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통계
- 2024-03-08
- 3496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부터 2023년까지 33년 동안 총 90,700건의 상담을 해왔으며, 매년 한 해 동안의 상담통계를 분석함으로써 달라지는 성폭력 관련 상담의 경향을 짚어봅니다. 2023년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한 전체상담은 1,349건(707명)이며 이중 성폭력 초기상담 557명에 대한 기초 상담통계를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3년간 상담일지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과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의 세부통계를 분석하였습니다.
[목차]
Ⅰ. 2023년 기초 상담통계
1. 연도별 상담현황
2. 피해자 성별, 연령별 상담현황: 89.2%가 여성 피해자, 남성 피해자는 8.6%
3. 가해자 성별, 연령별 상담현황: 전체 가해자의 84.4%가 남성, 이중 성인은 67.1%
4. 상담 의뢰인별 상담현황 : 전체 상담 중 70.4%가 본인이 직접, 28.5%가 대리인이 상담의뢰
5. 피해 유형별, 연령별 상담현황: 전체 유형 중 37.5% 강제추행, 강간은 33.9%
6. 가해 유형별, 연령별 상담현황: 성인 가해자(20세 이상)가 전체의 73.8%
7. 피해 연령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84.3%
8. 피해자 지원내용
Ⅱ. 2023년 상담통계 세부분석
1.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 상담 세부통계 및 분석
1-1. 여성 피해자 95.0%, 남성 가해자 88.8%로 성폭력 피해 전반보다 성별화된 양상
1-2. 상담 의뢰인의 75%가 피해자 본인, 청소년 피해는 대리인 상담이 94.1%
1-3. 가해자 만남 경로는 채팅어플을 통한 만남이 35.0%로 가장 많아
1-4. 피해유형은 강간피해가 55%로 가장 높고, 여러 유형의 피해가 중복되는 경우 많아
1-5. 오프라인에서 일어난 피해가 83.6%, 개별 피해장소로는 숙박시설이 23.8%로 가장 높아
1-6. 만남 동기는 취미활동 등 친교가 37.5%로 가장 많으며, 오프라인 만남 없는 피해 16.3%
1-7. 2회 이상 피해가 21.3%, 유포협박과 그루밍으로 인해 피해 심화
1-8. 피해자의 68,.8%가 법적지원을 원하지만, 경찰의 신고 반려 · 혐의없음 등의 어려움 마주
2.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상담 세부통계 및 분석
2-1. 준간강피해 비율이 다소 높고, 피해자 89.4%가 여성, 가해자는 86.2%가 남성
2-2. 강간 및 중간간 피해의 경우 평균 55.2% 숙박시설에서 발생, 강제추행의 경우 공공장소(실외)에서 피해가 31%로 가장 많아
2-3. (준강간, 준강제추행 외)술에 취한 상태 34.3%가 가장 많아
2-4. 피해 직후 바로 신고하는 경우가 53.2%로 높은 비율 차지
2-5.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의 주호소내용: 법적대응과 심리정서적 호소 등
[상담통계 요약]
Ⅰ. 2023년 기초 상담통계 요약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 동안 총 90,700회의 상담을 해왔다. 2023년 전체상담은 1,349건(707명)이며 이중 성폭력 상담은 총 1,291건(665명)이다. 또한 2023년 신규상담 기준 전체 상담명수(608명) 대비 성폭력상담명수(557명)의 비율은 95.7%이다. 상담소는 상담 지원의 내실화를 목표로 초기 상담의 질을 높이고, 통합적 지원체계를 안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담명수가 2019년부터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2023년에는 다소 증가했다.
2023년 성폭력 신규 상담명수 557명 중 497명(89.2%)이 여성 피해자로 나타났다. 피해 연령대로는 성인여성이 65.7%로 가장 높다. 개소 이래 현재까지 비슷한 양상이지만, 최근 3년을 비교하였을 때 남성피해자의 비율이 매년 약 1.5%P 상승하고 있다. 한편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84.4%이며, 성별 미상의 비율도 11.8%로 높게 집계되었다.
