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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례의 아픔을 딛고 피어난 사막의 꽃 <데저트플라워>
  • 곰지_나눔터 기자단 Meka 1기
성문화읽기

할례의 아픔을 딛고 피어난 사막의 꽃

영화 <데저트 플라워>를 보고

매일 수많은 아프리카의 소녀들은 성인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끔찍한 젠더 기반 폭력인 할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슈퍼모델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와리스 디리는 할례 문제를 세상에 공론화시킨 인물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영화 <데저트 플라워>에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곰지_나눔터 기자단 Meka 1기

영화 <데저트 플라워> 포스터
데저트 플라워(Desert Flower, 2009)
감독: 쉐리 호만
출연: 리야 키비디, 샐리 호킨스

세계적인 슈퍼모델 와리스 디리, 그녀의 이름은 소말리아어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소말리아의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그녀는 조혼을 피해 소말리아를 떠나 런던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계적인 모델로 성장하게 됩니다. 백인 밖에 없었던 당시 모델계에서 소말리아 출신의 그녀는 선구자적인 흑인 모델이었습니다.

그녀는 집을 나와 떠도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성폭력 위협을 겪습니다. 영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 시작한 위장 결혼 생활 중에도 역시 폭력을 마주합니다. 그녀가 겪었던 수많은 질곡의 나날 중, 그녀의 삶을 바꿨던 단 하루가 있었습니다. 바로 성기 절제 수술, 할례를 당했던 날이었죠. 당시 그녀의 나이는 3살에 불과했습니다. 그녀의 엄마는 말했습니다. “너무 아픈 것은 여자가 됐다는 신호야.”, “잘린 여성(Cut woman)이 좋은 여성이야”라고요. 모든 여성이 이 과정을 겪어야한다고 믿었던 와리스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충격을 받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아픔이 남성 중심적 전통 문화와 가족이라는 권위가 가한 여성 폭력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할례를 경험한 여성은 돌이키지 못하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받습니다. 할례 시술 중에는 출혈, 감염 등의 위험이 높으며 많은 여자아이들이 이로 인해 죽습니다. 할례를 받고 살아남은 여성들은 배변 활동, 성생활 등 일상생활에 평생 동안 지장을 받습니다. 게다가 많은 소녀들은 할례의 후유증으로 인해 교육 과정에서 이탈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매일 6천명의 여성이 할례를 당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전통적 관습으로 남아있는 할례는 민족주의라는 이념 속에서 여성이 희생되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할례가 여성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억압을 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할례는 민족의 일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관습이며 민족 내부에서 널리 받아들여진 지배 담론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속에서 와리스가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서 산부인과에 찾아간 것을 소말리 남성이 민족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족의 전통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몸은 희생당하고 억압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와리스는 위기와 아픔을 이겨내고 후에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거듭나고, 처음으로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할례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 시킵니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 다큐멘터리 촬영, 책 저술 등 왕성한 활동을 통해서 여성 할례와 아프리카 여성 인권 탄압 현실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1997년, UN은 여성 할례를 근절하기 위해 와리스 디리를 여성인권보호를 위한 특별 대사로 임명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그녀는 <와리스 디리 재단>을 설립하여 왕성한 여성 할례 철폐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와리스가 보여주었던 치유의 에너지, 부당함에 대해 소리 높여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세상에 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와리스 디리라는 한 여성에서 시작한 변화의 울림은 더 큰 변화로 이어나갈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앞으로 그녀의 노력이 아프리카 소녀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