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과 변성완 예비후보는 2차가해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권력형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과 변성완 예비후보는 2차가해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지난 1월 28일 권력형성폭력가해자 오거돈이 사퇴 9개월이 지나서야 기소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월 29일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인터뷰에서 오거돈성폭력사건에 대해 ‘개인 문제’로 일축하는 망언을 내뱉은 사실이 밝혀졌다. 권한대행 시절 2차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발표한 변 예비후보가 성폭력 사건 축소에 앞장서며 2차 가해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작년에도 몇 차례 정치권에서 오거돈의 성폭력사건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사건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목도했었지만, 부산시청 내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책임이 있는 권한대행이었던 변 예비후보마저 기성 정치권과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허탈할 지경이다.
변 예비후보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우려되던 지점들이 있었다. 시청 내 업무용 컴퓨터에서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불법적으로 습득하여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기자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친 항의면담을 통해 피해자 측이 답변을 요구하였지만, ‘답변하지 않겠다.’는 답변만을 전해왔을 뿐이었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직무는 유기한 채, 선거에 출마하기에 앞서 언론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피해자 1명도 책임지지 못한 권한대행이 부산시민을 책임지겠다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것이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인터뷰에서 보여준 변 예비후보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은 처참할 지경이다. 변 예비후보의 인터뷰는 직장 내 성희롱을 비롯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랜 시민들의 노력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망발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에서 중요한 것은 성희롱·성폭력 없는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막기 위한 여러 절차나 대응 매뉴얼들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직장 내 성폭력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부가 성찰하고 변화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권력형 성폭력이 발생한 그 배경에는 부산시청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직장 환경이 놓여져 있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성인지 감수성이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의 무책임함이 존재한다. 민주당은 자기 정당 소속후보의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성폭력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권력형 성폭력을 방관하고만 있다.
우리는 지난 9개월간 경찰, 검찰의 시간 끌기식 조사와 궁색한 이유로 두 번이나 구속을 기각하는 법원을 보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해자의 권력을 실감했다. 이 사건이 고작 ‘개인 문제’였다면 가해자도 인정한 강제추행 사건의 기소가 9개월이나 미뤄지는 사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치권과 변성완 예비후보에게 요구한다. 오거돈의 성폭력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지금이라도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당 차원에서, 선거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라. 자신들이 공천한 후보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어 사퇴하는 경천동지할 사건을 그냥 덮고 넘어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길 바란다.
2021. 2. 16.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피해자 입장문>
최근 오거돈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려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일부 후보들의 행태에 크게 분노합니다.
정치권에 부탁드립니다.
앞뒤 안 맞는 말로 사건 축소에 앞장서실 바에는
차라리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사건 직후 '2차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앞다퉈 언론 앞에 나섰던 분들께서
스스로 2차가해자가 되는 우스운 상황은
보고싶지 않습니다.
정치권으로부터 그동안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회복 대책을 원할 뿐입니다.
다만 그전에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은 멈춰주셨으면 합니다.
정치인이기 전에 양심 있는 인간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하게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