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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2022-04-29
  • 747


  1.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 여성단체 기자회견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일시 : 2022년 4월 27일(수) 오전 10시

    ■ 장소 : 국회 앞 기자회견 장소


    ■ 사회 : 신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발언

    - 발언1 : 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 발언2 : 동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발언3 : 이정인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 발언4 : 진은선님(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소장)

    - 발언5 :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 발언6 : 밍갱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 발언7 :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기자회견문 낭독

    -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기자회견문]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촉구 여성단체 기자회견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한국사회는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전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차별과 혐오의 정치에 앞장섰고, 차기 여당 국민의 힘 대표는 20년간 싸워온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비문명’이라 폄훼하며 새 정부의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의 우위를 자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그 권력을 기반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수많은 차별을 삭제하고 부정하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주소이다. 차별혐오를 선동하고 성평등을 가로막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빠르게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미루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국민의 힘이 반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아서라는 더불어 민주당의 이야기는 기득권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자명하게 드러났으며 국회의 책임방기로 시민들의 삶은 차별과 혐오에 방치되고 있다. 

우리는 비장애-남성-이성애-가부장 중심의 젠더 권력에 기반한 불평등 사회를 매일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삶 자체가 구조적 성차별 위에 위태롭게 놓여있을 수밖에 없으며 일상에서 차별을 직면하게 된다. 장애여성은 시설안팎에서 보호라는 이름으로 시설화된 삶을 강요받고 있으며, 비혼모 여성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정상가족 프레임의 사회적 편견에 직면해야 하며, 이주여성은 한국 남성과의 결혼이라는 전제 하에 체류권을 보장받는다. 10대 여성의 성적권리는 언제나 유예되어야 하고, 비정규직 여성은 성차별이 만연한 노동현장에서 우선해고의 불안함을 견뎌야 하며, 기혼여성의 독박육아와 경력단절은 엄마로서 당연하게 요구받으며, 트랜스젠더 여성은 생물학적 성별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차별받으며, 성매매여성은 젠더기반 폭력의 최전선에 있다. 다양한 여성들이 나이, 가족형태, 국적, 성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등이 교차되어 차별을 복합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와 같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여성들의 구조적 차별을 무시한 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양성평등 관점 등 성별이분법으로 더욱 강고해진 성차별에 대해 아무 대안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말하며,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사회통념, 법과 제도의 변화를 위해 싸워왔던 역사적 맥락과 투쟁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 무지의 발로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는 오랜 여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치열한 투쟁을 통해 힘겹게 이룩해 온 ‘성평등’의 가치가 후퇴하지 않기 위한, 제대로 지켜내기 위한 목소리이고 정당한 요구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삭제되고 부정되어 온 권리, 드러나지 않아야 했던 그리고 드러나지 못했던 수많은 차별을 알리고 가시화하기 위해 지난 15년 동안 연대하며 싸워왔다. 10만 국민동의청원, 서울에서 부산까지 30일간 도보행진을 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냈다. 지금은 4월 제정 쟁취를 위해 미류와 종걸 두 활동가가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사회에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도대체 얼마나 더 말해야 하는가. 

국가에서 시행하는 법과 정책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누구의 권리도 배제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한국사회에서 성평등 권리 실현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제도 안에서 누락되고 조명되지 못하는 권리들이 현장에는 너무나도 많다. 더 이상 사회적 합의 운운하지 마라. 존엄한 기본권에 합의는 있을 수 없다. 

성과 재생산권리, 탈시설 권리, 다양한 가족구성권, 성평등한 노동현장, 강간죄 개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모자보건법 제14조 폐지 등 그동안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다양한 여성들의 권리들에 대해 성평등 관점으로 책임지고 보장하라. 여성운동은 성차별에 반대하며 직장, 가정, 학교, 시설, 돌봄현장 등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일상의 현장 곳곳에서 평등을 말하고 함께 싸울 것이다. 평등의 시작은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투쟁으로 더욱 힘 있게 해 나갈 것이다. 성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싸워온 역사와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드시 해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 힘 두 거대양당과 국회는 더 이상 목숨을 건 투쟁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모두를 위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4월안에 당장 제정하라. 우리가 바라는 평등과 권리는 촘촘하게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연결된 연대의 힘으로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반드시 쟁취해 낼 것이다. 그것이 차별과 혐오 선동에 인권의 역사가 후퇴하지 않고 모두의 존엄을 위해 다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2022년 4월 27일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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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 여성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