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매월 월례포럼을 통해 성폭력의 개념과 쟁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3월 월례포럼> 성폭력의 판단기준,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고통을 성폭력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것은, 그동안 이름지어지지 않은 다양한 폭력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혁명적 전환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피해자라는 이름에 여성들을 가두어버리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오랜 고민이 있습니다. 이번 월례포럼에서는 여성 주체의 행위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피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개념틀에 대한 고민을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이 고민들은 얼핏 이론적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반성폭력 운동의 현장에서 늘 부딪히게 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여성들의 경험과 성폭력 의미 구성 사이의 긴장, 여성들의 성적 참여 방식의 변화가능성과 피해의 일상화문제, 법정진술과정에서 "보여지는 것"만이 증거로 채택되는 문제 등은 궁극적으로 "성폭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3월 월례포험에서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성폭력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넓혀보려 합니다. 최근 '성폭력' 피해구성과 그 의미에 관한 연구 - 친밀한 이성애 관계에 성(폭력) 경험에 대한 여성의 목소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박사논문을 탈고한 변혜정씨가 발제와 토론을 진행할 것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발제: 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문제연구소장)
일시: 2004년 3월 25일 목요일 7시
장소: 본 상담소 모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