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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성폭력 범죄에 대한 여성단체 입장
  • 2011-10-24
  • 2990
 

<기자회견문>

 


주한미군 성폭력 범죄에 대한 여성단체 입장

 

 


지난 9월 24일 동두천에서 주한미군이 10대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고 동두천 경찰은 CC TV를 통해 가해자가 미2사단 소속의 잭슨(21세)이병임을 확인했다. 26일 동두천 경찰이 미군 측에 요구하여 가해자가 출두했고 범행을 시인했으나 신병은 미군에 인계되었다. 그리고 결국 지난 10월 6일, 가해자는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가해자 잭슨 이병은 한국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9월 28일, 동두천 경찰이 조사를 끝내고 검찰에 송치하자마자 미2사단장과 미국무부 부장관, 동아태 차관보 등이 ‘유감표명, 한국민에게 사과, 긴밀한 협조’ 등을 약속한 것이다. 이것은 한미FTA 비준이 임박한 시기에 개최되는 10월 13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두 여중생 사건처럼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폭발할 것을 염려한 이례적인 조치라고 풀이된다.


그러나 동두천 주한미군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기 7개월 전 똑같은 지역, 부대에서 노부부 폭행, 성폭력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미2사단장은 사과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구체적인 대책 없이 입으로만 했던 사과가 결국 이번 주한미군의 성폭력 사건을 예비한 것이다.


주한미군의 동두천 성폭력 범죄 사건으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주한미군 성폭력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어 충격을 더 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에서 미8군 R이병이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노트북까지 빼앗아 10월 5일 마포경찰서가 가해자 R 이병을 불러 조사했고 1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한미군의 동두천 성폭력 사건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확산되니까 마포에서 발생했던 주한미군 성폭력 사건도 뒤늦게 조사하는 것이 아닌가? 언제까지 주한미군의 성폭력 사건에 한국 경찰은 이처럼 무기력하게 대응해야 하는가?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입에 발린 사과를 하는 미국의 파렴치한 행태를 두고 봐야 하는가?


우리 여성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한미군 성폭력 범죄에 대해 철저한 대책이 수립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성폭력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범행수법도 날이 갈수록 잔인하고 끔찍해지고 있는 주한미군의 성폭력사건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은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진정으로 동등하고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생각한다면 주한미군의 최고 책임자로서 이번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올바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불평등한 한미SOFA를 개정하라!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범죄자가 확실한데도 한국경찰은 당장 구속수사 할 수 없고 재판을 하더라도 한국검찰은 항소권이 없는데 주한미군은 항소권이 있는 기가 막힌 협정이 한미SOFA다.


이로 인해 그동안 주한미군의 범죄는 솜방망이 처벌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가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미 당국은 이처럼 불평등한 SOFA협정을 개정하기 위해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라!


최근 한국사회는 한 영화가 계기가 되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성폭력 범죄도 예외는 아니다. 수없이 자행되어온 주한미군의 범죄 행위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주권국가의 대통령으로써 당연히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넷째, 피해자의 인권이 보호받아야 한다.


피해자 10대 여성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수사과정, 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2차, 3차 가해를 받지 않도록 경찰과 언론, 지역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성단체는 이 사건에 대해 끝까지 주목할 것이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1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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