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8년 3월 13일 화요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위력에 의한 성폭력, 정치권력은 중단하라!>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공동주최하였습니다.
용기 있는 피해자가 MeToo를 통해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특히 온라인 상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캐거나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하거나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고 성폭력 피해를 부정하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가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적극 비판하고, 고의적으로 또는 무책임하게 2차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에도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결의하고자 본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성폭력과 싸우는 것은 2차 피해와 싸우는 것과도 같다."고 단언하기도 했는데요.
기자회견 현장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었으므로 동영상을 통해서 직접 보실 수도 있습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6명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발언1. 위력에 의한 성폭력, 중단과 변화를 만들어갈 것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발언1. 위력에 의한 성폭력, 중단과 변화를 만들어 갈 것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3월 5일 피해자가 처음 증언했습니다. 거절할 수 없었고, 거절했지만 묵살당했고,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멈춰지지 않을 것 같았다고. 안지사 측은 당일 오후 ‘강압 폭력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JTBC는 그럼 합의한 관계였다는 주장이라고 묻자, 피해자는 ‘합의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월 6일 새벽, 가해자는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 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검찰 출두 전, ‘부적절한 성관계는 맞지만 성폭력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합의 그리고 강압과 폭력, 이 사이를 우리 법은 ‘위력’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2007도8135 판결)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는 업무ㆍ고용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이때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ㆍ협박뿐 아니라 사회적ㆍ경제적ㆍ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울산지방법원 2014고단95판결 중)
1986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메리터 은행에 다니던 빈슨이 은행에서 근무하던 4년여 동안 직속상사인 테일러(Taylor)로부터 원하지 않는 성적 요구를 당했고 실제로 대략 4-50번의 성관계를 가졌다며 이에 대해 예방하지 않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최초로 성희롱을 인정했습니다. (Meritor Saving Bank v. Vinson)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상사에게 말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가해자가 바로 상사였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단 둘이, 섬에서 진공상태에서 일대일로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다. 고용, 업무 관계,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 관계에서 일어나는 위력에 대해 이미 법은 규정하고 있으며 범죄의 양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팬클럽이 되어 움직였고, 그를 위해 직장을 던지고 자원봉사를 하고, 그를 위해 연구소를 만들고, 거미줄처럼 움직였습니다. 얼굴만 찡그려도 모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냈던 정치인, 차기 대통령, 미래 권력, 유력한 대권주자였습니다. 그는 스스로 결제할 일도, 운전할 일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할 일도 없이 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할 수 있는 상태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위해 댓글을 달고, 피해자를 비난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와 주변인을 색출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증언되자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날 밤, 그를 출당조치했습니다. 그는 바로 다음날 새벽 사임했습니다. 이게 그가 가진 위력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위치가 위력이었던 사람의 문제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면, 우리는 세상의 구조를 부정하며, 뜬 눈으로 성폭력이 일어나는 현실에 눈감고 살아가야 합니다.
피해자의 저항유무를 좁게 해석하는 강간죄에 대한 편협한 인식은,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위력을 어떤 것도 읽어내지 못할 것이고, 그것이 무한 반복되는 꼴 앞에서 무력하게 손 놓아야 할 것입니다.
가해자는, 그리고 가해자를 비호하는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추며 저항을 했는지, 왜 했는지 왜 안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 스스로가 모든 생계, 진로, 은행빚, 부양해야 하는 처지, 앞으로의 일자리, 모든 것 앞에서 언제나 매 순간 부당한 일에 떨쳐 일어나 저항하고 소리지르고 밀치고 살아가고 있지 않다면 말입니다.
가해자에게 물읍시다. 그가 어떤 권한을 행사해왔던 사람인지, 어떤 위력을 구축해온 사람인지, 어떤 왕국과 성채가 유지되고 움직이고 있었는지, 낱낱이 살피고 그 차별과 배제, 위력의 구조에 대해 물읍시다. 왜 위력과 권력은 온갖 모습으로 우리의 자유로운 인간된 권리와 기본권을 옥죄고 있는지, 그것을 함께 찾고 문제제기하고 바꾸어 가는 일을 함께 합시다.
정치권력은 이제 말하십시오.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중단하십시오.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묵인하고 승인해왔던, 그 안에서 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왔고, 성폭력을 부적절한 성관계라는 가해자의 말로 용인해왔던 권력관계의 현실을 감시하고 변화시키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발언2. 정치인의 권력사용과 성차별, 성폭력의 문제
이진옥(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발언2. 정치인의 권력사용과 성차별, 성폭력의 문제
이진옥(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사람”을 위한 진보, 미투운동 남성이 지배하는 그런 정치는 끝났다.
