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울림에서 진행한 회원소모임, <2020 페미니즘 신간 읽기 모임: 나는 싸우기 위해 읽는다>가 매월 알차고 흥미롭게 진행되어왔고, 올해에는 기존회원들과 더불어 새로운 참가자들의 신청을 받아 <2021 페미니즘 신간 읽기 모임: 나는 싸우기 위해 읽는다> 를 시작하였습니다.
첫 모임의 책은 『아주 오래된 유죄(김수정 저, 한겨레출판, 2020)』로, 저자인 김수정 변호사님이 20여 년간 여성인권변호사로 활동하시면서 경험한 법적 투쟁기입니다. 이 책은 한국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성폭력, 아내폭력, 호주제, 여성의 재생산권, 이주여성, 전쟁과 여성폭력 등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들과 저자가 지원했던 사례들을 함께 풀어내면서 법의 남성중심성, 법의 변화과정,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법 규정과 해석의 문제들을 읽기 쉬운 따뜻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먼저 각자 자기소개를 하였고, 책을 읽은 전체적인 소감과 함께 논의하고 싶은 주제들을 공유하였습니다. 디지털성폭력과 과학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종 가전제품들이나 안내방송들, 최근의 이루다 등을 비롯하여 돌봄과 감정, 서비스의 주체는 왜 여성의 목소리로 대표되는지, 특정한 일부의 영역들이 여성화되는 현상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또한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의 현황과 생존권 문제, 선주민 중심의 정책과 문화, 낙태죄의 문제점과 여성의 재생산권리, 코로나/재난과 여성노동의 불안정성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더불어 저자가 서술하듯이 법적 투쟁의 과정에서 요구되는 ‘과학적 증명’과 페미니즘 시각이 함께 견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는데요, 특히 성폭력적 상황에서 cctv 등이 어떻게 가해자들에게 유리한 증거로 활용되는지, 사회 전반적으로 법적 의존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여성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상상력들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하였습니다.
이번 달 모임에 함께 하신 분들은 다양한 지역과 연령대, 다양한 직업과 전공 분야에서 계시는 분들로, 이렇게 다른 경험들은 서로의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궁금증을 자극하는 동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달에는 『페미니즘을 퀴어링(미미 마리누치 저, 봄알람, 2019)』을 읽고 4월 27일에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이야기들이 더욱 기대되는 첫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이 글은 부설연구소 울림의 책임연구원 파이(김보화)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