역할을 맡아주시고 모의법정 판결문을 직접 작성해주신 이유정 변호사님의 활약도 정말 멋있었답니다.



그 외에도 모든 출연진이 깨알 같은 메소드 연기를 펼쳐 보여서 단 한 장면도 놓치기 아까운 모의법정이었습니다. 


담당자로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럼 이제 모의법정을 함께 준비해주신 기획단 여러분의 후기를 함께 볼까요?


모의법정 준비를 시작하면서는 두 달 정도 되는 시간이 꽤 길다고 느껴졌었는데, 막상 준비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아서 시간이 굉장히 금방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준비하는 과정 초기에 어떤 주제로 모의법정을 꾸려나갈지 회의하면서 성폭력과 관련한 수많은 이슈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료조사를 하면서 수많은 판례와 기사들을 보면서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하는 생각에 분개했던 것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검사 역을 맡게 되고 대본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검사라면 어떻게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입증하고, 피고인의 무고를 밝힐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명백하고 객관적인(소위 "눈에 보이는") 증거를 요구하는 우리나라의 재판상황에서 성범죄와 무고를 입증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와 증인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강력하게 인정해주어야만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또한 수사기관과 재판부, 더 나아가 일반 시민들도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이번 모의법정에서 다뤘던 사건처럼 피고인이 무고를 통해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정신없이 준비한 두 달간의 모의법정이었는데, 판례뒤집기 단원분들이 각자 학업과 일들로 바쁜 와중에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모의법정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러한 활동들이 여성인권 증진에 큰 영향을 미치길 응원합니다!


- 모의법정 기획단(검사 역 출연) 박주미



저는 이번 모의법정에서 피고인 변호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준강간과 무고를 저지른 피고인을 변호하는 연기를 하는 내내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제가 연기한 몰상식하고 악랄한 변호사의 모습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일부 변호사들의 현실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호사들은 성폭력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공감하며, 가해자가 사실은 꽃뱀에게 당한 억울한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히며,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변호함으로써 가해자가 정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가로막습니다.


이러한 변호사들의 활동을 막기 위해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걸림 선정 프로젝트를 더욱 활발히 하여야 합니다재판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변호사를 걸림돌로 선정하여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압력을 가하여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예비법조인과 법조인을 대상으로 성 인지성 교육을 하여야 합니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하여야 하며, 법조인이 된 이후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합니다. 연인 사이에서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성폭력이고, 피해자가 가해자와 여관에 함께 걸어 들어가더라도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성매매 여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판례뒤집기 모의법정이 실제 재판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모의법정 기획단(피고인 변호인 역 출연) 김민지



판례뒤집기의 모의법정 행사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끝까지    있을까, 과연 6 2일이 오는 건가 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날이왔습니다! 매주 회의를  기획단 주미님 민지님 예은님 채린님 다들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고생 많으셨던 앎님! 모두 감사합니다. 판례뒤집기를 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좋은 세상을 위해 판례뒤집기가 계속 되길 바랍니다.


- 모의법정 기획단(피해자 친구 역 출연) 김정화

※정화님의 더 자세한 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나눔터 80호>를 기대해주세요



활동가, 기획단분들과 서먹서먹한 첫 만남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벌써 모의법정이 끝나고 평가회의까지 마쳤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모의법정을 끝내는 시점에서 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지친 적도 있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컸던 활동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번 모의법정을 통해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주제를 정하기 위해 자료조사를 할 때 성폭력관련한 판례나 많은 뉴스기사들을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말도 안되는 댓글들과 판결들이 많아 너무 놀랐습니다.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며 자신들의 통념에 반대되는 행동을 보이는 피해자는 꽃뱀으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니, 아직도 사람들의 인식속에 개선되어야 될 점들이 많음을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여성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모의법정을 준비하면서는 물론, 모의법정 참석자 수에 많이 놀랐습니다.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모의법정에 참석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또한 그냥 들린 것이 아닌 집중해서 필기까지 하며 듣는 분들을 보니 뿌듯하기도,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많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계신데 저는 지금까지 너무 소극적으로 행동했나 싶어 부끄러우면서도 이제 그 활동을 하나 같이 했다는 점에서 뿌듯했습니다. 이 활동이 첫 시작이 되어 앞으로도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여성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습니다


- 모의법정 기획단(소모임 회원 역 출연) 홍채린



약 세 달간 모의법정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같은 것에 분노하고, 같은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기에 가장 행복했습니다. 모의법정을 준비하기 위해 앎님, 그리고 다른 자원활동가 분들과 만났던 날들은 단순히 일하기 위해 모인 날이 아니라, 저의 모든 생각들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표출할 수 있고 그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날, 제가 저 자신으로서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었던 날들이기도 했기 때문에 항상 즐겁게 보낼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때까지 항상 지워져 왔던 피해자의 목소리와 용기가 실제의 판결에도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사회가 오기만을 바랍니다!


- 모의법정 기획단 강예은




조만간 모의법정 스케치 영상과 함께 모의법정 판결문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