‘좋은 사람 리더십’을 강조하던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은 사람에 대한 배반이자 진보적 가치의 위선을 폭로한다. 안희정 전 지사의 반복적인 성폭행은 지금까지 남성이 지배해온 정치의 실상을 드러낸다. 남성이 과잉대표되고 있는 정치는 여성에 대한 성적 남용과 폭력을 평준화된 남성성으로 용인해 왔으며, 관용해왔다. 그 결과 여성은 침묵을 강요당해왔고 그래서 여성은 배제돼왔고 소외돼왔고 도태돼왔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젠더 불평등의 결과이자 이를 유지시키는 도구였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을 학교에서 일터에서 정치 영역에서 배제시키고 소외시키는 도태시키는 메카니즘이었다. 그리고 미투운동은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는 종언이다.
기억하라, 김지은씨는 방송 인터뷰가 가져올 삶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안희정 지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해야 했다. 우리는 그녀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녀 덕분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권력이었던 그 자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안희정 도지사는 김지은 정무비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자이다. 그녀의 문제제기는 곧 그녀의 해임을 의미했고, 그녀가 그렇게 도청을 떠나면 그녀에 대한 평판은 결국 그녀의 미래마저 저당잡히는 일이었던 것이다.
또한 정치권력의 경쟁에서 만연한 위계화된 조직 문화와 대표되는 리더에 절대 복종을 양산하는 정치계의 문화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일상화하고 오히려 성폭력의 피해자를 조직에서 퇴출시켜왔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간의 관계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서 '등'에 해당하는 것이 보좌진에 대한 법률적 근거의 전부인 상황에서, 보좌진 방어권이 전혀 없고 노동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구조에서 보좌진이 상급 의원이나 도지사에게 당하는 폭력을 문제화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것이 정치권력의 남성 독점을 재생산화왔던 바로 그 구조이다. 김지은씨의 용기 있는 폭로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 등의 남성의 일상화된 성적 관행이 남자라면 그럴 수 있는 일, 그래도 괜찮은 일, 싫으면 여자가 떠나면 된다고 생각해왔던 그 시간은 이제 멈췄다.
진보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담대하게 받아들여라.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미투운동, 지금 말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음해와 공격을 멈춰라.
미투운동을 지지하는가? 그럼 그 입을 다물어라. 정봉주, 홍준표, 김어준, 정청래, 2차 가해자들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미투운동이 공작이고 기획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공작하고 기획한다. 우리는 이따위 정치의 마침표를 기필코 찍을 것이다. 동수 정치! 동수 정치는 남성지배의 정치에서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강화되는 남성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견제 수단이다. 여성이 남성이 권력을 동등하게 공유할 때 여성에 대한 권력형 성범죄와 기형화된 정치 괴물은 사라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주장한다.
10차 개헌은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동수의 가치를 담는 성평등 개헌이어야 한다.
모든 정당은 당헌·당규에 명시한 대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교육감,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모든 수준의 지방선거에서 모든 정당은 최소한 30% 여성 공천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이미 거대한 변혁은 시작되었다. 국회와 청와대는 답하라, 여성에게 권력을!
발언3. 2차 피해, 빠르게 생산되고 유포되는 피해자 비난의 문제
배복주(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 발언자 사정으로 인해 김경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운영위원이 발언문을 대독하였습니다.
발언3. 2차 피해, 빠르게 생산되고 유포되는 피해자 비난의 문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피해자가 방송에 나와 긴장된 모습으로 울먹이면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전파되었을 때, 댓글에는 피해자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 힘들게 말을 할까라는 지지의 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사들에 적혀 있는 댓글은 매우 심각하고 엉망입니다. 언론에서 피해자가 얼굴을 들고 수행하는 장면이 계속 플레이되고, 가해자가 어떤 조율도 없이 조사를 받겠다고 자신출석을 하고, 공작프레임과 정치프레임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등 마치 피해자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유포되는 허위사실,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신상털기가 시작되면서 피해자가 왠지 피해자 같지 않다고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피해자가 겪고 증언한 일은 부정되고 왜곡되고 날조된 것이 되어 갔습니다.
