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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책 소모임(아마 월간 00 수혈) 세 번째 만남
  • 2023-10-31
  • 1005

* 일시 :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19:00~21:00

* 참여자 : 지니, 감이, 희진, 승아, 수경

* 이달의 주제 : 페미니즘, 여성서사, 여성만화

* 이달의 책 : <<마이 브로큰 마리코>>


세 번째 북클럽 모임이 있던 저녁. 퇴근 후, 복작복작한 합정역에 내려서 상담소에 다다랐다. 저번주엔 아파서 참석하지 못했기에 두달 만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가 모임지기이다. 조금 긴장이 되었다. 이번 모임의 참여자 분들이 모였다. 대부분 이달의 책인 마이 브로큰 마리코를 가지고 오셨다. 내가 추천한 책. 재미없었으면 어쩌지. 민지님은 어떻게 진행해나가셨던거지? 걱정과 긴장 탓에 자리에 없는 민지님만 찾았다.

바로 책 설명을 할까 하다가 감이님의 환기로 간단히 근황을 나눴다. 수경님은 오늘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자리였다. 조근조근하고 맑은 인상이 기억에 남았던 수경님은 마이 브로큰 마리코를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고 했다.




10월의 책은 장르에서 다른 때와 차별성을 두었다. 바로 만화. 10월의 모임에는 페미니즘의 주제를 담은 만화를 추천했다. 그 중, 히라코 와카 작가의 <마이 브로큰 마리코>가 이달의 책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인 마리코가 자살하고 난 후, 친구 시이(마리코가 부르는 애칭, 본명은 시이노)가 마리코의 유골함을 가족에게 빼앗아 같이 여행을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돌아가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나누었다.


나눈 이야기들

통쾌한 부분이 있다. 피해자를 위해 가해자에게 칼을 겨누는 장면은 꽤 통쾌했다.
일종의 대리만족. 만화라서 가능한 판타지같은 부분이 있다.
가해자가 눈물을 보이는 장면. 이건 무슨 의미람? 갑자기 죄책감이라도 느끼는 연출인가? 아니면 그저 악어의 눈물? 어느 쪽이든 이해가지 않았다. 그리고 가해자와 아내 캐릭터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쓰이기만 한 것 같아 아쉽다.
주변의 친구들과 시이가 참 닮았다. 공감이 되던 마리코의 대사는 이것, 「‘네가 잘못했다’고 말해줘…! 안그러면 이상하잖아? 앞뒤가 안 맞잖아…?」 나도 비슷한 생
각을 한 적이 있다.
현실의 일어나는 폭력이 소재지만 구성이 판타지 같다. 낭만스럽게 그려진 부분이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슷하게 마리코를 연약하고 처연하게 묘사하는 장면
이 많다. 피해자다움을 강화하는 것은 아닐까?
극적이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가능했다. 내 경험과 비슷한 직접적인 이야기였다면 못 읽었을 것. 다른 사람의 이야기여서 읽을 수 있었고 약간 다르지만 공감할 수
있어서 혼자가 아닌 느낌이 들었다. 똑같은 피해 vs 약간 다르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두 개의 느낌은 또 다를 것
자해 등 트리거를 유발할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책을 추천할 때 이부분을 참고하여 추천하면 좋겠다.
페미니즘보다 휴머니즘에 가까운 이야기. 시이를 도와준 남자 캐릭터도 사연이 있어 보이던데. 그 남성 캐릭터와 젠더폭력 경험이 고통스러워 죽고 싶은 여성 캐릭터의 고통은 그래도 다르지 않을까 싶다.
피해자로서 마리코도 이해가 가고 피해자의 주변인으로서 시이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나는 어떤 주변인이 될 지 고민하게 만든다.



다양한 여성작가의 여성서사 만화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주제를 정했다. 희진님의 말처럼 은근 여성주의 만화가 많다. 디깅하는 즐거움도 있으니 많이 읽어주었으면 한다! 이외에 내가 가져온 다른 책을 추천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책에 대한 감상평과 같이 개인의 경험을 서로 나누는 자리가 되었는데 그게 무척 뜻 깊었다.


내 경험이 너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 책마다 키워드를 정해 키워드로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마이 브로큰 마리코> 키워드

내가 생각한 <마이 브로큰 마리코>의 키워드는 #만화 #가정폭력 #여성연대 #트리거 #자해 #자살 #무겁지않은 #네잘못이아니야


<10월의 책 추천 리스트 (페미니즘 주제를 담은 만화)>


<발화> 영재영: 구입처 바로가기 


<한 점 부끄럼 없이> 뻥 : 구입처 바로가기


<안 할 이유 없는 임신> 노경무x쏘키 (애니메이션이 먼저 나왔다. 애니메이션도 무척 추천!!)웹툰 전편 바로보기


<다섯명의 혜석> 모꼬지 코믹스 : 구입처 바로가기


<여섯잎 클로버> 모꼬지 코믹스 : 텀블벅 구입처(마감)


<콘스탄쯔 이야기> 김민정 : 웹툰 전편 바로보기


<단지> 단지 : 웹툰 전편 바로보기


<며느라기> 수신지 : 구입처 바로가기


<곤> 수신지 : 구입처 바로가기


<정년이> 서이레 글, 나몬 그림 : 웹툰 전편 바로보기


<오오쿠> 요시나가 후미


[11월 예고] 11월의 주제는 임신중지와 여성의 몸

* 함께 읽을 책: <붉은 선> 

* 11월 모임지기: 희진

* 임신중지, 여성의 몸, 섹슈얼리티 관련 추천리스트 챙겨오세요


책모임의 추천리스트는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이 글은 10월의 모임지기 지니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2)

  • 승아
    2023-11-02

    오! 아침에 읽으니 더 좋네요. 이렇게 글로도 패미에너지 수혈 받을 수 있군요 ㅎㅎ얘기 나눴던 중점들을 칼라까지 다르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아주 잘 복기/복습 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지니님 ??

  • 희진
    2023-11-01

    지니님 고생하셨습니다~ 강인한 마음들 수혈받는 시간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