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지난 3월 6일 다섯 명의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리 팅팅, 웨이 팅팅, 젱 추란, 우 롱롱, 왕 만-을 체포했다. 그리고 이들은 18일 현재까지 여전히 구금 중이다. 이들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버스에 “성폭력 범죄자를 잡자 : 경찰은 와서 잡아가라!”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행동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한밤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정확한 체포 이유도 고지 받지 못한 채 체포되었으며 핸드폰과 컴퓨터까지 압수당했다. 우리는 페미니스트∙LGBT활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 다섯 명의 활동가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연행된 다섯 명의 활동가들을 비롯하여 최근 중국의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들은 중국 내 여성 및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왔다. 성차별과 성폭력, 가정폭력, 성소수자 혐오,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맞섰으며 공공보건, 여성,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싸워왔다. 이들의 적극적인 행동은 중국 내에서 광범위한 공감과 지지를 얻어왔고, 그 결과 최근 중국에서는 최초의 반가정폭력법이 입안되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오히려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활동가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탈했다.
우리는 특별히 시진핑 정부가 사회운동 활동가와 단체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최근 중국에서 페미니스트와 LGBT 활동가들에 대한 감시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계획된 행사가 경찰에 의해 폐쇄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이번 체포에 근거가 되었다고 하는 소위 "공공질서 소란죄"는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해 사회운동 활동가를 처벌하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통제는 중국 내 주요 행사를 앞두고 더욱 강화되는데, 우리는 이번 활동가들의 체포 역시 대규모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회의 기간 중에 일어났으며, 무엇보다 올해가 북경 세계여성대회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번 페미니스트․LBGT 활동가들에 대한 체포와 구금은 앞으로도 활동가들과 사회운동 단체들에 대한 더욱 심각한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 정부가 구금하고자 하는 것은 활동가 다섯 명이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가지는 사회운동 그 자체이며, 이 때문에 활동가들의 구금은 개인들에 대한 폭력일 뿐 아니라 사회운동 전반에 대한 탄압이고, 변화하고 살아있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 대한 폭력이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통제와 감시, 탄압도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바람과 실천을 막을 수는 없다. 우리는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고 모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는 한국의 사회운동단체 및 개인으로서, 체포된 다섯 명의 활동가를 포함하여 정부의 탄압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중국의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들에게 깊은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한 개인의 삶이 국경을 넘는 다른 이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믿는다.
중국 정부는 구금된 다섯 명의 활동가를 즉각 석방하라!
또한 페미니즘, LGBT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온전한 집회결사 및 언론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라!
우리는 구금된 활동가들이 안전하게 석방되고 페미니스트, LBGT 활동가들과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이 투쟁과 함께 할 것이다.
2015년 3월 18일
중국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 석방과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에 대한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한국의 친구들
40개 단체 및 150명의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