안 전 지사가 언론을 통해 ‘강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강제가 아닐 것이다’라는 추측성 발언들이 쏟아지고 마치 게임을 즐기듯이 누구의 말이 맞는지를 맞추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피해자가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여러 말을 증거처럼 퍼 날랐고, 결국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았다’. ‘여러 번의 피해가 있었으니 결국 합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는 책임질 수 없고, 알지도 못하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이런 일은 불과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해를 멈추기 위해 누군가가 한 증언을 부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누가 무슨 근거로 부정합니까? 피해자가 거부할 수 없었고 저항할 수 없었던 거대한 권력 앞에서 자신의 미래, 자신의 삶, 자신의 목숨을 걸고 거부하고 저항했어야 믿어주겠다는 자세입니까? 이제 제발 멈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미투는 이어져왔습니다. 피해자의 증언에 귀 기울이고 증언을 듣는 사람은 성찰하고 진지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신상을 잘 아는 사람이 쓴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내용이 돌았습니다. 그 내용은 일견 구체적이어 보이지만, 누가, 왜, 쓰고, 왜 돌렸는지 묻겠습니다. 피해자의 신분, 피해자의 인격, 피해자의 고유한 정보를 왜곡하고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피해증언 자체를 믿을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퍼 나르기 좋은 크기의 글, 피해자를 이렇게 부정하고 불신할 사람 이미지로 만들어야만 했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제껏 수많은 성폭력은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만들어 왔습니다. 피해자를 공격하는 2차 피해는 성폭력에서 유달리 독보적입니다. 2차 피해는 진실을 가리고 피해의 본질을 빗겨가게 합니다. 그래서 2차 피해는 성폭력을 유지시킵니다. 2차 피해는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지 못하게 하는 큰 장벽이 됩니다. 우리사회는 2차 피해를 물리쳐야만 성폭력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피해를 증명하기를 강요하기 전에 가해자가 성폭력이 없었다면 없었음을 증명하십시오.
발언4. '김지은과 함께 하는 사람들' 두 번째 성명
※ 보내주신 발언문을 의희정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운영위원이 대독하였습니다.
발언4. ‘김지은과 함께 하는 사람들’ 두 번째 성명
안녕하세요.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김지은 씨의 편지를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김지은 씨는 2차 가해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고, 지금도 2차 가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첫 성명 이후 많은 시민들이 2차 가해 내용을 제보해주셨습니다. 닷새간 이메일로 제보받은 내용만 수천 건에 달합니다. 가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은 저희에게도 고통이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할 생각입니다. 경찰도 2차 가해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악의적이고 심각한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를 약속했습니다.
추측성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그것을 전달하는 일도 역시 2차 가해라고 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옮기는 사람에게는 ‘그것은 2차 가해 행위이니 중단하라’는 뜻을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성명서가 나오자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누가 썼냐”는 전화를 선배들로부터 하루에도 몇 통씩 받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나마 존경했던 선배들께 더 이상의 실망감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을 멈춰 주십시오.
거대 권력과, 뿌리깊게 박힌 그릇된 성관념, 피해자가 더 힘들어야 하는 이 구조와 싸워 이길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응원한다고 하면서도 선뜻 동참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희 역시도 많은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끝까지 이 길에 서고자 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용기내줘서 고맙다’고, ‘피해자들을 지켜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 응원에 힘입어, 김지은 씨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희는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저희에게 힘을 실어주신 모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8년 3월 13일
김지은과 함께했던,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2차 가해 제보를 위한 이메일 주소: withyoujieun@gmail.com
(대독) 이희정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운영위원)
발언5. 지지와 연대 발언
김해정(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
발언5. 지지와 연대 발언
김해정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당신의 새로운 여정이
혼자서는 맞설 수 없는 거대한 힘에 부딪쳐 고통과 두려움 앞에 서 있는 듯 하겠죠
권력이라는 힘보다 여성들의 연대가 더 센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믿으며
여기 모인 우리는 김지은씨를 온 마음을 다해 힘껏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다른 피해자를 막고 싶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야 했다는 김지은씨의 용기는
곳곳의 지역 여성들에게도 커다란 울림으로 고동쳤습니다.
온 힘을 다해 ‘지켜달라, 도와달라’고 말했던 당신의 외침에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이 당신께 닿기를 바라며 조용히 위로의 마음을 건넵니다.
