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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논평] 동두천시는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 철거 중단하고 경기도와 국가는 여성 성착취의 역사가 지속되지 않도록 여성인권평화의 공간으로 보존하라!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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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 철거 반대 여성단체 공동성명서]


동두천시는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 철거 중단하고

경기도와 국가는 여성 성착취의 역사가 지속되지 않도록

여성인권평화의 공간으로 보존하라!

 


동두천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는 정부가 성병 치료를 명분으로 미군 ‘위안부’를 강제로 가둬두던 곳으로 1973년 세워져 1996년 폐쇄된 곳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성매매를 금지한다는 취지로 1961년 윤락행위등방지법을 제정하고 같은 해 유엔 ‘인신매매 금지 및 성매매 착취 금지 협약’에 가입하였지만 한미 군사동맹과 외화벌이 수단으로 여성들을 이용하고 착취했다. 정부는 성매매가 허용되는 특정지역을 지정하고 애국교육을 통해 성매매를 조장했으며 보건증을 발급해 성매매여성을 관리하고 미군의 ‘안전’을 이유로 낙검자 수용소를 운영했다. 2022년 대법원은 이곳에서 이루어진 강제적인 성병검진, 강제구금, 강제치료는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 행위이며 국가에 의한 인권 침해, 여성에 대한 국가폭력임을 인정했다. 이는 122명의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물은 지 8년 3개월, 이미 목숨을 잃기도 한 수많은 여성들이 국가로부터 위법, 부당한 인권 침해를 당한지 반세기만의 인정이다. 그 긴 세월동안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존엄은 무시되었고 피해자들은 수많은 편견과 낙인에 그대로 노출되며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대법원 판결로 기지촌 미군 ‘위안부’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국가의 불법행위, 그로 인한 인권 침해가 인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시 여성인권이 무시되고 짓밟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여성억압은 사라져야 하지만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공간은 역사를 담고 있다. 비록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가 미군 ‘위안부’ 여성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이 담긴 공간이지만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에게는 공간의 보존 자체가 엄중한 경고가 된다.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국가에 의한 인권 침해 현장이자 국가폭력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공간인 낙검자 수용소 보존을 요구했다. 여성단체와 주민단체들도 여성인권 침해 역사에 대한 기록과 기억, 반성과 성찰을 위해 낙검자 수용소를 여성인권평화공간으로 보존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동두천시는 이러한 요구와 제안, 대화와 숙의 요청도 무시하고 차단한 채 단풍축제를 위한 임시주차장을 만들겠다며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미군 ‘위안부’ 국가폭력에 대한 부정이자 피해자와 여성들에 대한 또 다른 폭거이다.

 

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폭력은 국가 주도하에 경기도, 동두천시로 이어지는 집행체계를 통해 자행되었다. 때문에 그 상징공간인 낙검자 수용소는 ‘동두천시에 소재한다.’고 해서, ‘동두천시 소유’라고 해서 동두천시만의 자산일 수 없다. 특히 철거문제는 동두천시 독단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동두천시는 막무가내식 철거를 통해 인권 침해의 역사, 여성에 대한 국가폭력의 역사를 지우려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당장 철거를 중단하라.

 

이제 국가, 경기도, 동두천시 각 책임 주체들이 어떻게 국가폭력으로 인한 피햬를 회복하고 기록⋅기억할 것인지, 국가폭력의 증거공간인 낙검자 수용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함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는 기본이다. 이미 경기도에서는 2020년 「경기도 기지촌여성 생활 실태 및 지원정책연구」 용역을 통해 경기도 내 6개 성병진료소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동두천 낙검자 수용소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보존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또한 경기도민 청원 1만 명 이상 달성, 국회 국민동의청원 5만 명 이상 달성을 통해 민의도 확인되었다. 이제 경기도와 국회, 정부가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정부, 국회, 경기도, 동두천시는 모두 국가폭력 책임의 당사자이자 낙검자 수용소보존 책임의 당사자다. 더 이상 책임을 미루거나 방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책임 당사자로서의 책무와 역할을 다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동두천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는 보존되어야 한다. 상처받은 역사를 기록하고 치유하기 위해 보존되어야 한다. 여성억압의 역사가 기억될 수 있도록 보존되어야 한다.

우리는 동두천시의 강제 철거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더 이상 여성들의 역사가 지워지지 않도록,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경기도와 동두천시, 국회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착취가 지속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동두천시는 낙검자 수용소(성병관리소) 철거를 당장 중단하라!

경기도는 국가폭력의 중요한 당사자이고 책임 주체로서 낙검자 수용소 보존에 적극 나서라!

경기도와 국회는 1만 경기도민과 5만 국민의 청원에 응답하라!

여성 성착취의 역사가 지속되지 않도록 정부, 국회, 경기도, 동두천시는 책임을 다하라!

 


2024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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