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
  •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상담소 OLD & NEW_잇을 & 파이
  • 동동(나눔터기자단)
만나고 싶었습니다 ②

상담소 OLD & NEW
활동가 잇을과 파이를 만나다

인터뷰이_본 상담소 부설 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 파이 & 성문화운동팀 잇을
인터뷰_동동(나눔터기자단)

활동가 파이 & 활동가 잇을
지난 4월, 나눔터는 본 상담소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성문화운동팀의 팀장인 잇을과
새롭게 부설 연구소 울림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신 파이
두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두 분이 지닌 의지와 열정은 정말 저에게도 많이 감동적이었는데요,
상담소와의 인연과 활동하면서 가진 고민들을 듣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지금부터 두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회원님들은 어떤 인연으로 상담소와 인연이 닿게 되었나요? 그 계기가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회원님들의 다양한 인연들과도 마찬가지로 잇을과 파이가 이야기하는 상담소와의 인연도 특별했습니다.

잇을 _ 여러 일들을 했어요. 퀴어 이슈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들끼리 꿍짝꿍짝”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봤던 것 같아요. 4대강 반대 투쟁을 했던 두물머리에 꽤 오랫동안 다녔고 그게 굉장히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았어요. 그 와중에 학교도 자퇴했고, 그런 두서없는 여정 속에서 2013년 초에 상담소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그 당시가 저한테는 굉장히 힘든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어딘가에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결심을 한 거죠.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을 때,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식적으로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미뤄두고 있었는데, 부딪쳐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를 뽑고 있었는데, 다른 업무보다는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죠. 성별고정관념, 성별규범이 사람의 삶과 행동에 영향을 많이 주잖아요. 그래서 상담소에서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를 찾는다고 했을 때 남성은 어떠해야 하고 여성은 어때야 한다는 고정된 생각이 성폭력이나 여타의 다른 폭력적인 삶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파이 _ 2000년 초반에 대학생일 때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고 친구 소개로 상담소를 알게 되었어요. 내담자의 포지션으로 상담팀에게 12회 정도 상담을 받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말하기대회 2회에서 말하기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제가 되게 잘할 것 같다고 그러시는데 제가 또 잘 속아요. (웃음) 귀가 얇기 때문에 거기서 말하기 참여자로 대회에 참가했었죠. 그때를 계기로 상담소랑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여성주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상담소에서 하는 기획단, 자원봉사, 프로젝트 등에 참여 해왔고 그러다가 2005년인가 2006년인가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았어요, 그 뒤부터 2010년까지 4~5년 동안 전화상담원, 책임상담원, 또는 뭐든지 계속 활동을 해왔어요. 제가 가해자교육을 2008년부터 했었고, 2009년에 가해자 교육 워크숍 기획단도 참여했죠. 2013년에 부설연구소 울림 개소 전부터 프로젝트나 집필, 연구를 같이 했었는데 개소할 때는 제가 박사 입학하면서 함께 하진 못했지만 객원연구원으로 같이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박사 수료 후 논문을 앞두고 ‘현장의 언어를 공부해야겠다,’ 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아요.

저에게 상담소는 어떤 의미일까요? 회원님들에게 상담소는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아마도 모두에게 각자 다른 의미의 공간인 것 같습니다. 활동가들에게도 상담소에서의 활동, 그 속에서 자신의 활동은 같으면서 또 다양한 지향점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파이 _ 저는 제 삶에서 운동이랑 따로 갔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늘 운동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상담소는 그 고민 속에서 늘 함께였어요. 이곳에서 일한지는 아직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제가 상담소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2000년부터 한 번도 상담소와 따로 떨어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상담소 옆에 계속 있었는데 상근자로 활동해본 적은 없었죠. 그렇지만 언젠가는 상담소에서 상근활동가를 하겠다는 결심은 계속 있었던 저의 바람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오게 되었습니다. 되게 자연스럽고 이미 다 너무 친했어요. 그래서인지 아무도 안 알려주고 다들 절 신경써주지 않아요. (웃음) 장난이고 다들 너무 반겨주시고 적응에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잇을 _ 상담소가 하는 활동과 제가 하고 있는 활동이 똑같지는 않죠. 왜냐하면 저는 상담소 활동가이기도 하지만 또 저라는 한 사람의 활동가로써 제가 지향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같으면서도 또 조금씩 다른 지향과 하고 싶은 것들이 모여서 지금의 상담소를 만들고 있는 거니까요. 상담소의 활동에 대해서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데, 일단은 그런 것 같아요.

상담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활동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이 모여 지금의 상담소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잇을과 파이가 회원님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합니다.

파이 _ 반성폭력 운동에서 연구와 이론 작업이 너무 중요한데 여성학계에서 여성폭력 관련된 이슈는 이제 좀 한물갔고 유행이 지난 취급을 받기도 하고 재미없어 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연구 주제가 너무 많고 아직 이론적으로 풀어야 할 반성폭력 관련 주제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론적 언어들이 개발되어야 법제도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피해자들의 경험과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론과 실천”이 여성주의 운동이고 여성학이겠죠. 실제로는 분명 힘든 부분이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선언이죠. 현장의 언어와 이론의 언어는 여전히 너무도 다르기도 하니까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만들어온 25년의 역사와 노하우에 힘을 받아서, 방대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천을 이어주는 연구원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잇을 _ 상담소에서 회원 분들에게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이 아닌 것 같아요. 자주 연락도 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항상 죄송함을 가지고 있고요. 또 상담소를 계속해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회원들이 있다는 게 상담소의 활동에도 든든한 토대가 되지만 활동가들이 일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늘 감사드리고 회원소식지 <나눔터>도 재밌게 봐주시고 뉴스레터 ‘뛴다! 상담소’도 꼼꼼히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