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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에 무지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야 말로 ‘옛날 얘기’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라.
  •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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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에 무지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야 말로 ‘옛날 얘기’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라. 


오늘(2/7),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도·보수에선 여가부가 역사적 기능을 이미 다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다.(...)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다.”라고 발언했다.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은 과연 “옛날얘기”인가.

세계경제포럼(WEF)의 2021년 세계성별격차보고서(The Global Gender Gap Report)에 의하면 한국의 성격차 지수는 156개국 중 102위다. 또한 성별임금격차는 OECD국가 중 가장 크다(32.5%, 2019).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은 8.5%(2020년 기준), 기업(상장법인) 여성임원 비율은 5.2%(2021년 1분기 기준)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윤 후보가 몸담았던 검찰의 경우에도 간부급 검사 중 여성 비율은 부장검사급 17%, 차장검사급 8%, 검사장급 5%(2020년 9월 기준)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해고되었다. 2020년 여성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7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남성 취업자 수 감소폭에 비하면 1.7배 더 큰 규모다. 여성의 안전 또한 디지털 기술 기반 성범죄로 인해 더욱 위협받고 있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범죄 피해자는 총 4,973명으로 2019년(2,087명) 대비 2.4배 증가했으며, 피해자 중 81.4%가 여성이다.

이 수치들을 개인적인 문제들로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는 성평등 국가 실현이라는 대통령의 중요한 책무를 망각하고, 성차별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는 윤 후보의 발언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성차별’은 성별로 인한 ‘구조적’ 차별을 내재하는 단어이다. 성차별은 여전히 공고한 가부장제 남성중심사회에서 남성과는 구분되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경험하는 실재하는 사회문제이다. 
대통령의 역할은 한국사회에 놓인 다양한 문제에 대한 ‘구조적’ 해결에 힘쓰며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조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성차별의 현실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윤 후보의 태도는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는 인지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인 ‘지금의 얘기’다.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적 영역에서 배제되거나, 채용·배치·승진·임금에서 차별받거나, 젠더폭력이라는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성차별·성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냈고, 국가와 사회를 향해 변화를 요구해왔다. 윤 후보는 여성들의 현실과 요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여성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성평등 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윤 후보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나 역사적 기능 운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평등 추진체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라. 



2022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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