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왔다_차별금지법
- 21대 국회는 지체 없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6월 29일, 평등 실현에 앞장선 10명의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데 이어서 6월 30일 오늘 국가인권위원회가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2007년 처음 발의되어 폐기와 철회되기를 반복하다가 2016년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된지 4년만이다.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세력들, 그리고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 못했던 국회와 정부로 인해 차별금지법은 지금까지 제정되지 못했다.
차별금지법이 없다는 것은 어떤 시간을 의미했고 무슨 결과를 가져왔는가? 차별이 있어도 구제하거나 시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국가가 소수자 시민들의 삶이 악화되도록 방치했음을 의미했다. 차별에 대해 공적으로 말하고 토론할 자리가 없었으며 평등한 관계, 삶, 사회에 대해 시민들을 교육하지 못했음을 의미했다. 그 결과 소수자에 대한 가짜뉴스가 사실인 것처럼 막무가내로 늘었다. 토론 없는 자리에서 ‘평등’은 5;5로 파이를 나누는 기계적인 의미로 좁게 해석되었으며 ‘역차별’과 같은 백래시가 더 많이 공론장에 등장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나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출신국가 등 여러 사회적 신분을 사유로 발생하는 차별을 규율하는 법이다. 모든 사람이 생애, 사회적 상황, 특정한 공간 등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다루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교세력은 성소수자에게만 국한된 법으로 왜곡했다. 이를 다수 의견으로 과장하고 재생산하는 정책결정권자들은 인권 보장 법제의 후퇴를 불러일으켰다.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49개 지자체에서 입법예고했다가 철회된 인권조례는 71건이었고 2014년 이후 차별금지 사유에서 ‘성적 지향’을 빼거나 ‘성소수자 보호 조항’을 삭제한 조례는 7개였다. (한겨레 "인권조례가 사라지고 있다.. 49개 지자체 7년 동안 71건 '철회'“ 20.04.03)
시민들은 국회와 정부가 끌어내지 못했던 ‘사회적 합의’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5%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90.8%가 ‘누구도 차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응답했다. 2016년부터 이어진 페미니즘 리부트, 2017년부터 이어진 미투운동,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함께 목격한 시민들의 당연한 응답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외쳤던 성폭력 없는 세상은 ‘성폭력’만 제거된 세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었던 권력 구조가 변화해야 함을 의미하고, 누군가 정체성이나 사회적 위치를 이유로 배제되거나 권한이 박탈되거나 불이익을 받거나 부당한 대우에 처하는 모든 차별의 과정이 바뀌어야 함을 의미했다. 시대적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명확하다.
9월이 되면 국회 본회의가 시작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헌법적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21대 국회는 어떤 사유도 후퇴없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
#때가왔다_차별금지법
#우리에게는_차별금지법이_필요하다
#나중은없다_우리가있다
2020.06.30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