상담 의뢰인은 피해자 본인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 60%대에 진입하고 올해 70.4%로 70%대였다. 이는 스스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상담소를 찾아 자신의 피해 경험을 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피해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피해유형으로는 강제추행이 37.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강간이 33.9%로 두 번째를 차지한다. 연령별로 보면 피해자의 연령이 성인(20세 이상)과 어린이(13세-8세)일 경우 강간 및 강간미수의 비율보다 강제추행 비율이 높았고, 청소년(19세-14세)의 경우에는 강간의 비율이 높았다.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는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84.3%로 예년과 유사하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직장 관계에 의한 피해가 24.2%로 성인 피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어린이와 유아의 경우 각각 50.8%, 21.3%이 친족에 의한 피해로 상담하였으며, 2023년 친족 성폭력으로 상담한 61명 중 44명이 13세 이하의 유·아동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상담소가 지원한 성폭력상담건수는 1,291건인데, 이에 대한 지원내용은 중복하여 2,132회이다. 지원내용으로 보면 정보제공 및 상담원 의견개진이 34.8%, 심리‧정서적 지원 32.3%, 법적지원이 22.6%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의료지원, 법적지원 외 공식적 대응지원, 기관연계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Ⅱ-1.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 상담 세부통계 요약
사회적 관계맺음과 교류의 장으로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현실에서, 디지털 장치를 이용하는 불법촬영 등의 성폭력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023년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여성청소년 자살 사건을 통해 밝혀졌듯이, 온라인의 강간문화는 오프라인에서의 성폭력과 성착취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피해양상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위해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세부통계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의 기본적인 특징으로, 여성 피해자 95.0%, 남성 가해자 88.8%로, 2023년 기초 상담통계에 비해 여성 피해자, 남성 가해자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청소년 피해자의 비율도 기초 상담통계에 비해 5배 가량 높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이는 온라인에서 만난 성폭력의 피해의 경우 성폭력 전체보다 성별화된 양상을 나타내며, 해당 피해 유형의 청소년의 피해가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피해상담 중 75%가 본인 상담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대리인 상담 94.1%로 성인에 비해 대리인 상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의 청소년 비율을 고려했을 때, 청소년 피해자의 상담 접근성은 높아져야 한다.
가해자 만남 경로를 살펴보면 채팅어플에서 가해자를 만난 경우가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앱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 외 인터넷(카페, 커뮤니티), 블로그, SNS, 게임온라인 방송 등도 가해자 만남의 경로가 되었다.
전체 피해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피해유형은 강간(55%)이며, 이어서 카메라이용촬영피해(20%)가 많았다. 또한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에 의한 성폭력의 경우 다양한 유형이 중복해서 나타났다. 성폭력 외에도 폭행, 재물손괴 등의 피해가 동반되는 사례도 있었다.
피해유형이 중복되는 피해자의 경우 주목할만한 피해 유형은 크게 3가지이다. 첫 번째는 강간과 카메라이용촬영이 중복되는 경우로서 강간 및 비동의 촬영 피해가 동시에 일어나고 피해촬영물을 바탕으로 유포·협박이 일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영상통화나 피해자의 촬영물을 바탕으로 유포협박을 통해 피해자를 오프라인으로 불러내 강간 피해가 동반된 사례도 있다. 두 번째는 온라인방송 중에 피해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남성BJ의 방송에 게스트로 출현하여 강제추행과 시청자에 의한 성희롱(통신매체이용음란) 피해를 동시에 겪고, 이후 촬영물이 유포되어 추가적인 피해를 입는다. 피해자가 BJ인 경우에는 물리적 피해는 없지만 통신매체이용음란과 비동의 유포 중심의 카메라이용촬영 피해가 동반된다. 세 번째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과 같이 피해자의 촬영물을 기반으로 유포·협박을 겪고, 온라인에서의 다수의 가해자들에게 노출되는 경우 로서 카메라이용촬영죄와 통신매체이용음란 피해가 중복된다.
피해 장소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한 경우가 2.6배 이상 높았으며, 가장 많은 오프라인 피해 장소는 숙박시설이었다. 해당 장소는 출입이 곧 성적행위에 대한 동의로 간주되는 성폭력에 대한 통념이 강하게 작동되는 곳이지만, 사례에서는 피해자가 숙박시설에 가기 전 스킨십이나 성관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한 경우가 다수였다.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에서의 피해 비율이 52.2%로 오프라인보다 높았다. 온라인에서의 텔레그램 성착취와 같이 메신저의 ‘채팅방’에서 다수의 가해자에 의해 피해를 겪거나, 메신저나 SNS 등을 활용한 영상통화나 촬영물 전송이 피해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포함한다.
