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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아름 회원
  • 란 (본 상담소 사무국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 박아름 회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아름 회원

전 상담소 상근활동가이기도 한 박아름 회원을 만났습니다. 박아름 회원은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 교육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여성인권의 관심사가 동물권으로 이동하게 된 과정에 서있는 박아름 회원을 카라 ‘더불어 숨 센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리 _ 란 | 본 상담소 사무국장

Q 박아름 회원님 안녕하세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곳은 여성인권과는 다소 다른 영역인데, 어떻게 활동하게 되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A 박아름이고요. 전 상담소 활동가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여성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 동물권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들이 되게 많을 거예요. 동물권이 소수자, 여성인권 문제처럼 폭력구조 속에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비슷하거든요. 정보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고요.

전 길고양이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제 명함 뒤 사진이 ‘하악이’인데, ‘하악이’를 2년 정도 키우게 되면서 길에 있는 고양이들이 보였어요. 분명히 고양이는 그 전에도 그 길을 지나다녔을 텐데,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존재들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Q 상담소에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진 활동가들이 있어요. 동물권에 관심이 있는 것과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가로 활동하는 것은 다를 텐데, 처음 시작할 때 어떠셨나요?

인터뷰 중인 박아름 회원

A 저는 구체적인 활동이나 공부로 연결되기 전에 카라를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고양이부터 시작해서 동물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카라에서 일하던 분을 알던 지인이 카라에서 활동가를 찾는다는데 일해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동물권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기본서라고 하는 「동물 해방」부터 읽고 공부했어요. 구제역이나 AI(조류인플루엔자)사태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동물권 운동을 하고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태여서 제가 일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국외에서는 동물복지라는 분야가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영역, 학문적, 철학적인 분야로 자리를 많이 잡았다고 하는데 한국은 동물복지를 공부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의 상황이었거든요.

Q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동물과 인간은 참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또 쉽게 폭력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많은 인식변화가 필요할 텐데, 교육은 어떤 내용으로 이뤄지나요?

A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다양한 교육 요청이 와요.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을 넘어서 내용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동물권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이슈라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농장동물, AI(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농장동물의 끔찍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폭력적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반려동물 이야기를 하면 “개, 고양이 얘기할 줄 알았어” 라든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어린이는 “내 문제 아니야”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서 초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동물원 동물을 이슈로 해요. 야생에서 살던 동물이 어떻게 동물원에 오게 되고, 어떤 고통을 겪는지, 그들도 복지가 있고, 지각력이 있는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죠.

우리나라는 체험교육이 아이의 인성에 좋다고 하는데 무조건 만질 수 있고, 무조건 탈 수 있다는 식으로 동물과의 관계를 가르치는 것은 문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동물을 만지고 타봐야 인성이 개발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파충류의 피부를 만지는 것보다 그 동물에 대해 존중하고 거리를 지키는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 밥을 던지면 받아먹는 존재로만 동물을 인식하게 되니까 그런 부분이 바뀌어야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최근 카라에서 하고 있는 중요한 활동을 한 가지 소개해주신다면요?

A 한국의 보호소는 시립보호소와 사설보호소 두 종류인데, 시립보호소는 약 10일 이후에는 안락사를 해요. 사설보호소는 시설이 좋지 않아서 쓰레기장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고요. 한국은 유기동물이 구조되어 시립보호소로 가면 열흘 후에 안락사 되고, 사설보호소로 가더라도 다른 동물에게 물려서, 피부병에 걸려서, 또는 계속 출산을 하다가 죽거나, 제대로 된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죽게 되어요. 유기동물의 상태에서 복지를 누리고 입양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활동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 들어오는 경우 말고는 없어요.

그래서 동물복지 개념을 이해하는 보호소가 점차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고, 전국에 있는 많은 사설보호소, 특히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가 줄고 그곳의 유기동물이 분산되어 입양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최근에도 보호소를 운영하시는 한 분을 잘 설득해서 유기동물을 임시보호 맡기거나 입양 보내고 보호소를 닫았어요. 독일은 안락사가 0%라고 해요. 생산업과 판매를 금지하거든요. 사람들 개별의 도덕성에 기대서 안락사를 0%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 역시 절실하죠.

고양이를 안고 있는 박아름 회원

Q 카라를 생각하면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 중인데, 동물권 운동과 여성인권 운동은 운동방식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요즘 동물의 초상권 등을 이야기하는 그룹도 생기긴 했지만 사실 동물권 운동은 피해 그룹을 노출시키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은 운동이에요, 보여줄 수 있죠. 여성폭력 운동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런 노출 방식은 현실을 알리고 시민의 인식변화가 생길 정도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기 쉬운 만큼, 더 무거운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하는 것 같아요. 동물은 말을 하지 않으니까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으로 생각을 덧입혀서 할 수 있거든요.

또 일반 대중에게 후원요청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비교적 많은 후원이 이뤄지는데, 사실은 가정에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애정 때문에 그 애정이 이 운동으로 모이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운동방식이 여성인권 운동하고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해요.

Q 상담소 활동과 동물권 활동의 유사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A 유사한 것은 우리사회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가려져 있는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점 같아요. 좀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은 사람들의 관심에 비춰봤을 때 동물권을 보장하는 법제도가 부족하다고 할까요. 사람들의 의식과 법의 괴리가 더 큰 것 같고요.

그래도 조금씩 느리게라도 변하지 않을까 기대해요. 독일의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그러더라고요. “우리도 많이 걸렸다. 80년대에 시작해서 이제야 빛을 보는 거다. 정말 변화가 안 보이겠지만 지금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 많다. 언젠가 돌아보면 많은 변화가 있을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회원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결국은 타자화가 무섭다고 하지요. 사람들 사이에서도 누군가를 나와 분리된 존재로 생각할 때 잔인해지거나 엄청나게 무관심해질 수 있잖아요. 성폭력이 발생되는 맥락도 그렇고요. 동물권 문제도 그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타자화하고 누가 더 우월한지를 따져서 결론을 내고, 이용하고.

공장식 출산으로 동물들이 고통 받는 문제가 심하고, 그로 인한 환경파괴가 심한데 공장식 출산이 등장해서 확산된 게 불과 30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동물권 문제가 대단히 무거운 주제거나, 인간의 본능 또는 자연스러움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하나하나 바꿔나갈 수 있는 문제이고, 그렇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부분에 대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유기견들이 안락사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16세기 영국에는 유랑법이 있어서 유랑하는 사람들, 유기인을 사형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의 동물원처럼 사람을 전시했던 역사도 있고요. 약자라고 여기는 타자에게 폭력을 저지른다는 점에서 성폭력에 관심 갖는 분들이 동물권 문제도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상담소 벽돌기금 (웃음). 카라도 새롭게 건물을 만들면서 활동가의 업무효율과 복지가 많이 나아졌고, 그런 부분은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해요. 상담소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을 축하하며, 저도 참여할 테니 다른 회원님들도 많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고 싶네요.

박아름 회원은 유기동물이 구조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구조한 이 한 생명이 주는 천국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의미인데요. ‘이게 다가 아닌데, 그 지점에서 멈춰서 모든 것이 이뤄진 것처럼 여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박아름 회원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카라 건물 전체 대청소 날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세상 모든 생명들과 더불어 평화로운 숨을 쉬는‘ 방법을 알려준 박아름 회원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박아름 회원의 추천 책

피터 싱어, <동물해방>
웨인 파셀, <인간과 동물, 유대와 배신의 역사>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