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활동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후기] 2023 한해보내기 페미오락관, 자원활동가 너굴이 전해드립니다
  • 2023-12-22
  • 761



안녕하세요, 자원활동가 너굴입니다.

지난 12월 1일 저녁 7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2023 한해보내기: 〈페미오락관〉’이 열렸습니다!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페미오락관〉은 가족오락관의 컨셉을 가져온 행사였는데요, 재밌는 게임과 안젤라 어워드가 차례로 진행됐습니다. 페미들이 함께 모여 연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 하나둘씩 도착한 참가자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이 제공됐는데요, 유부·참나물·참치 김밥, 어묵탕, 떡볶이가 준비됐습니다. 행사 장소인 이안젤라홀에는 다양한 비건 간식과 귤도 준비돼 든든함을 더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저녁 7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는데요, 이번 〈페미오락관〉의 사회는 유랑과 도경 활동가가 맡았습니다. 유랑과 도경 활동가는 귀여운 머리띠를 쓰고 재치 있게 〈페미오락관〉을 이끌어줬습니다!

참가자들은 총 3팀을 구성했는데요, 팀 이름 겸 구호는 각각 ‘기선’, ‘야’, ‘불펨’으로 정해졌습니다.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구호를 외쳐 참여해야 하는 게임이 많았던만큼 짧고 강렬하게 임팩트를 전달할 수 있는 이름이 선정됐던 것 같네요! 저는 ‘기선’ 팀에 함께 참여했고, 팀별🌟구호를 외친 후 드디어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 게임인 ‘불꽃 튀는 자화자찬’은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코너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기소개만 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으니 추가된 규칙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모든 팀원이 자기소개를 마치는 시점이 정해진 시간과 딱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기소개 시 본인에 대한 칭찬을 반드시 포함하는 것이었어요. 1인당 10초씩 시간이 배정됐고, 참가자들은 ‘추위를 덜 탄다’, ‘누우면 바로 잠들 수 있다’ 등 유쾌한 셀프칭찬을 포함해 자기소개를 이어갔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춘 팀은 한 팀도 없었기 때문에 가장 근접한 시간대에 모두가 소개를 끝마친 팀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다음 게임은 ‘줌-인 카메라’였는데요, 확대된 물체의 사진을 보고 어떤 물체인지 맞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귤껍질, 고양이, 상담소 로고, 에그타르트 등 재밌는 문제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어려웠던 문제였던 상담소 협판은 오매 활동가가 힌트 하나만 듣고 바로 정답을 맞혔는데요, 모두가 놀란 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게임은 ‘달리는 그림퀴즈’였습니다. 팀원 5명이 주제별 제시어를 보고 한 사람당 5초의 시간 안에 그림을 그려 완성한 후, 맞히는 사람은 그림을 보고 제시어를 맞혀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주제로는 장소, 속담, 직업이 있었습니다. 장소에는 해변, 경복궁, 시청 광장, 속담에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직업에는 물리치료사, 활동가, 모델 등 다양한 키워드들이 제시됐습니다. 그림을 맡은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키워드의 핵심 부분을 그려내는 데 힘썼습니다. 특히 게임 도중 패드의 펜이 아닌 지우개가 활성화되며 그림이 지워지는 경우를 모든 팀이 겪었는데, 당황스러워하던 모두의 표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사구동성’이었는데요, 네 명이 네 글자짜리 한 단어를 한 사람당 한 음절씩 맡아 동시에 외치면 맞히는 사람 세 명이 단어를 추론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여성의 날’, ‘페미니즘’과 같은 단어부터 ‘아보카도’, ‘파인애플’ 등 과일류, ‘선우정아’, ‘르세라핌’과 같은 가수 이름, ‘자중지란’, ‘감개무량’과 같은 사자성어까지 제시어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오매 활동가는 ‘르세라핌’을 모르는데도 입 모양을 통해 추론해서 정답을 맞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함께했던 ‘기선’ 팀이 모든 문제를 맞혔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점수 합산 결과 최종 우승팀은 ‘야’ 팀이었고, ‘기선’, ‘불펨’ 팀이 차례로 2, 3등을 차지했습니다. 1등 팀에게는 장갑, 2등 팀에게는 2024 다이어리, 3등 팀을 포함한 모두에게는 귤을 마음껏 가져갈 기회와 책 한 권(‘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맨발로 도망치다’ 중 한 권), 양말 한 켤레씩이 주어졌습니다. 저는 행사 전에 닻별 활동가, 가을 자원활동가와 함께 책과 양말 선물 세트를 포장했는데, 선물을 받고 좋아하시는 분들의 표정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안젤라 어워드 시상이 진행됐습니다. 안젤라 어워드는 상담소의 한 해를 빛내준 사람에게 수여되는데요, 올해의 수상자는 호연, 김헵시바/허수빈, 해주 님이었습니다. 호연 님은 성문화운동팀의 주요 프로젝트 “동의를 질문하며, 위험 너머 나아가기”를 비롯한 여러 사업에 참여하고 고견을 나눠주셨습니다. 김헵시바/허수빈 님은 ‘2023 후원의 밤: 〈페미본색〉’의 주요 디자인을 맡아주셨고, 행사 취지를 고려하며 적극적으로 협업에 임해주셨습니다. 해주 활동가는 상담소의 재정을 비롯해 여러 살림살이를 함께 살피면서도 상담팀에서 진행한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에 참여해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수업 보조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상담소의 한 해가 잘 마무리될 수 있게 여러모로 기여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안젤라 어워드까지 마치고,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도 함께 찍으며 ‘2023 한해보내기: 〈페미오락관〉’ 행사는 모두 마무리됐는데요. 저는 일정상 어려웠지만 시간이 되는 분들은 뒤풀이까지 참석해주셨습니다. 2023년 한해보내기 행사를 함께하며 우리가 연결돼 있음을 느꼈고,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상담소가 걷는 길에 동행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2023년 끝까지 잘 마무리하시고, 2024년 잘 맞이하시길 바라요! :)


<이 후기는 자원활동가 너굴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