오프라인에서 가해자를 만난 동기로는 고민상담이나 친교를 위한 만남이 3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애/성적만남(12.5%)은 오프라인 만남 없음(16.3%)에 이어 세 번째에 불과하다. 채팅어플을 통한 만남 자체가 성적의도로 해석되는 통념이 존재하며, 법적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화나 취미활동을 위해 만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피해 시 특성의 경우 피해 횟수가 2회 이상인 경우가 21.3% 이며, 가해자 다수 · 피해자 다수 · 그루밍 · 성착취에 해당하는 경우도 모두 10%를 상회한다. 이러한 특성은 조직적이거나 계획적인 유포·협박으로 인한 것이 많다. 또한 가해자가 자신의 지위나 피해자의 취약성을 활용한 그루밍 사례에서는 한 명의 가해자가 비슷한 유형으로 다수에게 피해를 가하기도 하며, 피해자는 위계적 관계와 자신의 취약성으로 인해 피해를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피해자가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는 가장 큰 동기는 법적지원(68.8%)이며, 정서지원을 원하는 경우도 48.8%이다. 피해자들의 법적지원에 대한 높은 요구는 법적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다. 고소를 고려한 피해자 중에서는 경찰에 의해 신고가 반려된 경우도 3건이 있었으며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 성적행위를 전제한다는 통념이 검사의 무고 의심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다.
Ⅱ-2. 모르는 사람에 의한성폭력 상담 세부통계 요약
2023년 기초 상담통계에서 나타나듯 성폭력 피해는 아는 사람이가해자인 경우가 많으며, 성폭력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흔한 성폭력에 대한 통념 중 하나로인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인적이 드문 어두운 장소에 나타나 무력으로 가해하는 상황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다. 세부통계를 통해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 성폭력 통념을 다른 각도에서 재검토하고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특성을 파악하였다.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의 기본적인 특징으로, 2023년 기초 상담통계에 비해 준간강비율이 약 10%P 더 높았다. 또한 여성 피해자가 88.3%였으며, 성인 여성의 비율도 68.1%이다.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유형 및 발생장소의 경우, 강간과 준간강 피해의 경우 숙박시설에서 평균 55.2%가, 강제추행의 경우 공공장소(실외)에서 31%가 발생했다. 숙박시설의 경우 대부분 술집에서 모르는 사람과 합석하여 술을 마시다가 항거불능 또는 심신상실 상태에 이르거나, 의식은 있지만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하여 가해하는 사례가 대부분 이었다. 단일 피해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강제추행의 경우 공공장소(실내외)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마트, 은행 등 인파가 많은 장소에서 피해자가 정신없는 틈을 타 가해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해당 장소 특성상 강간 피해가 발생하기 어려운데, 아동·청소년이 모르는 성인에게 유인을 당해 한적한 공공장소로 이동하여 강간 피해를 입은 사례 등도 있다.
모르는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 준강간 등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하여 가해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준강간·준강제추행 외 성폭력 유형에서 피해자가 피해 당시 놓였던 상황을 살펴보면 음주 중이거나 취한 상태가 34.4%로 가장 높았다. 피해 유형별로는 모르는 사람에 의한 강간 피해인 경우,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발생한 피해가 42.9%로 많았고, 강제추행의 경우 인파 등에 의해 피해자가 피해를 인지하기 어려운 상태이거나 취한 상태일 때 많이 발생했다.
2023년 기초 상담통계에서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의 경우 형사고소를 한 사례는 21.9%에 그치는데 반해,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의 경우 바로 신고하는 경우가 53.2%로 높게 나타났다.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의 경우 관계의 특성 등으로 신고를 고민하는 경우와는 대비되는 양상을 보인다.
모르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법적대응을 문의하는 경우가 6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였는데, 주로 분노(40.4%)와 불안(37.2%)과 함께 다양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리‧정서적 어려움은 크게 세가지다. 첫 번째는 피해 발생 자체에 대한 분노‧불안이고, 두 번째는 피해로 인해 야기된 일상생활의 불편함, 마지막으로 피해 당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거나, 대응하지 못한 경우 높은 분노와 좌절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