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춤추는 한의사 입니다
도희 | 본 상담소 회원
안녕하세요. 저는 춤추는 한의사 도희입니다.
벌써 즉흥춤을 춘지 10년이 넘었네요. 낮에는 진료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저녁에 시간을 내어 즉흥춤 워크숍에 참가하거나 한 달에 한번 즉흥쨈에 다니고 있습니다. 시작은 대학교 다닐 때 몸의 근육이 마비가 되어 다른 움직임을 할 수가 없었을 때 방에서 그저 몸을 이리저리 내 맘대로 비틀며 움직였던 것이 막춤이 되고 지금의 즉흥춤이 되었네요.
우선 현대무용 중의 ‘즉흥춤’은 쉽게 표현하면 ‘막춤’이지요. 춤을 추는 일정한 형식 없이, 특정동작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꼴리는 대로 몸을 맘대로 움직입니다. 음악에 맞추거나 음악없이, 비슷한 동작이 반복되거나 또는 막춤이 어색한 분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작은 팁으로 몸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주시지요.
일단 내 맘대로 한바탕 신명나게 춤추기에 온갖 스트레스를 한 큐에 뻥~. 몸도 상쾌, 마음도 상쾌해지네요. 그리고 한바탕 몸의 에너지가 순환을 하고 그만큼 땀도 쏟아내기에 몸 안에 쌓였던 탁한 기운이 빠져나가고 몸의 에너지가 말끔히 정렬되기도요. 누군가를 따라하는 동작이 아니라 내 몸의 상태와 그 리듬에 맞게 움직이기에 막혔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원래의 상태로 재배치가 일어나는 셈이지요. 딱딱했던 어깨가 풀리고 몸과 머리가 가벼워지고 뻣뻣했던 허리가 어느새 구부려지기도 하는 등등. 저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굳어 있던 근육들이 춤으로 새 생명을 얻은 셈이니 참 고마운 춤입니다. 무엇보다 이 시간만큼은 나의 몸에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네요.
평소 활동의 대부분이 앉아 있거나 잠시 걷거나 서 있거나 하여 나의 어깨, 팔꿈치, 엉덩이, 허벅지, 발가락 등 일상에서 사용이 드문 부분들은 존재감이 거의 없어요. 근데 이 즉흥춤을 추다보면 몸 곳곳이 주인공이 되어 움직이고 청각, 후각, 시각 등의 감각도 움직임에 중요한 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몸의 오감이 열리고 몸의 작은 부위들이 펄펄 살아나게 되는 셈이지요. 눈을 감고 비 오는 날 빗소리를 들으며 몸을 움직여도 보고 팔꿈치가 주인공이 되어 팔꿈치로 온 공간에 그림을 그리며 춤을 추기도. 슬픔을 몸으로 표출하기도 하고 봄을 상상하며 봄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두 세 사람이 같이 춤을 추면 서로의 호흡과 움직임에 매우 섬세히 반응하며 순간의 교감으로 함께 움직임을 만들어 갑니다. 즉흥이라 미리 맞추어 놓은 각본이 없기에 같이 움직이는 순간, 서로 어떻게 교감하느냐에 따라 천태만상의 움직임들이 나오는 짜릿함이 있네요. 움직임을 통해 섬세히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기도 하고요.
이쯤이면 예상이 되시겠지요. 무엇이든 즉흥적으로 몸을 통해 상상하고 표현되며 교감하는 세계입니다. 이런 무궁한 즉흥춤의 세계에 빠져 보지 않으실는지요. 지금 은평구 살림의료생협 안의 “불어라 춤바람” 소모임에 접속하시면 바로 즉흥춤의 마력에 매료되실 거예요.
※ 도희 / 춤추는 한의사, eineston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