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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24차 총회
  • 2024-02-01
  • 1003


2024년 1월 31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국제회의장에서는 180명이 모인 열기 속에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24차 총회가 열렸습니다. 

전성협 총회는 세 파트로 나뉩니다.
1. 오전세션 _ 성폭력 수사재판과정 디딤돌 걸림돌(시민감시단) 시상, 아름다운 세월상, 특별상 시상
2. 점심세션 _ 지역권역별 회의
3. 오후세션 _ 전성협 정기총회 (결산 승인,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대표부 및 운영진 선출, 기타 안건 등) 


1. 2023년 성폭력 수사재판과정 디딤돌 걸림돌은 아래와 같이 시상되었습니다. 

■ 디딤돌 

1. 울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손영남 경위
 <지적 장애인 피해자의 특성을 반영한 수사로 진술의 신빙성 입증을 위해 노력하다>

2.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대 이하나 경위
 < 해외서버에 기반한 디지털 성범죄를 적극적 수사하여 법망을 촘촘히 하다 >

3.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과 나원우 경감
<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위한 섬세한 수사로 진술 번복의 한계를 극복하다>

4.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반정모 판사, 박수진 판사, 강상우 판사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려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 협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적극적 동의가 없었다고 해석하여 처벌하다>

5.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제1형사부 강지웅 판사   
<피고인의 위력을 이용한 2차 가해의 책임이 누구인지 명백히 밝히다>

6.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이종채 판사, 조정용 판사, 김찬미 판사
 <유일한 증거인 지적 장애인의 증언을 판단 근거로 채택하고 사건을 피해자의 맥락에서 해석하여 판결하다>

7. 대전지방법원 제4형사부 구창모 판사, 김기호 판사, 송현섭 판사
<가해자의 형식적 반성과 부당 감형 자료를 바탕으로 한 법원의 감경 관행에 경종을 울리다> 

8.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형사부 백강진 판사, 강지엽 판사, 박성수 판사
<피해자의 성적 이력을 강조하는 변론을 법정에서 엄히 제지하다> 

9. 대법원 제3부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이흥구(주심), 대법관 오석준
<누군가의 성적 이미지(가공물)를 일방적으로 게시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모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첫 판례가 되다> 

10. 대법원 전원합의체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주심),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이었던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최협의설을 폐기’하다> 


■ 걸림돌

1. 전라남도 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 송영주 경위, 김정환 경위
<장애인 피해자에 대해 권리보장도 하지 않은 채 장애에 대한 몰이해로 2차 피해를 주다>

2. 수원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박진영 경위
<가해자 신병확보를 하지 않은 채 피해자 조사 시 무고죄를 언급하는 등의 미진한 수사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하다>

3. 전주지방검찰청 형사1부 천안문 검사
<피해자 유발론으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며 철저하게 가해자 관점에서 해석하다>

4.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제1형사부 이동희 판사
<가해자의 일방적인 공탁을 감경 요소로 보고 의제강간의 입법취지를 망각하다>

5.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형사1부 김형진, 강지성, 박동욱 판사
<일반인의 범주에 여성은 배제한 채 가해자의 의도와 고의성을 간과하여 판결하다>

6. 대법원 제2부 이동원 대법관(재판장), 조재연 대법관(주심), 민유숙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왜곡된 관점으로 준강간 법리 판단의 잘못된 기준을 제시하다>


■ 특별디딤돌

1.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 제1위원회
 <법관이 재판 도중에 행한 발언으로 인격권을 침해한 것에 경종을 울리다>

2.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이기림 활동가 
 < 잊힌 피해자의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연대를 조직하여 끝까지 동행하다 >


■ 특별걸림돌

1.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과
<피해자가 신청한 판결문 발급조차 재판부 허가 사항으로 만들어 피해자의 정보접근성을 요원케 하다> 


디딤돌 사례는 감동적이고,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구나 싶지만, 걸림돌 사례는 읽으면서도 놀라운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성평등한 성폭력 수사 재판의 양극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상이 있고 나면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도 영향이 있고 사례들이 알려진다고 하니 꼭 벤치마킹(디딤돌), 배우기, 반면교사(걸림돌)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게 됩니다. 


특별상은 <가장보통의준강간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오랫동안 피해자 지원과 분노스러운 무죄 확정 판결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한 천주교성폭력상담소가 수상했고, 형사공탁제도 시행 1년을 심층보도로 다룬 창원KBS 기자들이 수상하셨습니다. 


아름다운세월상은 성폭력상담소에서 10년간 일한 멋진 활동가들께 드리는 상인데요, 올해는 역대 최고로 많은 인원이 받으셨습니다. 수상소감에서 제일 많이 등장한 단어는 바로바로 '연대'였어요. 2012년 성폭력 관련 법체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활동가들이 많다고 하니 지난 10년이 그래도 현장이 튼튼해져온 시간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너무 감동적인 시간이었어요. 



2. 점심에는 서울인천권역 회의가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2년동안 전성협 서울인천권역은 이레성폭력상담소 소장님께서 대표를 맡고, 그 전까지 권역대표를 하셨던 꿈누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님은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겨 활동하기로 하셨습니다. 축하하고, 연대합니다 :)



3. 총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전성협 정책대응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정책대응팀 활동을 보고했는데요, 후기에서도 공유합니다. 정책대응팀은 정기회의, 성폭력 법/시행령/지침(안) 개정의견 개진, 워크숍과 더불어 2023년에는 폭행 협박 없는 강간 상담 분석을 위해 4,765건을 집계하고 분석, 국회토론회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형사공탁 특례제도 시행 이후 감경 상황과 현황을 보기 위해 66건의 사례를 제보받아 분석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여성폭력 예산삭감 문제에 대한 대응도 9월부터 12월까지 이어가는데 마중물 논의를 했습니다. 






2024년에도 대응할 일이 많은 한해일 것 같은데요, 뜨거운 연대와 상호 배움을 통해 한걸음 힘차게 함께 걷는 반성폭력운동 동료들, 전국의 성폭력상담소들일 것이라서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또 여러 활동과 소식으로 회원들께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