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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글쓰기·영상제작 활동가 공부모임 <영글방✨>
  • 2026-01-30
  • 149

글쓰기·영상 제작 활동가 공부 모임 <영글방✨> 후기



  2025115, 연말에 어울리는 공부 모임이 열렸다. 이름하여 <영글방>!! 상아 활동가와 봄눈별 활동가가 각각 글쓰기와 영상 제작 이끔이 역할을 해주었다. 이끔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모임을 기획하게 되었냐고 물어봤다. 활동가라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글쓰기와 영상 만들기를 조금은 익숙치 않은 방식으로 해보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성명서나 활동보고가 아닌 조금은 말랑하고 웃기고 재미있는, 그런 걸 만들어보는 훈련을 함께 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이끔이들의 손에 이끌려 <영글방>2026114일까지 총 4회의 모임이 진행됐다. 4회기의 모임 동안 나누었던 글과 영상의 내용을 여러분께도 조금 맛보여 드리고 싶다.



 115일의 1회기 모임은 안온-일인칭 가난을 읽고, 영화 🎬 <노매드랜드>를 보고, ‘누가 들으면 손가락질할 테지만이란 주제로 사전에 글을 작성해 와서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몇 활동가의 글을 발췌해 보자면


…가난은 우리 가족만의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공장에서, 누군가는 편의점 카운터에서, 누군가는 배달 오토바이 위에서 하루를 버틴다. 다들 열심히 살았지만, 아무도 벗어남을 말하지 못했다. 가난은 개인의 노력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필요한 건 개인의 끈기가 아니라, 무너진 바닥을 다시 고치는 일 아닐까. 누구도 추락하지 않도록,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한 활동가는 가족의 가난을 이야기하며 벗어남, 일어섬이 아닌, “추락하지 않을 수 있는장치에 대한 고민을 나눠주었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이어지는 고민이었다.


… 이건 마지막 대화니까, 김부장과의 대화를 시도해 본다. 김부장의 자랑은 익히 들어왔으니 스킵하고 싶은데, 그래도 예의상 어디 한번 마음껏 해보라고 한다. 김부장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고 싶다. 도달가능미인지는 같이 좀 논의해 본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무엇이었는지, 용서를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 죽음을 앞두고 김부장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화해와 용서 뭐 그런 대단한 것을 바라는 건 아니다. 그치만 죽을 때까지 허튼소리를 늘어놓으면 곤란한데. 그럼 나도 해로운 가부장에 대한 페미연설을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엔 식충이 이야기를 청하고 싶다. 식충이의 모험이 어떻게 끝나는지, 식충이는 이후에 어떤 어른이 되는지. 식충이는 마침내 실수투성이에서 빈틈없고 능숙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가족과의 추억과 이별을 떠올리며 자신이 지나온 흔적의 일부를 소개한 활동가도 있었다. 그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지지고 볶았는지, 그와 활동가의 찌질함과 애틋함을 가감없이 보여주어서 활동가들은 이 글을 읽으며 울다가 웃다가 했다.


이외에도 활동가 각각의 자기 성찰과 찌질함에 대한 부끄러움, 그래도 우리 쫌 멋지지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게다가 다들 어찌나 글을 잘 쓰는지!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자마자 숨어있던 고수들을 잔뜩 만날 수 있었다.

 

123일의 2회기 모임은 주변에 있는 누군가와 인터뷰하거나, 그이에게 편지를 써와서 함께 읽고 질문하고 듣고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인터뷰, 편지글 대상이 되는 자의 인생에 대해 항변하고, 완전한 편이 되어 주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묘사하고 서로의 구질구질함에 대해 고백하고, 그것을 웃음과 농담으로 승화해보는 것이었다. (대박.. 너무 많은 목표~!)

 

사실 저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모두 월경 때문이었습니다. 월경 초기부터 월경통이 심하기도 했거니와, 월경을 할 때면 늘 이불이나 옷에 월경혈이 묻어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는 혈흔을 보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 책을 읽으며 여성인 내 몸을 긍정하라는 메시지에 온 몸을 던져도 월경은 최후의 보루처럼 흔들림 없는 저의 증오의 대상이었지요. … 그러다 두둥! 두 딸을 낳았습니다. 내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이 아이들에게, 저는 매달 월경을 해야만 하는 몸을 준 것입니다.

...

활동가: 다음에 또 하자. 다른 주제로.

H(): . 괜찮아.

활동가: ? 엄마는 재미있는데? 또 하자~

H(): (soulless)

월경으로 고생하고 그 월경을 물려주게 된 이야기를, 엄마의 시각으로, 활동가의 시각으로, 딸인 당사자와 인터뷰를 통해 나눠줬다. 그리고 지금 중학생인 딸의 쿨함(“로 모든 대답을 하는 쿨함)을 엿볼 수 있는 매우 사랑스러운 글이었다.

 

오늘 한 인터뷰 만큼 나는 그를 옹호하게 되었다. 그를 옹호하게 된 만큼, 그의 알아감을 방해하는 것, 그의 연결되고자 하는 의지를 선해하지 않는 것, 그의 선입견을 내려놓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을 모르는 것은 중단할 것이다. 아직 그를 다 옹호할 수 없는 마음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옹호하고 있다. 나의 언어와 몸이 자라온 구석의 모서리에서, 편파의 자리에서 이제 그를 더 관찰할 것이다. 조용한 영의 마음을 가진 이가 만들고 있는 열린 커먼즈와 허브를 더 많이 인터뷰해 볼 것이다.

불통왕으로 불리는 활동가가 소통왕인 동거인을 인터뷰하고 쓴 감상이다. “커먼즈와 허브에 많은 활동가가 감명받아 탄식을 마지않았다. 불통왕은 인터뷰를 통해 소통왕을 진짜진짜 옹호하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정말로 이번 회기 우리 모임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다.

 

 

그리고 1217일에 열린 3차 모임, 15일에 열린 4차 모임에서 드디어(!!) 영상 제작을 배울 수 있었다. 이 날은 과제 없이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것의 사진과 영상 소스들을 모아오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우리 총명한 활동가들이 모두 영상툴에 한정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좌충우돌 왁자지껄 우당탕탕 하며 훌륭한 선생님인 봄눈별 활동가를 통해 어찌저찌 배웠다. 1분의 영상을 만드는 데는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지면(?)의 한계로 영상을 실을 수는 없지만 당시의 열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첨부해 보겠다.



-> 숨 소리도 느껴지지 않는 영상제작 현장. 어떻게 하면 더 웃길 수 있을까, 조용히 경쟁 중인 모습이다.


이 영글방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모임에서 작성했던 글로 갈무리하려고 한다.

 

오늘도 우리가 오르는 언덕 위에서는 고통이 "산사태가 되어우르르 쏟아진다. 예전엔 이 언덕이 항상 안전하다고 믿었다면, 이제는 언덕을 오르는 일은 우리의 숙명이고, 고통의 산사태가 쏟아지는 것 또한 숙명이라는 것을 조금은 안다. 그래도 산사태와 산사태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향기나는 꽃과 다른 생명들을 찾아내고, 또 다른 재미있고 매섭게 웃긴 것들을 찾아가겠지. 산사태의 똥을 온통 뒤집어 쓴 서로의 모습에 자조섞인 칼칼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또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르고, 고통의 산사태를- 고통의 오물을 온 몸에 뒤집어쓰고, 깔깔 웃고, 그러나 오르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생의 한가운데로 들어갈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조금은 더 한 편이 되어...



- 이 후기는 부리🔥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