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참여연대의 D-의인상 보류를 환영하며 ‘취소’의 확정과 입장을 촉구한다
지난 12/6일(금) 시상식 직전, 참여연대는 양진호 회사 임원 D의 의인상 시상을 보류했다. D와 다른 공익제보자들이 함께 수상소감을 말하고 사진찍는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참여연대의 뒤늦은 긴급한 판단을 환영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임시보류를 ‘취소’ 결정으로 발표하길 참여연대에 요청한다. 이에는 설명과 입장이 필요하다. D의 수상 취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익’을 한국사회에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선 자리와 생각, 즉 입장이다.
D의 의인상 후보 발표된 후 여성운동가들은 참여연대에 전화를 걸고, 항의방문했는데 참여연대의 답변은 “알지만 바꿀 수 없다”, “안희정 사건 피해자를 의인상 선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견은 많다” 였다. 이는 다 옳다는 양시론, 다 이견이 있다는 양비론처럼 일견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양쪽’의 논란이 아니라 참여연대의 젠더 관점의 부재, 미투운동과 여성들의 싸움과 목소리에 대한 몰이해, 신뢰성을 형성하는 경로에 대한 편향이 원인 아닌가.
D-의인상 선정은 D가 언제 무엇을 제보한 것인지 꼼꼼히 파악하지 않고도 이루어졌다. 수상 보류하며 참여연대는 “사실관계와 수사 상황에 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전날까지는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반면 이번 수상자 중 한명인 안희정 사건 신고/피해자는 작년 2018년 의인상 후보로를 추천했지만 각하된 바 있다. 올해 수상자로 다시 선정된 연유를 문의하자 “재판중이라 보류했었다”고 답변했다. D는 양진호가 1심 재판 중임에도 수상자로 결정되었는데, ‘최종재판 이후’라는 기준은 그렇다면 성폭력 사안에만 적용되는 것인가?
무엇이 공익인가, 누가 의인인가
무엇이 공익인가는 관점에 따라서 판단의 자료, 논의 내용과 결정이 달라진다. 참여연대는 성폭력 사건과 미투 말하기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에 의존했던 것은 아닌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합리적’ 사회적 논란으로 고려했던 것은 아닌가. 반면 D에 대한 여성들의 비판은 간과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괴물같고 엽기적인 최고악을 격리하면 다른 젠더폭력 성착취 구조와 작동은 따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불평등과 위계, 권력의 사회적 구조를 깨나가며 발화하고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의인’이다. 그 깨나가야 할 사회구조에 성차별, 성착취가 있다. 성평등 관점과 사안을 알고 고려하는 것이 이 시대 의인을 만나고 연대하는 ‘입장’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 공익을 만들고 있는 참여연대의 D에 대한 최종 취소 결정과 입장을 기다린다.
2019년 12월 9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