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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미투운동 '너머' 피해자의 일상을 그리다 - 오거돈성폭력사건 대토론회
  •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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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30, 부산광역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오거돈성폭력사건 대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미투운동 너머피해자의 일상을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토론회는 코로나19 방역 관계로 현장에는 최소인원만 참석하였지만, -오프라인 모두 진행하여 권력형 성폭력을 다각도로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논의가 진행되었는지 궁금하시다면, 후기를 끝까지 읽어주세요!




토론회 전날인 1029일에는 민주당의 당헌개정 예고가 있었습니다. 민주당 출신 성폭력 가해자가 벌써 세 명이나 발생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당헌 제962항을 개정하겠다는 당원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로, 이에 반대하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성폭력사건 공대위와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대위가 함께 규탄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우리는 이미 변화했다>는 제목으로, 부산성폭력상담소 이다솔 팀장님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423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한 이후, 20201030일 토론회 전까지 부산성폭력상담소가 어떻게 피해자를 지원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맞느냐?” 고 질문하는 사람들로부터 겪은 2차피해로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이상한 상황에 마주치기도 하고, 피해자를 정쟁에 이용하는 정치권의 행태, 피해자 지원기관의 순수성을 의심하며 지원기관의 활동반경을 제약하는 데에 혈안이 된 상황 등 사건 이후 피해자와 지원기관이 마주하게 된 부조리한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공공부문 권력형 성범죄 예방을 위한 책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던 부산시청이 말 뿐인 대응책을 논의하며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규정 외의 것으로 기각하는 등, 실제로 피해자를 위한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요구대로 지자체장이 자진 사퇴한 점, 피해자의 용기에 화답해 변화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변하지 않은 사람들 역시 변해야 할 때라는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순서는 <권력형 성폭력의 도구화와 비전 없는 지역정치>라는 이름으로, 동아대 젠더어펙트연구소 권명아 소장님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권명아 소장님은 식민-냉전 통치술이 성차별을 어떻게 성애화하는지,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서의 젠더정치를 분석해 주셨습니다. 성폭력을 꽃뱀으로 발화하는 것으로 성차별적으로 신체화-성애화하며, 이런 방식은 한국 냉전 독재 체제의 산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성 신체를 성애화하여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 사용하면서, 이런 방식이 2020년 현재까지 살아남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동 개념을 통해 성폭력을 부정하고 부인하는 역동을 분석해 주셨습니다. ‘성폭력과 성차별, 성평등조차 권력 투쟁의 도구로 삼는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여성정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으며, 전문가 그룹을 자문 위원으로 포함시키고, 실질적으로 부산,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전반의 사회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세 번째 순서는 <오거돈성폭력사건 보도의 문제점과 변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박정희 사무국장님이 발표를 이어주셨습니다. 박정희 사무국장님은 오거돈 성폭력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사 특히 부산지역언론 - 의 관련 기사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본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보도되었는지에 집중해 주셨습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을 여자 문제 때문이라고 보도하거나, 피해자의 신상을 추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흥미 위주의 기사거리로 본 사건을 소비하고 있음을 꼬집었습니다. 또한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에 이입하여 가해자의 서사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본 사건을 정치쟁점화하여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계속하는 등 기사 전반의 문제점을 짚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재를 위해 무리하게 지원단체 사무실 근처에서 진을 치거나, 부산시청을 통해 피해자 정보를 빼내려는 등 취재윤리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도 짚어주셨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균등한 언론계 종사자 성비를 균등하게 맞춰야 하고, 보도준칙이나 자체 워크숍 등을 통해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 등을 내면화해야 한다고 짚어 주셨습니다. 사건 이후 부산 지역 언론사인 국제신문에서는 <국제신문 성범죄 보도준칙>을 제정하는 등 작은 변화는 있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준칙 제정 이후 실제로 내부 구성원들이 얼마나 적용하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점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를 넘어 성차별적 구조의 변화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님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이미경 소장님은 안희정 성폭력사건과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지원을 이야기하며, 사건 해결을 위한 피해자의 힘이 모여 유의미하게 연결-연대하고 있음을 짚었습니다.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오거돈 성폭력사건 모두 진상규명 단계조차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하며,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적 기준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함을 짚었습니다.

 

강간을 포함하여 성폭력을 신변 안전 및 육체적, 성적, 정신적 온전성(integrity)에의 권리에 반하는 범죄로 특정짓고, 부부강간, 지인강간, 데이트 강간을 포함하여, 성범죄의 정의가 자유로운 동의의 부재에 기반을 둔 강압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장하라

 

또한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한국정부에 권고한 내용 중 직장 내 성희롱 사례에 대한 예방과 효과적인 관리 및 감독 체제를 확립할 것”, “학교, 대학, 군대를 초함 공공기관에서의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 보장, 보고 및 상담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엄격한 비밀보장을 강조한 점을 짚어 본 사건의 본질이 직장 내 성폭력임을, 직장 내 성폭력이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행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습니다. 성폭력 조장하는 직장 내 성차별적 구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성평등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점, 성평등한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 모두 연대해야 함을 마지막으로 발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권력투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과 오거돈 성폭력사건이 정의로운 해결을 이뤄낼 수 있도록, 그리고 피해자가 즐거운 일상으로 돌아올 그 날까지 많은 분들의 지지와 연대를 부탁드리며, 두 사건 모두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이 후기는 사무국 닻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