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들은 6·13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를 적극적으로 공천하여
남성 중심 정치 구조 해체를 위한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라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들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전국의 여성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최근 #미투 운동을 통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여성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극심한 성차별적 사회 구조와 성폭력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라는 점을 지적하였고, 촛불 시민들이 열망한 진정한 의미의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성 중심의 정치 구조의 해체를 위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노력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해왔다.
그러나 공천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각 정당의 여성 후보 공천 상황은 매우 실망스럽다. 정치관계법 및 정당의 당헌·당규에 명시된 여성 후보 추천 할당 규정이 무색하리만큼 각 당에서는 정치 혁신을 위한 여성 공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 총 11개 지역구에서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 공천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번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난 사회 각 영역의 수많은 형태의 성폭력과 성차별을 단단히 떠받쳐왔던 뿌리 깊은 남성 중심적 정치·사회 구조의 해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여성 대표성 확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극히 기본적인 사실을 정당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가? 언제까지 정치권과 정당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법 규정과 정당의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여성 후보 공천에 대해 위법적이고 요식적인 태도로 일관할 것인가? 특히‘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고 사회 진보의 가치를 표방하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성평등 정치 실현이 #미투 운동을 통한 여성 유권자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핵심 과제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위한 후보자 공천에서 여성 후보 공천에 적극적으로 나서 타 정당에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지난 2월 개최된 제8차 한국 정부 심의에서 여성의 동등한 대표성 보장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할 만큼, 한국의 여성 대표성 확대는 국제적 관점에서도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이 정치관계법과 당헌·당규에 명시된 여성할당 공천 규정을 엄격히 지키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이후의 공천 과정에서 여성을 적극 공천하여, 남성 중심적 기득권 정치 구조 해체 및 성평등한 정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의지를 유권자 앞에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18.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