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무청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2015년 1월 29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이승한)는 2014년 6월 서울지방병무청이 트랜스젠더 A씨에게 내린 병역면제취소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해당 처분의 취소 및 효력정지를 명하였다.
A씨는 2005년 ‘성주체성장애’를 이유로 5급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병무청은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14년에 이르러 이것이 병역기피 목적의 사위행위, 즉 속임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제2국민역 처분을 취소하였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병무청의 사위행위 주장을 배척하고, 2005년에 이루어진 A씨에 대한 5급 제2국민역 처분이 정당하게 이루어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외과적 수술 여부 또는 머리모양, 옷차림 등의 외관이 아닌 성향, 언행, 직업, 주변인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별정체성에 대한 판단을 하였다. 이는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그 성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특히 환영할 만하다.
또한 이번 판결은 그 동안 징병신체검사과정에서 트랜스젠더에게 행해지던 인권침해적 관행에 제재를 가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의료적 조치의 유무에 따라 트랜스젠더인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것이 결코 아님에도, 병무청은 병역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비가역적인 수술을 통해 트랜스젠더임을 입증할 것을 요구해왔다. 병무청의 이러한 인권침해적 관행으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사항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고환적출수술 또는 성기성형수술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병무청이 트랜스젠더의 병역면제판정 때 생식기 수술 여부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고환적출수술을 받아야 했던 한 트랜스젠더가 이것은 국가가 신체침해를 강요하는 인권침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바도 있다. 병무청의 이러한 요구는 트랜스젠더들에게 신체훼손을 강요하는 것이며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 건강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병무청은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별정체성에 따라 받은 호르몬 요법을 병역기피를 위한 사위행위로 보거나 이미 병역감면을 받은 트랜스젠더가 수술을 받지 않고 외견상 충분한 여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여 병역기피혐의로 고발하는 등 또 다른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 병무청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의 밑바탕에는 비수술 트랜스젠더를 잠재적인 병역기피자로 보고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 자체에 등급을 나눠 통제 및 검열을 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국가기관인 병무청이 앞장서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러한 태도는 반드시 시정되어야만 한다.
병무청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트랜스젠더에 대한 자의적이고 인권침해적인 병역처분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트랜스젠더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무분별한 표적수사를 일삼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현행 징병검사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5년 1월 30일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한국성폭력상담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 트랜스젠더 인권지지기반 구축 프로젝트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 기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