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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올행정시스템의 문제점에 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 공동 의견서
  • 2008-07-30
  • 3346
 


새올행정시스템의 문제점에 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 공동 의견서



1. 여성폭력피해자의 사생활 침해와 신변 안전 위협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의 피해를 경험한 사람의 신상정보, 상담일지 등은 민감한 개인정보이다. 이러한 개인의 신상정보들이 노출될 경우 차별의 근거가 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때문에 각 상담소와 쉼터에서는 피해자의 상담내용과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성폭력 피해를 상담한 것을 이유로 새올행정시스템에 개인의 신상정보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통합전상망에 등록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 또한 이런 정보가 유출될 경우 신변 안전을 위해 상담을 청했던 것 때문에 피해자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또한 새올행정시스템에 의하면, 여성폭력피해자 뿐만 아니라 여성폭력 상담활동가의 가족사항, 주소 등의 세세한 개인정보도 등록하게 되어 있는데 이 또한 유출될 경우 상담활동가 또한 가해자로 부터 신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2. 필요시 최소한 수집의 원칙 등의 국제가이드라인


정부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새올행정시스템처럼 정보를 한 곳으로 집적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 정보 노출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 규약에도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개인정보를 집적하는 것으로 인한 인권침해의 문제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지하여 ‘개인데이터의 국제유통과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가이드라인(OECD)’이 마련되어 있다.

이 가이드라인의 주요 취지는 개인의 신상정보는 필요시에만 제한적, 최소한으로 제한적으로 수집되고 정보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3. 정보인권 침해


1) 개인 신상정보의 중앙 집적은 정보인권 침해


성폭력 피해에 대한 관련 기록들을 정부의 중앙전산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인 새올행정시스템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중앙에 집적함으로써 개인정보의 접근가능성을 확대하고 노출의 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정보관리방식이다.

특히 온라인상의 개인정보가 해킹에 의한 유출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고, 때문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방대한 개인의 정보를 목적과 필요성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집적하고자 하고, 정보의 이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원칙과 방법을 명확히 규정하지도 않았다. 이는 오직 공무원의 업무편의를 높이는 행정의 효율성에만 치중하여 추진하는 것으로써 행정편의적 발상이기에 새올행정시스템 자체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근본적 문제이다.


2) 행정 효율성을 위한 인권침해


지난 5월 26일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는 여성부에 공문을 통해 새올행정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고, 이에 여성부에서는 ‘전자정부를 구현하여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추진하였다’라는 답변을 했다. 즉, 새올행정시스템의 목적과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답변을 되풀이 하였다.

정부는 전산화로 효율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을지는 모르나 현재의 새올행정시스템은 상담 현장 업무의 효율성을 낮추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한 예로, 실제 각 상담소나 시설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상담일지, 전화상담의 경우 내담자에게 묻지 않도록 되어 있는 주민번호, 성명 등의 입력, 익명자로 입력했을 경우 자료 찾기의 어려움, 개별 상담소가 원하는 다양한 통계 활용 방안의 부재 등 전적으로 시스템을 위한 입력 업무가 발생한다. 

설령 행정시스템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면 인권보장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책을 수행해야만 한다.


3) 우려가 아닌 실제 인권침해 발생


실제로 현재 일부 사용되고 있는 새올행정시스템은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정보노출 사고를 발생시켰다. 이를 통해 전면적으로 새올행정시스템을 시행한다면 정보노출로 인한 정보인권 침해와 신변위협이 얼마나 많이 발생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공무원이나 공무원과 친밀한 사람이 가해자일 경우 피해자의 정보가 중앙집적 되어 있는 전산시스템에 접근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피해자의 정보를 알아내서 2차, 3차 반복해서 가해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위험이 있다.

 

우리의 주장

개인의 신상정보는 필요시에만 최소한으로 수집하도록 제한하고, 정보의 접근성도 최소화해야 한다.

<새올행정시스템 사용으로 인한 여성폭력 피해자 정보노출 사례>에서 보듯이 정보에 대한 접근자가 확대될수록 노출 위험도 함께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또한 담당자의 정보인권에 대한 감수성에 따라 업무 시 정보노출로 인한 인권침해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여성폭력피해자들에 관한 정보를 중앙 집적하여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업무효율성만을 위해 행정전산화를 진행하는 것은 정보인권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중앙 집적 방식의 새올행정시스템 및 행정전산화 시스템 사용을 반대한다.

여성부의 존재이유에 여성인권의 증진도 포함되어 있다면 여성폭력 피해자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새올행정시스템과 같은 중앙집적식 전산화 시스템은 반드시 폐기해야 할 것이다.

이에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다시 한번 여성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폭력방지사업에 관련된 새올행정시스템의 비롯한 행정전산화 시스템 시행에 대한 전면 검토 및 폐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08년 7월 28일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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