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성폭력 사건 가해자 무죄선고를 강력히 규탄한다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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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성폭력 사건 가해자 무죄선고를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고등군사법원 고등2부는 해병대 성폭력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0년, 운전병이던 피해자가 상관인 가해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가해자는 이 사건으로 강제추행치상죄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9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3년 9월 26일 대법원이 본 사건을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오늘 고등2부에서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본 사건을 판결한 재판부가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서는 세부사항 일부가 사실과 어긋나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진술 신빙성이 없다고 엄격하게 판단한 반면, 가해자의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신빙성을 인정한 점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3년 이상 치료를 받고 있는 등 심각한 정신적·심리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도 재판부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로써 군사법원이 군대내 성폭력 가해자의 엄격한 처벌을 통해 군대문화를 개선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의 피해자가 위계적인 조직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묻어두지 않고 군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냈던 용기와 일말의 희망을 좌절시켰다.
우리 상담소는 군대내 성폭력의 특수성과 피해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재판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성폭력을 4대악으로 운운하는 정부는 실제 사법현장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성폭력 관련한 형사사법 관련자들의 인식변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군대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
2014년 2월 21일
(사)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