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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시민행동 상황실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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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활동했습니다 ③

#미투시민행동 상황실에서 온 편지

3월 15일 프레스센터에서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부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에서 활동가 한 명씩이 파견되어 상황실을 구성하여 한 달 동안 활동했습니다. 이 글은 상황실에서 보낸 한 달을 회고하는 감이의 글입니다.

집회덕후Jr.가 되어 돌아온_감이

성문화운동팀 앎과 신아에게,

상담소 활동가들 모두 잘 지내나요? 앎, 신아 두 사람도 별일 없죠? (아련) 저는 상황실에서 잘 지내요. 맛있는 것도 잘 챙겨먹고 있어요. 이제 이 곳도 며칠 후면 마무리가 되고, 저도 다시 제 자리로 출근하게 되겠네요. 시원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섭섭하기도 한 이 마음, 왜 일까요? 이 물음에 답을 하려면 한 달 전으로 돌아가야겠네요.

올해 초 전국 언론사의 정치부/사회부/여성부 관련 기자들은 우리 상담소에 한 번 이상씩은 전화했을 거라고 얘기할 정도로 우리 상담소 전화는 매일 불이 났지요. 처음에 미투시민행동에서 만드는 상황실로 파견 가겠다고 자원해서 손을 들었던 이유는 정말 단순했어요. 제 머릿속에 있던 ‘상황실’의 이미지는 쉼 없이 울리는 전화들이 줄지은 책상마다 놓여있는 것이었거든요. ‘우리한테 오는 전화들을 상황실로 연결하면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가서 그 전화들 받으면 되겠구나.’ 그러나 그게 막연한 생각이었다는 건 바로 첫 회의에서 알 수 있었어요.

미투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
미투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

3월 15일 미투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난 다음 날, 첫 회의에 가보니 사무실 장소(위치)를 결정하는 것부터 사무실 세팅뿐 아니라, 연말까지 미투시민행동의 활동들을 큰 틀부터 세세하게까지 기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곳이었어요. 전화만 받으면 될거라 단순하게 생각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던 순간이었지요. 감사하게도 한국여성재단에서 1층의 박영숙홀을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셔서 월요일(3/19)부터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죠.

이곳에서 저는 홍보팀 업무를 맡았어요. [일일브리핑]은 제 업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요. 매일 아침마다 정책팀이 작성해서 보내주는 <오늘의 입장>과 시시각각 전국에서 준비되고 있는 미투관련 행사들을 알리는 <미투캘린더>,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 미투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과 관점들을 모은 <관련뉴스클리핑>을 넣어 일일브리핑을 만들어 언론사 기자들에게 발송하고 각종 SNS에 올리는 일이에요. 참! 여기서 쓰는 뉴스레터 발송 사이트가 정말 편리하고 구성도 좋아요. 뉴스레터 보내느라 매달 고생하는 우리 팀에 정말 유용할 사이트더라고요! 참고합시다!

첫 번째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 전경
3월 23일 첫 번째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전경

그리고 미투시민행동에서 준비하는 행사들의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언론에 배포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첫 회의에서 매주 집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막막했던 기억이 나네요. (눈물)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광화문 광장의 집회대오가 떠오르면서, 그 힘든 집회 준비를 어떻게 매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상황실의 다른 활동가들은 걱정보다는 설렘이 더 커보이더라고요.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서 함께 구호를 외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 것 같았어요.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를 1박 2일(3/22-23)동안 진행한 데 이어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까지 하면서 저는 어느덧 상황실 활동가들의 현실인식에 동의하게 되었어요. 33시간 38분 동안 마이크 앞에 서서 당당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한 193명과 그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기 위해 청계광장으로 혹은 온라인 생중계로 함께한 수 천명의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나도 추웠던 청계광장이 순간순간의 감동으로 채워졌거든요. 그리고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라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칠 때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적이었어요. 4월 7일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열렸던 두 번째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도 그 감동이 계속되면서 집회에 대한 회의감도 점점 옅어졌고, 오히려 다음 집회를 더 기다리게 되어버렸어요. 집회마다 느끼게 된 것은, ‘그래 우리가 해냈다!’라는 것과 ‘이 변화들을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었어요.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 마지막 장면
3월 23일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 마지막 장면
상황실 활동가들 단체사진
상황실 활동가들 단체사진

한 달이라는 시간을 계획하고 만들어진 상황실에서의 경험은 기존에 우리가 해온 연대활동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답니다. #미투 운동은 가히 젠더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변혁의 시기 한 가운데에서 상황실은 여성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바로 그 공간에서 상담소의 활동가로서 저는 다른 단체 활동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매일매일 새로 터지는 이슈에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의식과 대응방식은 닮아있기도 하고 또 확연히 다르기도 해요. 각 단체의 성격이 드러나는 순간마다, ‘바로 이런 차이들이 다양한 여성운동의 모습들로 다채롭게 엮어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상황실을 마무리하면서, 이 곳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제 활동에 큰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강하게 추천합니다!

네 번째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전경
5월 17일 네 번째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전경

미투에 동참하는 모든 생존자들과 위드유로 함께하는 시민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우리가 내는 용기로! 미투로! 세상은 바뀔 것이고, 그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고 믿어요.

덧, 상황실 활동가들에게 보내는 한마디 “한 달 동안 함께 고생한 정, 재정, 느티, 달개비, 장수, 영순, 예린 당신들은 정말 멋진 활동가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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