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든 이 자리에 용기있는 벽돌 한 장을 올려본다
조은희 | 본 상담소 상담자원활동가
처음 상담소에 왔었던 때를 떠올려본다. 일반적인 가정주택을 개조해 조금은 어수선한 듯한 모습이었다. 가정집 같은 생각에 매번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면접상담을 오신 분들 역시 상담소 현실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십 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모든 것이 익숙해졌고 친정집 같이 느껴지는 이곳이 새로운 모습으로의 도약을 위해 탈바꿈하다니 무척이나 반갑다. 한편으로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듯 추억을 정리해볼 시간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같이 생활했다.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들 살고 있을 상담소의 옛 식구들이 오늘따라 더욱 궁금해지고 그리워진다. 한때는 24시간 상담전화를 받았다. 일하면서 상담소에서 밤새는 활동가도 있었다. 참으로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상담소는 피가 끓는 청년기가 아니었던가 싶다.
지하공간엔 습기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벽 주위엔 가끔 쥐가 다니는 소리도 들리곤 했었다. 그러다 면접상담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상담팀에서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하고 생존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할 수 있도록 나무재질로 마감하고 색상도 그린 톤으로 하는 등 신경을 썼다. 처음으로 면접상담실이 생기게 되어 얼마나 뿌듯했던지….
그 외에도 지하실의 물난리와 상담부스 방음을 위한 샤시 공사 등 많은 역사가 있었다. 오랜 세월 지내다보니 익숙해져서 불편해도 그러려니 했지만 이제 큰 용기를 내어 벽돌 한 장 한 장을 올리고 새로운 상담소를 기대해본다. 이제 그간 생활한, 추억이 깃든 이 공간을 꼬깃꼬깃 접어서 가슴속의 공간으로 옮겨야겠다.
조은희
상담소를 향한 한발이 궤도를 이루다!
‘은희쌤~’ 하고 부르면
씨-익 웃어주시는 모습이 매력적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