또 누군가는 반드시 당신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커다란 권력을 앞세운 가해자에 의해 피해를 경험했었다’며
미투를 이어나가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김지은씨의 용기로 오늘도 세상은 바뀌고 있습니다.
당신의 힘든 싸움을 지지하며 곁에 있겠습니다.
발언6. 온라인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고발 계획
정지원(변호사)
발언6. 온라인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고발 계획
정지원 (변호사)
이 사건은 상급자가 직속 근로자에게 ‘투명한 그림자’가 되라면서 성관계까지 요구하여 근로자의 에고를 파괴하려고 한 사건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폭로한 김지은씨의 강인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성희롱과 성폭력은 신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암수범죄율이 매우 높은 범죄행위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Me, Too 열풍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오래된 암수범죄가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공개로 고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되는 비난과 공격을 감수하고도 불특정 다수의 대중 앞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하는 것은 관계기관과 사용자,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 대한 오랜 불신을 원인으로 합니다.
김지은 씨의 폭로는 사건 발생 후 1년이 경과하기 전에 일어난 것으로 평균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 기간에 비추어 볼 때 “왜 첫 사건 발생시에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나?”라는 의문과 비난은 폭로의 어려움과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또 다른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수행비서라는 업무상 위치는 상급자와 매일 마주치면서 해외출장까지 수행해야 하는 일이었고, 가족들과도 잦은 연락을 해야하는 일이었기에 그 피해와 성적 굴욕감, 성적 혐오감을 참고 업무를 수행해야 했던 김지은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신성한 직장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을 당한 김지은씨에게 불륜의 혐의를 씌우는 것은 이 사건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용기를 꺾고 대한민국 직장에서 황당한 인면수심의 범죄를 당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Me, Too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무력화하고 상처입히고 방해하고 파괴하는 또 다른 범죄행위입니다.
그리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여러 모로 공격하는 것 또한 또 다른 범죄행위입니다. 훌륭한 업무수행능력을 갖춘 김지은씨의 수행비서로서의 역할보다 술담배 심부름, 심지어 집청소와 같은 일을 해주고 어떠한 투정도 들어주어야 하며 심지어 성관계에까지 응해야 하는 것이 여성수행비서의 성역할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보다 20세가 많은 엄청난 정치력을 가진 가해자의 위력을 업무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김지은씨와 안희정씨의 관계가 틀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김지은씨가 폭로로 어떠한 이익을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억측 또한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문제제기 되어야 했을 명백한 성폭력이자 성희롱입니다.
저희는 피해자가 제기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피해자를 공격하는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의 피해자에 대한 어떤 비난과 공격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고,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입니다. 피해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행위들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 등에 해당함을 알려드립니다. 특히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피해자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거나 공격하지 마시고 피해자가 안희정씨로 인해 입은 피해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자존감과 근로의지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Me, Too 열풍이 법적 해결과 함께 공동체 내부의 논의와 절차를 통해 성폭력과 성희롱을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어서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추가 피해자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다른 피해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보가 있다. 그러나 피해자를 특정하거나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지 말아주시기 부탁드린다. 특히 언론 외에도 온라인 상으로 추가 피해자의 신상 등을 캐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피해자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 추가 피해자가 나타났을 때 누구냐, 어디 사냐, 어떤 내용을 폭로했냐, 이런 실체를 캐내려고 하는 것을 막아주시기 부탁드린다. 빠르게 어떤 실체를 보도하려고 하는 언론의 욕구와, 다른 피해와 제보에 열려 있고 그들을 도울 생각이라는 지원자의 입장에는 간극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뿐 아니라 모든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비난 등 2차 피해로 인해 피해자가 겪는 스트레스와 압박은 엄청나다. 고소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장벽이다. 2차 피해는 굉장히 많은 성폭력 사건에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오래 전부터 2차 피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차 피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를 법적 고소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많았습니다. 이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2차 피해를 유포하거나 생산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계속 했다. 이제부터는 그에 대해서 대응할 것이다.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 이에 대해서 꼭 알아두시라고 말씀드린 것. 그러나 누구, 누구,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우선 저희 측에서 꼼꼼하게 내용을 검토한 후에 발표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 정치권력은 중단하라!"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멈춰라!"
<이 글은 본 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앎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1)
의심스러워서 의심합니다 언론에다대고 먼저 이야기했을땐 이런반응도 예상하셨어야죠
4번이나 당했다는걸 이해하란겁니까?? 내머리론 이해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