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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 성폭력·성차별 몰아내기 프로젝트 : <#스쿨미투_화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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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 성폭력·성차별 몰아내기 프로젝트

<#스쿨미투_화형식>

회원소모임 MEKA 4기(민지, 이수, 진, 수지, 단, 소휘)가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던 학교내 성폭력·성차별 몰아내기 프로젝트 #스쿨미투_화형식(이하 #스쿨미투_화형식)이 한 겨울 강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지난 2018년 12월 27일 난지캠핑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스쿨미투_화형식의 사회를 맡았던 민지가 그날의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민지

#스쿨미투_화형식은 상담소 회원소모임 Meka 4기 모임원들과 9월부터 매달 세미나를 하면서 나왔던 아이디어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저희가 '화형식'을 진행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스쿨미투와 관련하여 연대의 뜻을 담은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해보는 건 어떨까 합의한 게 전부였죠. 그러다 추운 겨울에 했던 시위나 퍼포먼스 등은 뭐가 있을까? 머리를 굴리다가 딱 떠오른 게 '불'이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짜릿했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 그 더러운 말과 행동들을 내던져 소각시켜버린다니! 특히 이수 님이 만든 포스터가 우리의 열정과 화형식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불타오르게 했죠. 후후후...

화형식을 하자고 결정한 후, 저희는 매 모임마다 의견을 나눴습니다. 화형식 장소는 어디로 할까? 스쿨미투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학교이니 학교 운동장에서 거행하고 싶었으나, 쉽사리 허락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그럼 상담소 주차장은 어떨까? 공간은 넉넉하지만 이웃주민에게 피해가 될 것 같아 역시 이것도 패스. 그렇다면 과연 어디가 불을 써도 안전할 것인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최종적으로 난지캠핑장을 선택했습니다.

사연은 온라인을 통해 제보를 받아보았지만 홍보가 많이 부족했던 탓인지 직접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및 기사 등에서 사례들을 모았고 이를 손글씨로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맡았는데 스쿨미투 관련 페이지들에 많은 사연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 기사 등에 포함된 사례를 제외하고 온라인을 통해 수집한 사례들은 사전에 활용 동의를 받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SNS 페이지 등에 올라온 사례들의 경우에는 익명인 경우가 많아 사전 동의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많이 적었습니다. 저의 경험과 제보, 그리고 온라인으로 모은 사례들을 읽으면서, 성폭력 및 성차별들이 여전히 학교에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탄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스쿨미투_화형식 당일이었던 12월 27일, 4시부터 상담소에 모여 마지막으로 필요한 물품들과 사례들을 모으고 정리했습니다. 저희가 수집한 많은 사례들은 진행 시간을 고려하여 50개 정도로 추려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난지캠핑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그 날은 유난히 추웠던 날이었습니다. 바람이 쉴 새 없이 몰아쳤고 주위가 깜깜해지면서 추위는 더 매서워졌습니다. 예약한 캠핑장은 공간은 넉넉했으나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천장 탓에 바깥의 추위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고, 휘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해 비닐로 된 천장과 벽이 이리저리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추위 따위에 질 순 없다! 우리는 덜덜 떨면서도 불을 피우고, 준비해온 물품들을 차곡차곡 정리해나갔습니다. 컵라면으로 허겁지겁 허기를 떼우고, 마이크 및 카메라 테스트 후, 우렁찬 함성과 박수소리로 <#스쿨미투_화형식>을 시작했습니다. 준비하면서 미리 봤던 사연들인데도 직접 소리내어 읽으니 분노가 활활 타올랐습니다. 정말 이런 말과 행동을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사연들을 모두 태워버린 후 화형식을 마쳤습니다. 지금껏 준비해온 걸 마쳐 속이 시원했으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여전히 폭력과 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씁쓸함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화형식 페이스북 라이브 생중계를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스쿨미투 화형식에서 화염에 태워진 스쿨미투 사연
#스쿨미투_화형식에서 화염에 태워진 스쿨미투 사연. 각각의 내용들이 공분을 샀다. 이 말의 최후는 표지 참조

스쿨미투 화형식을 준비면서 사연을 모으던 중, 제 사연을 적으면서 기억을 다시 되살려봤습니다. 그 중엔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있었지만 십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또렷이 남은 경험들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겪은 경험 외에도 학교 밖에서 겪었던 경험들도 많았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구나', 그러한 일들을 겪고 혼자 힘들어했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단언할 수 있지만, 당시 어렸던 저는 친구들에게 장난식으로 넘기기 위해 말한 것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진지하게 제가 겪었던 일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홀로, 아주 오랫동안 그 '이상한 느낌'들을 속으로 삭이며 끙끙 앓았습니다. 혹시 혼나진 않을까 무서워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했고, 이상한 아이로 여겨질까 두려워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쿨미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Metoo운동은 한 사람의 증언으로 촉발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함께 자신의 경험 폭로, #Withyou라는 지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이 운동을 통해 혼자가 아님을, 그것은 내 잘못도 당신의 잘못도 아니었음을 깨닫고 함께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학교는 작지만 거대한 권력 사회입니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전 세계, 그리고 한 국가 사회에서 수많은 성폭력을 드러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많은 이들의 용기가 필요했을까요. 지금껏 우리 사회가 미투 운동 전 성폭력 피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만큼, 일터, 학교 등의 작은 사회들에선 물론 더욱 폐쇄적이었습니다.

이젠 이 폐쇄된 성벽을 깨부술 차례입니다. 화형식 마무리 멘트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학교를 다녔던 '나'로서 현재의 '나'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미래의 '나'가 다닐 학교 내 성폭력 및 성차별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연대할 것입니다. 학교 내 성폭력 및 성차별이 근절되어 모두가 하나의 주체로서 존중받는 평등한 공간이 될 때까지, 성평등한 성교육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는 함께 목소리를 냄에 있어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