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여성·인권·국제 연대

여성운동, 인권・시민사회운동, 국제연대 활동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후기] 1월 탄핵 정국 돌아보기: 극우파시즘에 맞서는 우리!
  • 2025-01-31
  • 140

1월 탄핵 정국 돌아보기: 극우파시즘에 맞서는 우리!


12월31일, 서울서부지법이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매일같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는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이 이어졌지만, 윤 대통령은 경호처를 동원해 관저를 요새처럼 만들고 체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1월 3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1차 시도가 실패했습니다. 시민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며 3박4일동안 ‘키세스’가 되어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1월 4일(토),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 대행진 (5차)가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와 함께 ‘트랜스 존’에서 트랜스젠더 자유와 윤석열 구속을 외쳤습니다. 광장에서는 다양성과 차별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었지만, 일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트랜스젠더 혐오 발화가 넘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가 바라는 세상은 누구나 평등한 세상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트랜스 혐오와 이분법적 젠더 체제의 유지가 사실 윤석열이 주장하는 극우 선동(‘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여가부는 폐지되어야 하며, 비동의강간죄 제정은 성폭력 무고죄 증가와 연결된다’는 혐오 선동)과 연결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부장제와 젠더체제의 전복을 바라며, 트랜스젠더 동료가 더는 먼저 작별인사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광장에서 평등세상과 퇴진을 함께 외쳤답니다. 





1월 6일(월)에는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리는 긴급 행동 집회에도 함께 했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과 인턴 두 분이 같이 한 자리였어요.  




이때는 아직 체포가 이루어지기 전이었습니다.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 기한 연장을 청구했지만, 다들 왜 영장이 있는데도 체포를 못하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이었을거에요. 또 점차 결집하는 극우 세력의 모습을 보며 착잡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1월 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반공청년단을 소개하는 국회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반공청년단이 80~90년대 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한 사복 경찰의 이름인 ‘백골단’을 ‘예하 부대’로 둔다고 발표하여 더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윤석열의 계엄이 민주화 이전의 국가폭력, 그리고 극우 선동과 직결된 증거였습니다. 



1월 11일(토),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체포를 촉구하며 범시민 대행진 (6차)가 진행되었습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는 광장에서 탄핵을 기원하고 끝까지 웃으며 투쟁할 수 있는 스티커를 무료 배포했습니다. 




1월13일(월)에는 국가인권위 규탄 기자회견과 긴급행동이 있었습니다. 5명의 인권위원(김용원, 한석훈, 강정혜, 김종민, 이한별)이 윤석열과 내란 세력에게 방어권이란 이름의 특권을 주어야 한다는 안건을 상정했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안창호씨가 국가인권위원장 직에 오를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 인권의 이름으로 비상계엄을 동조하는 안건이 폐기되길 촉구했습니다. 다행히 이 날 시민과 직원들의 항의로 회의 개최는 지연되었고, 안건은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 ‘윤석열 보호권 보장’ 안건 올리려던 인권위, 시민·직원들 항의로 회의 파행 )




1월15일(수), 윤석열이 드디어 체포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체포 과정에서 유혈 사태가 일어날까봐 모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무사히 체포가 진행되었습니다. 윤석열이 체포된 이 날은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 주관 하에 녹사평역 이태원광장에서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에 연대하는데요. 이 두 연대체가 함께 결합하는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매주 수요일에  <윤석열 퇴진!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이란 제목의 집회를 열고 있어요.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 집회는 황인찬 시인의 낭독으로 시작했습니다. 용산은 대표적인 퀴어 터전이기도 합니다. 혐오수괴이자 내란수괴인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체포를 축하했습니다. 





1월 18일(토), 7차 범시민대행진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 체포된 윤석열은 페이스북에 계엄은 범죄가 아니라는 수 장의 자필 편지를 올렸습니다. 비상계엄을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자 한 자신의 시도를 ‘부정선거’ 음모론 등으로 덮어버리며, 극우 세력의 결집을 요청하는 모습에 시민사회의 긴장도도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집회 현장에서는 늘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어요. 시민 자유 발언이 특히 좋습니다. 각자의 언어가 매번 새롭고,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다르고, 어떤 지점에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는 집회 중에는 페미존을 만들었고, 행진 때에는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은 물러나라’ 피케팅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 장애인, 퀴어, 청소년… 다양한 정체성이 함께 ‘윤퇴진’과 ‘차별없는 평등세상’을 요구하며 행진했습니다.




이 날은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미니 깃발이 처음 세상에 나온 날이기도 했어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단위들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하는 기수들이 깃발을 나눠가졌습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 (일부)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집회 때에는 워낙 사람이 많아 같이 출발한 동료도 어느 순간 잃어먹기 마련입니다. 행진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찍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요. 위 사진의 멤버는 민구페퀴네의 일부라는 점. 우리는 더 크고 많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1월 19일(일) 새벽 3시, 또 다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윤 지지자 100여 명이 서부지법 청사 내부에 난입하며 법원 건물과 기물을 파손하고 기자와 경찰을 폭행했습니다. 백색테러 모의가 디씨 국민의힘 마이너갤러리에서 진행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 백색테러란 극우에 의한 폭력을 뜻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사건을 라이브 송출하던 유튜버 다수가 안티페미니즘을 주요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들을 선동하는 방식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많은 언론과 학자들이 사법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극우 폭동을 분석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히 ‘젠더 갈등’(사실 젠더 갈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불성설이지요)으로 치부하며, ‘여성들이 탄핵 집회에 나오니 남성들이 위기감을 느껴 극우 폭동에 동참했다’는 얄팍하고 그릇된 분석을 하는 경우도 발견됩니다. 극우가 어떤 구조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그리고 여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제대로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한국성폭력상담소 논평 보러가기 :  '저항'과 '민주화'는 탈취될 수 없다 - 1.19 서부지법 극우 폭동 사건에 부쳐




서부지법 사건이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공포와 불안이 가중되지는 않을까도 걱정했는데요. 이에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는 ‘극우파시즘은 물러가라’는 새로운 피켓들도 제작했습니다. 혼란하고 불안한 시기일수록 함께 모여 정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1월 25일(토), 이번 집회는 깃발 행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집회에는 단체 깃발 이외에도 다양한 깃발이 가득합니다. 이번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깃발은 ‘전국 경숙 씨의 딸들 연합’과 ‘그저 그런 연구자들 모임’이었어요. 모두의 다양한 이름과 위치에서 퇴진과 새로운 세상을 외친다는 것이 깃발 행진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민구페퀴네의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은 물러나라’ 깃발도 빠질 수 없죠. 이번에도 페미존과 스티커 무료 배포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퀴어-네트워크는 이번 무료 배포 스티커에 ‘페미니즘 없이 민주주의 없다’를 추가했어요. 





1월26일(일), 검찰이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로써 윤석열은 구치소에서 탄핵 심판과 내란죄 형사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구속 기소 덕분에 마음의 무거운 짐이 한결 덜어진 것 같지만, 결집하는 극우 세력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는 어떻게 세상을 바꿔나가야 할까요? 여러 자리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다양한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청취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상담소의 퇴진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이 후기는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수수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