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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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경찰서의 여성노동자 성폭력 사태 규탄한다!
혜화로터리 근처의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는 학습지 선생님들이 600일이 넘게 노상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이는 재능교육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한 단체협약의 원상회복과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을 가치절하하고, 그를 통해 열악한 근무조건을 강요하는 일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이 대부분인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하여 노동법 적용조차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투쟁을 시작했지만 재능교육 사측과 경찰은 폭력으로 일관했다. 천막농성은 벌써 20번 가까이 침탈되고, 천막을 못 치도록 24시간 순찰차가 감시하고 있는 통에 학습지 교사들은 우산 하나를 뒤에 있는 철제펜스에 매달고 농성을 하고 있다.
7월 30일 아침, 경관 3명은 농성하는 여성조합원이 우산을 들고 있지 않고, 뒤의 펜스에 매달아놓고 있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매달아놓은 우산과 피켓을 강제로 빼앗고 훼손하기 시작했고, 여성조합원과 OOO 순경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실랑이 와중에 OOO 순경은 격분하여 여성조합원의 가슴을 쥐어뜯었고, 성추행이라고 문제제기하는 조합원에게 여성 비하적 폭언과 욕설을 내뱉으며 구타하려 하였다.
OOO 순경은 재능교육 본사 앞에 있는 노상 농성물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여성조합원이 반발하자,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서 상대를 제압하려 하였다. 노동자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도 문제이지만 상대방이 여성노동자이기에 성폭력으로 제압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해야 할 것이다. 성폭력은 성별 권력관계에 근거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폭력을 의미한다. 특히 가해자가 남성인 경우에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갖게 함으로써 여성을 제압하려는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여성을 길들이고 제압할 수 있다는 왜곡된 사회적 인식에 의한 것이다.
또한 가해행위에 대해서 피해자가 문제제기하자 OOO 순경은 여성을 비하하는 폭언으로 피해자를 위축시키려 하였다. 성폭력은 물리적 접촉의 유무에 관계없이, 여남 간의 권력관계에 기초하여 여성을 위축시키려는 모든 폭력을 포괄한다. 문제제기하는 여성조합원에게 여성비하적인 갖은 욕설과 물리적 폭력 위협은 성별 권력관계를 통해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무마하려는 것으로 분명히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파업이나 농성 중에 있는 여성노동자에게 성폭력을 통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함으로써 농성을 무력화시키려고 했던 노동통제는 1970년대부터 경찰의 오래된 수법이었다. 그러나 2009년에도 여전히 경찰이 이런 낡은 작태를 행함으로써 여성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을 방해하려고 했다는 것에 심각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혜화경찰서는 "노동자 탄압"이라는 "공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성폭력도 불사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혜화 경찰서의 여성의 인권에 대한 시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가 명확해졌다. 혜화경찰서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성폭력 가해자의 처벌은 물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왜곡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가해자 OOO 순경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하라!
-혜화경찰서는 OOO 순경을 징계하라!
-혜화경찰서는 공개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하라!
인권운동사랑방, 한국성폭력상담소,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세종대학교 여학생위원회, 성균관대학교 총여학생회,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고려대학교 문대학생회, 고려대학교 정경대학생회, 고대문화, 고려대학교 총복학생협의회, 고대문대싸이코반 여성주의 소모임-평등한세상을 위하여 조백기(천주교인권위원회) 유지의(고려대학교 제 6대 여학생위원회) 정혜선(고려대학교 제 8대 여학생위원회) 박진영(고려대학교 제 2대 여학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