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4-17
- 3587
수원살인사건,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대응 규탄한다!
정부는 여성폭력 범죄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을 마련하라!
지난 1일, 경기도 수원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 성폭력 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 끔찍한 것은 경찰이 피해 여성의 112 신고 전화를 받고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피해 여성의 생존 가능성을 박탈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경찰 측에서 112 신고 상황을 비롯하여 사건을 은폐·조작하려 한 정황들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급박한 순간 앞에서 경찰이 보여준 무책임하고 부실한 대응은 온 국민을 공포에 빠뜨렸다. 이제 시민들은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치안 시스템조차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여성폭력에 대한 저열한 인식이 불러온 결과다!
경찰은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내용을 듣고 “부부싸움 같은데……?”라고 반응했고, 해당 사건을 ‘단순 성폭행 사건’으로 판단하여 보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신고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대응은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저열한 인식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경찰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처는 그동안 성폭력, 가정폭력피해자의 진실성을 의심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여기지 않아온 관행의 연장선상에 있다. 가정폭력을 ‘집안일’로 보고, 성폭력을 가해자-피해자 개개인의 권리의 충돌의 문제라고 여기며 사소하게 치부해온 경찰의 여성폭력에 대한 낮은 이해와 인식수준이 이 사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결국 이번 수원살인사건은 사건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지하지 못한 해당 경찰관의 잘못만이 아니라 그동안 여성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다루어오지 않은 경찰의 낮은 인식수준이 가져온 참사다.
정부는 여성폭력 범죄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을 마련하라!
가정폭력과 성폭력은 심각한 범죄다. 사소하게 다루어 외면해도 좋을 폭력은 없다. 여성폭력 범죄를 개인 간 갈등으로 보고 사소하게 치부하는 경찰의 태도는 직무유기이자 책임방기이다. 피해자의 긴급하고 절박한 신호를 무시하고 시민의 안전과 보호의 의무를 져버린 경찰은 뼈를 깎는 성찰과 노력을 통해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마련과 인식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경찰청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사임하거나 징계조치를 받은 것은 피해자와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일 뿐이다. 이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찰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성폭력, 가정폭력 사건의 피해자 인권과 가해자 처벌에 관한 경찰의 인식 변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경찰과 정부가 여성폭력범죄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한다. 이번 수원살인사건과 같은 범죄가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2.4.17
수원살인사건 긴급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