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잇솔질로 치아건강 권장하는 여성주의공동체
살림치과 방문기
인터뷰이_레이_살림의료사협 조합사업부 팀장
인터뷰 · 정리_동동_나눔터기자단
바로 상담소의 많은 회원님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살림의료사회적협동조합(이하 살림의료사협)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특히 지난 8월에 ‘살림치과’를 새로 개원하면서
가정의학과인 ‘살림의원’와 운동센터 ‘다짐’, ‘조합부사무실’이
모두 함께 한 공간에 통합이전을 했다고 해서
더욱 기대되는 발걸음이었습니다.
처음에 살림의료사협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살림은 의료협동조합이에요. 2009년에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여성들을 위한 병원을 고민하던 비혼 여성주의자들과 여성주의자인 의료인들이 초동 멤버가 되어서 같이 공부를 하다가, 마침 당시 은평에서 활동하던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가분들이 저희에게 은평으로 들어올 것을 제안하셨어요. 은평구가 서울 지역 중에서 재정자립도도 굉장히 낮고 자살률이 높기도 하고 노인과 어린아이의 인구비율이 높은 곳이었어요. 이 지역에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건강마을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서로의 욕구가 잘 맞았어요. 2012년 2월 처음 창립을 하였고요 같은 해 살림의원이라는 가정의학과 의원을 첫 번째 의료기관으로 8월에 개원을 하게 되었어요.
최근에 살림의원에 치과를 개원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저희 살림의료사협은 늘 조합원들의 욕구에서부터 모든 것을 시작하고 끝내거든요. 가정의학과를 개원하고 운동센터<다짐>을 연 다음에 또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했었는데, 그 답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치과는 비싼 돈을 들여 치료하는데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걱정이 되기 때문에 실제로 의료쇼핑을 많이 하잖아요. 마침 2009년부터 살림에서 활동해오던 여성주의자인 치과의사선생님이 계셨어요. 그래서 우리 한 번 같이 만들어보자고 조합원들과 결정을 하고 다시 개원을 위한 기반작업을 시작했어요.
14년 말에 욕구조사를 하고, 15년 총회에서 살림의 올해의 기조는 치과개원의 토대를 만드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죠. 열심히 조합원들을 더 모으자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고 16년에 이제는 진짜 개원을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어요. 조합원들과 함께 우리가 꿈꾸는 치과는 어떤 것인지, 이 치과의 철학은 어떠한지,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모을 것인지,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진료의 범위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이런 것들을 총 7번의 열린 조합원 회의를 통해서 정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지금의 공간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살림의원 대기실이 너무 좁다는 불만들이 제기되던 상황이라, 열심히 논의한 끝에 이곳으로 통합이전을 하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계획에는 없었지만 언젠가 더 큰 곳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그 시기를 당겨서 통합이전을 하자고 함께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바로 출자금 모금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가입할 때 내는 출자금 말고도 매월 정기 출자금까지 합쳐서 3억이라는 돈이 모여 있었어요. 치과 개원을 위해서는 총 6억 정도가 필요했는데, 나머지 3억은 조합원들과 함께 모금을 결의했죠. 16명의 조합원이 일주일에 네 시간씩 세 번 나오셔서 직접 전 조합원들에게 출자에 참여해달라는 전화를 드렸어요. 그렇게 해서 총 600명의 조합원들이 출자 캠페인에 참여를 했고 기적처럼 3억 5천만 원을 함께 모아 다들 너무 행복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어요.
조합원들의 참여와 협동으로 만들어가는 살림의료사협의 살림치과가 더 궁금해지네요.
살림치과 주치의인 박인필 원장이 저희 살림의료사협에 함께하게 된 계기가 있었대요. 대학생 때 성매매여성들을 지원하는 <막달레나의 집>에 잇솔질 교육을 하는 자원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계신 언니들이 자신의 몸을 돌아볼 시간이 없잖아요. 그런데 잇솔질 교육을 한 번 했더니 수돗가에 앉아서 오롯이 자신의 몸만을 생각하는 5분을 잇솔질에 투자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자기 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거죠. 잇솔질 하나로 사람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치료나 교육을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라고 생각했대요. 살림의 초창기부터 함께 활동해오면서 “언젠가 살림에서 치과 만들면 자기를 고용해달라”고 이야기를 쭉 해왔었거든요. 실은 치과를 개원하는데 있어서 가장 든든한 자원이 되어 준거죠. 박인필 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제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여러분이 잇솔질 안하면 그거 다 끝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안 되고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플 때 치료만 해주는 병원이 아니라, 건강을 함께 만들고 독려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의료진이 함께 하는 거죠. 조합원과 의료진 간에 애정과 신뢰와 협동을 주고받는 관계로 치과를 만들고 운영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담소 회원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혼자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여럿이 같이 힘을 모은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 길에 같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