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20만 청원완료, 응답만이 남았다.
정부는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하라.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달성되었다. 본 단체는 이 청원이 유야무야 성과 없이 끝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2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하는가,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인식한 이후에 어떤 행보를 보이는가에 따라 이번 정부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7월 28일 <그것이 알고 싶다> ‘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보도 내용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몇몇 개인 간의 문제인 줄 알았던 불법촬영과 촬영물 유포가 사실은 그러한 범죄 행위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자들에 의해 조장되고 있었고, 산업화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국민들의 분노는 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로 이어져 7만 명이 광화문으로 뛰쳐나오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올라온 청원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웹하드 사업자들은 ‘국산야동’으로 불리는 피해촬영물들을 유통하면서 돈을 벌고, 웹하드 콘텐츠를 필터링 하는 필터링 회사를 함께 운영하면서 피해촬영물 유통을 방조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장의사까지 함께 운영하여 본인들이 유통시킨 피해촬영물의 피해자가 찾아오면 돈을 받고 삭제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을 지속해오면서 몇 백억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부당수익을 창출했다.”
“웹하드는 피해자를 돈으로 보고 수익을 위해 살아있는 인간을 착취한 산업이었다. 피해영상이 유포되면 재생되는 순간마다 피해가 반복된다. 누군가가 시청하고 다운 받는 것 자체가 폭력이기 때문이다. 피해영상을 유통하는 것을 통제하고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규모를 줄이는 핵심이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결단 밖에 없다.”
그동안 웹하드와 같은 사이버성폭력 피해촬영물 유포 플랫폼은 음란물을 올린 유저의 잘못일 뿐 플랫폼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웹하드와 헤비업로더의 관계가 공공연하게 드러난 이상 웹하드 업체들은 이번 흐름에서 꼬리를 자르고 빠져나갈 수 없다. 국가와 웹하드 그 누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웹하드가 정말 피해촬영물의 유통을 막을 수 없었다면, 애초에 국가 차원에서 피해촬영물이 계속 유통될 수밖에 없는 이 불법적인 공간을 허가해 주지 않았어야 했다. 만약 피해촬영물 유통을 막을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국가가 이를 제대로 수사하고 강력하게 처벌했어야 했다. 웹하드가 이렇게 카르텔까지 이루게 된 지금까지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이제 정부가 답변할 차례다.
하나. 웹하드의 불법행위에 대해 대통령 직속 특별 수사단 구성하여 조사하라.
하나. 아청법 수준으로 디지털성범죄촬영물 유포자, 유통 플랫폼, 소지자 모두를 처벌하는 법안 신설하라.
하나.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의 유통과 삭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자 양진호를 처벌하라.
하나. 디지털성범죄 유통 플랫폼, 디지털장의사, 숙박업소 관련 앱, 스튜디오 촬영회 등 디지털성범죄물을 생산, 유통, 삭제하는 산업화 구조 자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
2018.08.28.
20만 청원 시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불꽃페미액션, 페이머즈, 찍는 페미, 한국성폭력상담소,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카이스트 대학교 여성주의 연구회 마고, 이화여성위원회, 성균관대여성주의 소모임 나은, 여성예술창작집단 말보라단, 백석대학교 페미니즘 모임 도담, 전주 여성주의 독서모임 리-본, 국민대 여성주의 모임 느릿느릿,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외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
[발언문] _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아림(김수연)
나는 사이버성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으나, 남성들이 이렇게까지 연대하여 여성을 죽이며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여성들의 신체가 철저히 재화로 취급되고 여성의 삶이 한낱 유희거리로 소비되는 현실이 단순히 저열한 인식을 지닌 남성 개개인으로 인함이 아니라는 것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금까지 웹하드는 비열한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고 이 사실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웹하드가 판매하는 피해 여성들을 소비하는 남성들은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산업에 가담하여 적극적으로 돈을 벌어들일 궁리만 했다.
남성들은 너무 오랫동안 여성을 착취해왔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여성은 물건이 아니다. 여성은 당신의 성욕을 풀기위해 존재하는 도구가 아니다. 당신이 순간의 즐거움을 위하여 피해 영상물을 시청할 때,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스러워 했는가. 나는 삭제지원을 하며, 요청을 듣는 척도 하지 않는 포르노 사이트들에 수없이 많은 삭제 요청을 하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 느꼈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하나의 상품이 되어서 남성들의 배를 불리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써 취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정부는, 문재인은, 응답하라. 피해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없이 외치고, 이러한 산업이 있다는 것을 수없이 외쳤는데도 국민 청원에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할 때까지 침묵했던 국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여성은 언제까지 사람답게 살 권리를 얻기 위해 싸워야 하는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언제까지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해야 하는가. 웹하드는 국내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폐쇄조차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는 웹하드 카르텔의 존재를 알면서도 아무런 제재도, 처벌도 가하지 않았다. 문재인은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투쟁하는 것이 단순히 무지몽매한 여성들이 선동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나의 국가에게 침을 뱉고 싶다. 국가가 지금까지 여성들이 흘렸던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응답을 기다리겠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생명을 보장하라. 그것이 국가의 유일한 책무이다.
[발언문] _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아림(김수연)
여전히 웹하드에는 처참한 영상들이 많이 올라온다. 어떤 영상은 술자리에서 어떤 여성의 술잔에 약물을 타는 모습부터 이후 완전히 의식을 잃어 모텔 침대 위에 여성을 뉘여놓고 성폭행하는 모습까지를 전부 담고 있다.
폭력은 진행 중이다. 이 폭력은 특별수사와 같은 국가의 의지가 아니라면 아마 계속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처참한 폭력의 현장을 앞에 두고 하는 그 어떤 변명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세상의 일은 마음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라는 말은, 말로 하지 않아도 이미 여성들이 온 몸으로 겪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에게는 선택지는 하나 뿐이다. 살기 위해 거리로 나오는 것. 그리고 정부의 선택지도 단 하나다. 더 이상 여성들을 폭력의 장으로 내몰지 않겠다는 결단 말이다.
국민들은 청원을 통해 정부에게 기회를 주었다. 부디 정부가 특별수사를 통해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을 처단하길 바란다. 이 마지막 기회를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