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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동네에서도 편안하게 이야기 될 수 있길 - cafe765 배진희, 김종상님
  • 유영 | 본 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前 활동가
상담소 동네친구

성폭력이 동네에서도 편안하게 이야기 될 수 있길

- 카페 765 배진희·김종상님

유영 | 본 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前 활동가

상담소가 위치한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은 사람들이 흔히 “홍대 앞”이라고 부르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동네 구석구석에는 작은 카페와 식당이 밀집해 있지요. 이 공간들에서 점심시간에 맛보는 한 잔의 커피와 간식은 상담소 활동가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상담소 신축을 위해 좁은 임시거처로 사무실을 옮긴 뒤에는 유용하고 정겹게 회의를 하는 곳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카페765”는 특히 상담소 활동가들이 사랑하는 동네 가게입니다. 상담소 활동가 유영이 카페를 운영하는 배진희, 김종상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영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배진희(이하 진희) 저는 배진희이구요, 그 전에는 이것저것 다른 일들도 했었어요. 영화미술팀에서 일을 했던 게 가장 최근의 전 직장이고, 지금은 오빠(김종상)와 2년째 카페를 하고 있습니다.

김종상(이하 종상) 저는 김종상이구요, 현재 같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걸 오픈하기 전에는 자전거수입사에서 일을 했었고, 그래서 카페에 자전거 관련된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지요(웃음). 지금은 잠깐 쉬고 있지만 인터넷쇼핑몰로 자전거용품을 잠깐 팔았었어요.

진희 다들 제가 카페를 꾸미는 줄 아는데 성격이 꼼꼼하고 아기자기한 오빠(김종상)의 공이 더 커요. 저는 큼직큼직한 거만 ‘이렇게 하자!’고 하고, 채워 넣는 건 다 오빠가 하고 있어요.

유영 상담소 근방에서 회의장소로 가장 적합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자주 오게 되고, 행사할 때 다과 같은 것도 자주 부탁드리게 된 것 같아요. 동네 분들하고 재밌는 일을 벌여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았어요. 이렇게 한 가게와 돈독해진 경험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진희 그런 게 잘 풀려서 프리마켓처럼 동네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뭔가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저희처럼 동네 분들도, 오래 사신 분들이라면 상담소가 뭐하는 곳인지 대강은 아실 것 같고, 그런 걸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유영 맞아요. 상담소 공간이 그냥 주택처럼 되어 있어서 내담자분들이 오실 때 편안한 장점이 있었지만, 외부에 저희 존재를 알려야 할 때는 잘 드러나지 않기도 했어요. 이제 건물이 신축되니 동네와의 접점도 고민을 하게 돼요. 그래서 “카페765”와의 관계는 상담소에도 의미가 커요. 이젠 상담소 활동에 대해 잘 아시고, 행사가 있으면 포스터를 붙여주기도 하시잖아요. 어떤 생각으로 함께 해주시는 건지 궁금해요.

진희 처음에도 사회활동 하시는 분들이라는 것은 알았고 저희 카페에 손님이 많이 오시는 게 아니라서 한 분 한 분 다 감사했어요. 또 열림터에서 책(“우리들의 삶은 동사다”)을 선물해주셔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좀 더 알게 됐구요. 포스터는, 성폭력이란 단어 자체가 유쾌하지는 않죠. 그렇지만 성폭력에 대한 활동들은 필요한 일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길가나 벽에 붙이면 더 우중충한 느낌일 거 같았어요. 밝은 가게에 잘 보이고 예쁘게 붙여두면 전체적인 느낌이 훨씬 편해질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또 상담소 활동가들의 느낌이 나쁘게 다가오지 않아서 거부감을 갖지 않았어요.

유영 의도하신 효과를 낸 것 같아요.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성폭력에 대해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혹시 열림터에서 선물한 책은 어떠셨어요?

진희 제대로 말하려면 한 번 읽고 말할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상담소가 어떤 일을 하는 공간이란 걸 명확하게 알게 되었고, 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친족성폭력이 많이 있구나 느꼈어요. 친족성폭력 피해가 있으면 이런 쉼터가 필요하겠네, 싶었구요. 그런데 맘에 아프게 남았던 게, 가족의 도움을 받기 힘든 사람들이 나중에 나가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 자립을 해서 산다는 게 참 힘들 텐데…. 쉼터 이후가 더 중요하잖아요. 내가 너무 안쓰럽게 바라볼 필요도 없고 그것도 실례지만,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났어요.

유영 수익이 크지 않고 아직 시작단계라고도 하시는데, 재료를 아낌없이 쓰셔요. 행사를 할 때 다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놀랐거든요. 상담소의 요청이 힘들진 않으셨는지요.

진희 우선 음식을 넉넉하게 하는 편이고, 고맙다고 해주시니 기분이 좋아요. 실제로 누가 먹고 맛있다고 하면 기분이 되게 좋더라구요. 그리고 여자 분들은 남자 분들에 비해 같은 걸 드려도 더 좋아하시고, 뭐가 안 좋으면 더 예리하고 솔직하게 반응하셔서 또 제 입장에선 재밌어요. 행사 다과는 평소에 판매 못하는 음식들을 만들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다들 좋게 말씀해주시니 기분이 좋아서 맞춰드리는 것도 있어요.

유영 상담소가, 한번 인연을 맺으면 다 상담소 사람이라고 해버리거든요. “카페765”가 각별해서 바쁘신데도 인터뷰 요청을 드렸어요. 혹시 저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진희 포스터 이야기에 생각이 났는데, 쉼터 생활인이나 내담자 분들이 직접적으로 밖에 나서서 뭔가 하기 어려우니, 활동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외부활동을 해서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 동네에서라도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좀 편해지면 서로서로 더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 걸 할 수 있는 분들도 상담소 활동가 분들이니까. “우리들의 삶은 동사다”를 읽으면서 저도 좀 더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본 것과 안 본 것이 차이가 많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러 전철에서 책 읽을 때 책 표지가 보이도록, 누가 좀 봤으면 해서 이렇게 들고 보기도 했어요 (웃음). 좀 더 알려지면 좋겠어요. 이런 회원소식지도, 회원들만 볼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더 비치했으면 좋겠어요.

유영 말씀 감사드립니다 (웃음). 귀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즐거웠어요.

진희, 종상 저희도 참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서로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이 확실해서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는, “카페일이 생각보다 육체노동이라 2년간 극장에 딱 두 번 가보았다”는 두 분은 4월부터 카페를 쉴 계획이라고 합니다. 쉬는 동안에도 상담소와의 인연을 잊지 말아주시길, 그리고 앞으로도 상담소와 “카페765”의 동네친구 사이가 쭉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상담소가 더 많은 동네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격려가 된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